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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프로그램,30초 만에 매진…9월 재개 계획

증평 미륵사 주지 정각 스님과 반려견 석화엄 [촬영 차민지]
증평 미륵사 주지 정각 스님과 반려견 석화엄
[촬영 차민지]

(증평=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반려견 해리가 다른 친구들하고 잘 지내지 못해요.스님,해리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리가 사회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슬픔이 있는 것 같아요.해리가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친구하고 대화하는 것처럼 깊은 대화를 한 번 해보세요."

지난 5일,서울에서 두 시간가량 떨어진 충북 증평 미륵사에서 열린 댕플스테이 미디어데이.한 참가자가 차담 시간에 반려견에 대한 고민을 터놓자 미륵사 주지 정각 스님은 이렇게 조언했다.

10여명의 참가자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반려견을 쓰다듬으며 스님 얘기에 집중했다.

사찰복을 입은 반려견 아롱이와 견주 [촬영 차민지]
사찰복을 입은 반려견 아롱이와 견주
[촬영 차민지]


이날 진행된 댕플스테이는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증평군,관광 스타트업 반려생활과 함께 만든 '반려견 동반 템플스테이' 상품이다.

수도권 거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주요 대상이다.1인 1견,2인 1견,좋은계란할인점2인 2견 등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견종과 동반할 수 있다.

그간 템플스테이는 전국 사찰에서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반려견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드물어 견주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실제 지난달 진행된 2회차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30초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혜미 반려생활 대표는 "3년 전부터 상품을 기획하고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사찰을 찾았지만 모두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각 스님의 열린 마음이 없었다면 진행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각 스님은 "모든 생명은 동등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사찰은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증평 미륵사의 석조관음보살입상 [촬영 차민지]
증평 미륵사의 석조관음보살입상
[촬영 차민지]


댕플스테이는 5시간 30분가량 걸리는 '당일형'으로 진행된다.

참가자와 반려견이 준비된 사찰복으로 갈아입으면 스님과 함께 사찰 곳곳을 둘러보는 첫 번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통사찰 제53호로 등록된 미륵사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석조관음보살입상 등이 있다.

석조관음보살 옆에는 사찰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300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인증샷 명소로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반려생활 관계자는 "사찰 곳곳이 포토스팟(사진촬영장소)이라 반려견과 인증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기존 참가자들이 인기 1순위로 뽑은 스님과 함께하는 차담이 이어진다.스님의 법문을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지난 2020년 정각 스님이 거둬 절에서 살고 있는 반려견 '석화엄'도 함께 자리한다.

반려견과 예불을 드리는 참가자 [촬영 차민지]
반려견과 예불을 드리는 참가자
[촬영 차민지]


이 외에도 연꽃컵 만들기,소원지 작성하기,좋은계란할인점법당에서 반려견과 절하는 법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8살 반려견 아롱이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모(33) 씨는 "그간 반려견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가 없어서 아쉬웠다"며 "댕플스테이는 스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힐링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려견과 다니면 짐도 많고 신경 쓸 게 많은데 손발이 편했다"며 "사람을 무서워하는 아롱이도 행복해 보인다"고 웃었다.

5살 반려견 토토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A씨도 "원래 절에 가면 토토와 같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데,댕플스테이를 통해 절 곳곳을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댕플스테이 참가자에게 주는 기념품 [촬영 차민지]
댕플스테이 참가자에게 주는 기념품
[촬영 차민지]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면 수료증과 기념 선물을 증정한다.반려견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중생네컷'도 인화해준다.

댕플스테이는 7∼8월에는 무더위로 반려견 건강이 우려돼 중단했다가 오는 9월 재개된다.

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관계자는 "충북 영동 지방의 다른 사찰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인 사찰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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