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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자회견에 깜짝 등장
1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트럼프의 옆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섰다.손 회장은 “미국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43조 7800억원)를 투자해 1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손 회장을 보던 트럼프는 “미국의 미래를 확신한다는 것”이라며 “투자액을 2000억 달러로 늘려 줄 수 없냐”고 웃으며 말했다.손 회장은 “트럼프는 정말 뛰어난 협상가다.노력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손 회장은 이번 발표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첫 대규모 투자자로 각인되게 됐다.그는 투자 계획 발표 직후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재빠르게 행동하는 것은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빠른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손 회장은 이 돈을 트럼프 정부 기간 동안 인공지능(AI)과 대규모 데이터센터,슬롯 머신 강원 랜드AI 반도체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이날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손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AP 연합뉴스

손정의 회장은 그 동안 유망한 스타트업과 사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하지만 AI 분야에는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 10월에야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5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했다.이번 미국 투자로 AI 분야에서 단숨에 선두 그룹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이날 투자 내용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미국의 AI와 관련 인프라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AI 개발용 데이터 센터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AI용 반도체 개발,슬롯 머신 강원 랜드로봇,에너지 등도 손 회장이 트럼프에게 제안했을 것”이라고 했다.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앞세워 미국에서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 회장은 최근 AI 분야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지난 6월 소프트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 뒤 인간보다 1만배 똑똑한‘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그는 ASI가 현실화해 로봇과 연결되면 생산 뿐 아니라 청소,슬롯 머신 강원 랜드쇼핑 등 다양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열린‘엔비디아 AI 서밋’에서 젠슨 황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일본을 AI로 리셋하겠다”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손 회장은 트럼프 2기를 적극적인 사업 기회로 삼고 있다.개성이 강한 트럼프와 손 회장이 사업적으로도 잘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트럼프는 이번 투자 발표 전인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4300억원) 이상 투자하는 기업과 기업인은 규제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여기에는 환경 관련 승인도 포함된다”고 약속했었다.

소프트뱅크와 트럼프 당선인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손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당선 발표 직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그는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일자리 5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손 회장은 미국 정부와 관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소프트뱅크는 2013년 미국 통신업체 3위 스프린트를 인수한 뒤 이어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을 인수해 스프린트와 합병하려 시도했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FCC) 규제에 막혀 불발됐다.이 때문에 미국 시장 본격 진출 야심이 있었던 그가 규제 철폐와 친(親) 기업 성향의 트럼프에 배팅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실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합병이 최종 완료돼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3대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때의 투자가 다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트럼프 1기 시절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우버,도어대시 등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에 대거 투자했다.하지만 169억 달러를 쏟아부은 공유 사무실 스타트업 위워크는 투자 이후 적자 규모가 커졌고 이는 소프트뱅크의 발목을 잡았다.결국 위워크는 지난해 파산했다.5만 개의 일자리 창출하겠다던 약속 실현도 의문이다.NYT는 “당시 소프트뱅크 투자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소프트뱅크의 사정이 좋아지면서 다시 투자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소프트뱅크는 지난 11월 올해 2~3분기(4~9월) 연결 기준 순이익 1조 53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분기로는 2021년 이후 3년 만의 흑자전환이었다.오픈AI 투자,슬롯 머신 강원 랜드ARM 투자가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실적을 이끌었다.

관건은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 조달이다.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소프트뱅크는 9월말 현재 3조8000억엔(약 250억 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10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 때문에 소프트뱅크가 90%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ARM은 반도체 설계도의 밑그림인 IP를 만드는 기업으로 글로벌 주요 빅테크와 협력하고 있다.

☞비전 펀드

손정의 회장이 2017년 5월,2019년 7월 각각 약 10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벤처 캐피털.AI,로봇,사물 인터넷 등 신기술 분야에 주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출범 당시 손 회장은 “첫째도,둘째도,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AI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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