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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이렌 "허위사실 보도한 언론사들,해명 요청 전무…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으로 악마화"

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그간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진 '배후 세력'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이들은 한 번도 학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집단행동을 주도한 적 없고,수년간 대학 본부의 불통에 반발해 온 학생들에게는 이미 내부 논의를 통해 대규모 집단행동을 벌일 역량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이번 집단행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언론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학교 측의 소통 부재에 문제를 제기하는 자발적 시위임을 수차례 설명했다.그러나 일부 언론과 유튜브은 동덕여대의 시위 주제가 '남녀공학 전환 반대'라는 점,시위가 폭발력 있게 전개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집단행동 배후에 래디컬(급진)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특히 한 보수 언론은 동덕여대 총력대응위원회(총대위)의 초기 조직도를 입수했다며 "총학생회장이 사이렌의 하급자로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사이렌이 총대위의 주축이라는 것이다.

사이렌의 안모(23) 회장과 이모(26) 교육팀장은 그러나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조직도 자체가 허구일뿐더러 집단행동을 주도할 생각조차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사이렌 일부 구성원들이 총대위에 참여했으며 이 팀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건 사실이지만,학생들을 대표하는 기구는 항상 총학생회였으며 주요 안건 또한 학생 대표단이 모인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됐다는 것이다.

사이렌은 인스타그램과 이메일 등 소통 창구를 항상 열어뒀음에도 보도에 앞서 해명을 요청한 언론이 없었으며,보도 이후 사이렌이 인스타그램 등에 해명 글을 게시했으나 어떤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이 팀장은 허위 보도로 부원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언론들이 거대한 남초(남성중심) 커뮤니티로 느껴졌다"고 성토했다.

이에 안 회장과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10일 주간조선·채널A 기자,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출연진 등을 최소한의 확인 없이 허위 사실을 받아썼다며 경찰에 고소했다.학생 측 법률대리를 맡은 이경하 변호사(이경하 법률사무소)는 고소장 제출 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서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고소인 사칭 계정이나 조직적으로 루머를 양산하는 소위 '사이버렉카' 유튜버 계정에서 파생된 허위사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자극적으로 기사화해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인근에서 진행된 안 회장 및 이 팀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요청에 따라 이름을 '사이렌'으로 통일했다.

▲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인근에서 &lt;프레시안&gt;과 만난 안모(23) 사이렌 회장과 이모(26) 교육팀장은 사이렌이 집단행동을 주도할 생각조차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프레시안(박상혁)
▲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인근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안모(23) 사이렌 회장과 이모(26) 교육팀장은 사이렌이 집단행동을 주도할 생각조차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프레시안(박상혁)

프레시안 : 인터뷰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

사이렌 : 허위 사실로 인한 외부의 공격으로 사이렌 구성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특히 집단행동에 반대한다는 학생 단체(STEP)나 우리 대학의 한 교수가 집단행동의 배후로 우리를 지목하면서 구성원들을 향한 공격이 정당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학교 측 입장이 담긴 언론 보도 중에서도 우리에 대한 잘못된 사실이 많다.이에 구성원들이 크게 괴로워하고 있어,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인터뷰에 나서게 됐다.

프레시안 : 사이렌이 동덕여대 학생들이 초기 집단행동을 이끌었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닌가.

사이렌 : 사실이 아니다.애초에 사이렌은 구성원이 열다섯 명밖에 되지 않고,중앙 동아리가 된 지는 1년 미만,소모임 시기까지 합쳐도 2년 반밖에 되지 않은 소규모 동아리다.수천 학우의 집단행동을 주도할 역량도 없고,주도할 생각도 없었다.

대학본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알려진 뒤 페미니즘 동아리인 우리가 적극적으로 행동하자고 내부 의견을 모은 것은 사실이다.평소 교류가 있던 여성주의 단체 42곳에 연서명을 받아 작성한 성명문이 학우들에게 주목을 받았고,개인 연대 서명을 모아달라는 학우들의 요청에 서명 폼을 제작한 것과 연대서명이 담긴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부착한 것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사이렌에게 집단행동과 관련한 요청이 다수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규모가 작은 일개 동아리인만큼 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아니기에 수업거부 등의 행동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계속해서 사이렌에 집단행동과 관련한 제안들을 보내왔다.우리는 이 제안들을 총학생회에 전달하는 동시에 집단행동의 방향성을 논의할 협의체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에 총학생회에 제안해 사이렌과 총학생회,개별 단과대 대표들이 참여하는 '총력대응위원회'를 결성했고,이후부터는 총대위 논의 결과에 따라왔다.

▲동덕여대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지난달 11일 집단행동을 주도해달라는 학우의 요청에 보낸 답변.ⓒ사이렌 제공
▲동덕여대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지난달 11일 집단행동을 주도해달라는 학우의 요청에 보낸 답변.ⓒ사이렌 제공

프레시안 : 한 언론에서는 총대위 초기 조직도를 입수했다며 사이렌 교육팀장이 혼자 위원장직을 맡고 총학생회는 하위단체로 운영됐다고 보도했다.또한 사이렌 교육팀장이 총력대응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고,총대위에서 총학생회 소속은 2명인데 사이렌은 4명인 점 등을 근거로 총대위 실세가 사이렌이란 의혹도 나왔다.

사이렌 : <주간조선>이 보도한 '무근본' 조직도는 도대체 누구의 발상에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총대위는 결성을 처음 논의한 순간부터 총학생회장과 사이렌 교육팀장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구성됐다.공동위원장도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정했을 뿐 의사결정 권한은 없었다.그 외 조직체계를 논의할 시간도,조직도를 만들 겨를도 없었다.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조직도의 존재 자체가 사실이 아니며 내부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조직체계다.

총학생회를 총대위 하위기구로 보거나 총대위를 학생사회 최상위기구로 보는 시각도 사실과 다르다.학생사회에서 공식적인 의결기구가 총학생회 및 개별 단과대 학생대표들이 모이는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임은 단 한순간도 변한 적 없다.의결이 필요한 중대사안은 모두 중운위 결정에 따르되,의결이 필요하지 않은 시위 방법 및 업무 분담을 의논하는 조직이 총대위다.대학본부와의 면담 방향성 등도 모두 중운위에서 결정했으며,사이렌은 처장단 면담에 전혀 참석한 바 없다.

사이렌은 처음부터 학생사회 대표성 및 발언권은 수천 학우의 투표로 당선된 총학생회장이 맡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기자회견 발언 외에 언론에서 우리에게 학생 측 공식 입장을 물으면 총학생회로 넘긴 이유다.앞서 말했듯 사건 초기에는 사이렌 성명서에 외부연대가 많았고,교내에서 동아리 자체 활동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이 화력을 학생회와 함께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사이렌도 공동위원장을 맡았을 뿐이다.

총대위 실세가 사이렌이었다는 의혹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총대위는 총학생회장단과 단과대 대표,사이렌 구성원 등 17명으로 구성됐다.이중 13명이 학생대표단,사이렌이 4명이었으며 우리는 논의에 참여하는 것 외에 특별한 권한이 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리가 실세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프레시안 : 일부 언론은 사이렌이 외부세력의 지침을 받고 학생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겼다거나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학교 앞에 현수막도 설치한 여성의당이 집단행동의 배후라는 등 외부 배후세력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사이렌 : 이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사이렌은 외부의 지시를 받은 적도 집단행동을 부추긴 적도 없다.집단행동의 핵심단체가 없던 초기에 일부 학우들이 사이렌이 본관점거 추진에 대해 관여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실상 사이렌은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이라 해당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다.백주년기념관 점거나 박람회 기물훼손에 대한 상황 파악도 뒤늦게 파악하던 상황이었다.

외부 연대 요청은 구글폼을 작성해 단체연서명에 참여해달라고 한 것밖에 없다.학교 시위에 와달라거나 물품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특히 여성의당에는 연대서명조차 요청하지 않았다.여성의당이 학교 밖에 현수막을 붙일 당시에도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학교에서 외부인 출입을 막지 않던 당시 여성의당이나 다른 학교 학생들이 연대 차원에서 기자회견 등에 참여한 바 있다.하지만 교내에서 벌어진 집단행동은 외부 연대와 별개로 모두 본교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의논한 결과다.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해 벌어진 집단행동이 최근 학생들의 시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건 사실이지만,여러 의혹들과 달리 이번 행동들은 특정 조직의 지시가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학교의 오랜 비민주적 행정에 시위 경험 많은 학우들…지시 주체 없이도 자발적 집단행동 가능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정문에 붙여진 2023년 3월 25일자 동덕여대학보.ⓒ프레시안(박상혁)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정문에 붙여진 2023년 3월 25일자 동덕여대학보.ⓒ프레시안(박상혁)

프레시안 : 총대위 결성 전 며칠만에 발생한 본관 점거 등의 강력한 집단행동을 어떻게 조직적 움직임 없이 해낼 수 있나.

사이렌 : 우리대학 학생들은 전부터 이어진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행정에 반발해 왔기에 시위 경험이 많다.지난해에는 학생회 주도로 본관점거를 실시했고 2년 전엔 야외농성만 한 달 넘게 벌이기도 했다.공학 전환 논의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는 학생들이 재학생 커뮤니티에서 본관 점거와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 방식을 정말 많이 의논했다.때문에 꼭 지시 주체나 조직적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은 집단행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었다.

프레시안 : 수업 거부 운동이 벌어지면서 일부 학생들이 음대 학생들의 졸업연주회를 가로막아 마찰을 빚는 일이 있었다.격론 끝에 음대 교수가 사이렌이 작성한 성명서를 읽는 조건으로 연주회를 진행했으며,이 모든 과정을 사이렌이 주도했다는 의혹은 사실인가.

사이렌 : 마찰이 생겼을 당시 사이렌은 총대위 소속으로 운동장 철야 시위 안내를 맡고 있었다.그러던 중 음악관에서 학우 간 마찰이 있다는 소식을 접해 우리 둘이 상황을 파악하러 갔다.30분가량 마찰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해내지 못했고,시위를 진행하기 위해 음악관에서 나오게 됐다.우리 둘 외에 당시 음악관에 방문했거나 사건에 개입한 사이렌 부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다만 교수님께 성명서를 읽어달라고 요청할 때에는 사이렌이 작성한 성명서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의 서명을 받은 성명문이다 보니 학생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글이라고 생각해 사용된 것으로 생각된다.

프레시안 : 이외에도 사이렌을 둘러싼 허위 의혹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사이렌 : <인사이트> 등 일부 언론과 유튜브에서는 우리가 김&장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허위 입장문을 사실확인 없이 게시했다.아울러 다수 방송국은 사이렌 또는 동덕여대 이름으로 된 가짜 단체 채팅방을 학생들의 여론이라며 허위로 보도했다.교내에서도 스텝이 사이렌을 집단행동의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일부 교수가 음악관에서 있었던 마찰을 사이렌이 주도했다는 허위 게시물을 SNS에 올리는 일이 있었다.

"사실관계 확인 않는 언론,거대한 남초 커뮤니티라는 생각 들어"

▲지난달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사이렌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영상이 게시됐다.사이렌은 해당 입장문을 발표한 적 없으며,해당 내용은 사이렌을 사칭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나온 허위
▲지난달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사이렌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영상이 게시됐다.사이렌은 해당 입장문을 발표한 적 없으며,해당 내용은 사이렌을 사칭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나온 허위 사실이다.ⓒ매일신문 유튜브 갈무리

프레시안 : 결국 사이렌을 둘러싼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니란 말인데,언론이나 유튜브 채널 등이 사실확인을 요청한 적 없었나.

사이렌 : 전혀 없었다.우리는 전부터 사이렌 활동 타임라인이나 허위 사실에 대한 입장을 인스타그램 등에 수차례 게시해 왔다.그럼에도 우리에 대한 허위 사실을 보도한 언론들은 공개 채널을 통한 인터뷰나 취재 요청,사실확인 시도들을 전혀 하지 않았다.사실이 아닌 조직도를 공개하며 사이렌을 총대위 주축으로 지목한 <주간조선>도 우리가 X(옛 트위터),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들을 활용하면서도 해당 채널들을 통해 연락하지 않았다.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언론이 거대한 남초(남성중심) 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레미안첼리투스

레미안첼리투스59%,48%);">프레시안 : 사이렌 구성원들도 동덕여대 학생인데,대학본부에서 허위 사실로 인한 공격에 대해서는 보호하려는 시도가 없었나.

사이렌 : 전혀 없었다.학교는 사이렌에 대한 허위 사실을 확인하거나 정정하려는 노력,성희롱 등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한 유튜버가 대학 방송국 등 학교 자료를 활용해 사이렌 구성원의 신상을 유포하고 조롱하는 영상은 수십~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이는 영상 저작권 문제도 포함되는 만큼 법적 조치가 필요함에도 학교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프레시안 : 사이렌이 지금과 같은 의혹과 비난을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이렌 :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에 대한 편견,숏컷을 조롱과 공격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본다.사이렌 구성원 중에서도 머리 짧은 구성원은 더 많이 신상을 유포당하고 공격에 노출됐다.이는 명백히 여성혐오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며,우리에게 페미니즘이란 타이틀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공격은 받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대 향한 수많은 지적,성차별·여성혐오 만연한 한국 사회 향해야"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운동장에서 '공학전환 반대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운동장에서 '공학전환 반대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프레시안 :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로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절차를 누차 강조해왔다.이외에 사이렌이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이렌 : 여대는 남성 중심 사회의 검열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내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란 점에서 여전히 값진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나란 존재로 살아보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다.반면 여대에서는 동아리도,학생회도,대회에 참여할 때에도 성적 제약 없이 행동할 수 있다.교내 래커칠이나 대자보를 보면 사이렌이 아니더라도 대다수 학우들이 같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여대를 다닌다고 해서 학교 안에서만 생활할 수 없고,교문 밖을 나서는 순간 안전하지 않은 공간에 있게 되는 셈이지 않나.한정된 공간에서의 안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사이렌 : 집의 의미를 떠올리면 된다.집은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지만,외부와 분리돼 자유롭게 행동하며 해방감을 느끼는 공간이다.여대생들에게는 여대가 집 같은 공간이다.여대는 학생들에게 여자라는 이유로 받는 공격들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음을,문제는 내가 아니라 사회에 있음을 알게 해준다.안전한 공간에 속해본 경험 자체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안전의 한계를 지적할 곳은 여대가 아니라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다.

프레시안 : 본관 점거와 수업 거부를 해제하는 등 집단행동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학생사회는 어떤 분위기인가.

사이렌 : 개별 학우들은 이 사태가 전혀 마무리되지 않았으며,여전히 학교와 싸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수업 거부가 끝났다는 언론 보도 이후에도 많은 학우들은 내가 피해를 입더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교를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수업에 불참해 왔다.이번 집단행동의 시작은 공학전환 반대였지만,이는 표면적 의제일 뿐 학교에 소통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사이렌도 이 행동에 동참할 계획이다.

프레시안 : 학교 밖에서 동덕여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이렌 : 본인들의 이득을 위해 우리를 악마화하지 말아 달라.사실관계 파악을 제대로 하고,학생들의 거칠어보이는 행위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봐 달라.학생들은 수년간 소통 없는 결정들에 분노하며 생활해 왔다.한편으론 사태의 진실을 보려 하고 우리를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트럭시위,모금 운동을 등 많은 도움을 준 졸업생 연대자들,같은 학교가 아님에도 우리를 지지해준 타 여대 학생들,학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교수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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