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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질주 덕
국내 주식형 반도체 ETF 일부는 수익률 20%선에 그쳐

올해 들어 미국 반도체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반도체 종목만 모은 ETF를 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국내 주식형 반도체 ETF 또한 수익은 냈지만,비야레알 대 에스파뇰해외 종목을 편입한 ETF에 비하면 수익률이 안좋아서다.이들은 대체로 해외주식 과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용을 택한 경우다.절세 효과를 노리고 국내 주식형 ETF를 매수했는데,결과적으로는 세금을 내더라도 미국 반도체 ETF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2일~6월 18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ETF는 113% 급등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ETF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상위 10종목으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해당 지수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포함해 애플,비야레알 대 에스파뇰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비야레알 대 에스파뇰아마존 등이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상승률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ETF(98.54%)로 나타났다.상승률 10위 안에 미국 반도체 관련 ETF는 7개였고 모두 60% 이상 올랐다.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종목의 강세가 이어지며 관련 ETF들도 급등세를 탄 것이다.개인투자자들은 해당 ETF 7개를 올해 들어 총 344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반대로 국내 반도체 종목만 모은 ETF들은 미국 반도체 ETF 상승률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국내 반도체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상품은 58.35% 오른 한투운용의‘ACE AI반도체포커스’였다.올해 들어 주가가 60% 이상 오른 SK하이닉스(25.55%)와 190% 넘게 뛴 한미반도체(24.24%)를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 담았지만,미국 반도체 ETF의 질주를 따라가기엔 부족했다.

이외에 삼성자산운용의‘KODEX AI반도체핵심장비’(41.84%)‘TIGER AI반도체핵심공정’(40.21%)‘TIGER Fn반도체TOP10′(34.21%),KODEX Fn시스템반도체(24.81%) 등이 뒤를 이었다.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올해 들어 42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형 ETF로 반도체 종목에 투자한 개인들은 절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이 비과세이고 분배금의 15.4%를 배당소득세로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국내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보유기간 과세가 적용되고,분배금에도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보유기간 과세는 매매차익과 과세표준 기준가격 증분액 (살 때의 과표 기준가-팔 때의 과표 기준가) 중 적은 금액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는 방식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결과적으로 세금 때문에 국내 주식형에 투자한 개인은 손해를 봤다.단순 매매차익을 계산해 보면,미국 반도체 ETF 중 가장 많이 오른‘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ETF를 연초 종가(1만890원) 기준으로 918주(약 1000만원)를 산 뒤 가장 최근 기준가가 나온 지난 17일 매도했다면 매매차익 1086만1762원(수익률 108.65%)에 대해 배당소득세 164만8080원이 발생한다.과표 증분액(1만1657.76원*918주)이 매매차익(1만1845원*918주)보다 더 적어 과표 증분액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배당소득세를 제외하면 총 921만3682원의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반도체 ETF 중 가장 크게 오른‘ACE AI반도체포커스’(55.20%)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552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세금을 떼도 국내 상장된 미국 반도체 ETF에서 370만원 가까이 투자 이익을 더 얻는 것이다.만약‘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투자했다면 200만원 비과세 부분을 제외하고 9.9% 세율을 적용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과세때문에 해외 주식형을 하지 않겠다는 고객도 꽤 된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계속 해외형이 낫다는 것을 시장이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금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국내 주식형 ETF와 달리 해외 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을 포함한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면 최고세율이 45%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이런 투자자는 아예 해외 주식을 직구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해외 주식은 최대 250만원까지 매매차익이 비과세이고,초과하는 부분은 22%의 양도소득세로 분리과세해 다른 소득과 묶이지 않기 때문이다.즉 일반 투자자라면 ISA 계좌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고,자산가라면 해외시장의 ETF를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낫다.

조상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해외 주식 투자를 할 때 ETF보다는 해당 종목을 직접 사거나 전문 PB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짠 뒤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세금을 고려하기보다는 이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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