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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차량 돌진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가해 차량 운전자의‘급발진’주장과 함께‘운전 조작 미숙‘지리 오인’등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 측 설명과 가해 차량 운전자 A씨(68)의 이야기를 종합하면,안코홈A씨 측은 사고 직후부터 일관되게‘급발진’이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A씨 자신이 손쓸 수 없는 상황에서 차량이 가속을 냈고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A씨가 40년 운전 경력의‘베테랑 버스기사’라는 점,안코홈통상의 급발진 사고와 달리 사고 직후 차량이 서서히 멈춰섰다는 점 등을 두고 조작 미숙 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경찰은 급발진 여부를 배제하지 않은 채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고 원인을 놓고 나오는 의문과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사고차량인 A씨의 제네시스 G80 차량은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일방통행로인 세종대로18길을 역주행했다.이 길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면 바로 마주해 보이는 4차로 길이다.신호등 대신‘진입금지(일방통행)’표시가 설치돼 있다.
도로가 오인하기 쉬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편도 4차선 길이 잘 없기 때문에 초행길이라면 잘못 운전할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진입금지된 일방통행로이지만 곧바로 직진을 할 수 있는 길로 오인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설명과 폐쇄회로(CC)TV 등을 종합하면 A씨의 차량은 호텔 지하주차장 출입구 언덕 턱부터 가속해 160m쯤 되는 이 길로 진입했다.역주행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들어선 것인지,A씨의 주장대로 급발진으로 인해 차량이 제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길에 진입한 것인지는 차량에 대한 정밀조사와 피의자 진술을 종합해 밝혀져야 할 과제다.
교통사고 전문가들은 진입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인도를 침범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해 A씨가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설령 차가 제어되지 않았더라도 전봇대나 다른 가게 등이 아닌 인도의 사람들을 치고 간 것은 명백한 주의 의무 위반”이라고 했다.
다만 A씨가 사고를 피하기 위한‘회피 기동’을 위해 핸들을 움직였는 지는 더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다.A씨의 차량이 들이박은 인도 앞 가드레일과 약 50m쯤 떨어진 건물의 CCTV를 보면,안코홈차량은 세종대로18길 사이의 횡단보도를 지나던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지나간다.횡단보도 앞 4차로 중 3개 차로에 순행하던 차량들이 정차해 있는 가운데,안코홈A씨의 차량은 비어 있는 차선으로 돌진했다.그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A씨가 뚫고 지나간 가드레일 및 인도가 있었다.
A씨가 의지를 갖고 보행자 및 차량을 피해 인명피해를 줄이려 시도한 것이라면 형사처벌 가능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정 변호사는 “핸들링은 양형사유가 될 수 있다.다만 처벌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차량이 급발진했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현재까지 공개된 CCTV 및 블랙박스 영상만으로는 단정지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때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왔는지 여부는 A씨가 돌진 중 브레이크를 밟았는지를 육안으로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CCTV 영상 등을 확인한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등만 보이고 브레이크 등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점등 여부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김 교수는 “브레이크등이 켜졌는지를 참조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급발진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할 순 없다”고 했다.
경찰은 사고기록장치(EDR) 분석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정밀 감식을 통해 급발진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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