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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보도
식비 불어나자 저축·본국 송금 줄여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한국의 물가 상승과 원화 가치 약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들이 식비 등 지출과 본국 송금을 줄이면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이 보도됐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하는 응우옌 푹 티엔(28)씨는 치솟는 농산물 물가에 평소 주 3차례 먹던 채소 반찬을 1주일 전부터 주 1회로 줄였다.과일은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티엔씨는 3년 전 한국에 와서 월 270만원을 받고 컨테이너 바닥에 까는 합판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시금치 한 묶음 값이 1200원에서 3000원으로 뛰었다면서 예전처럼 장을 보면 식비가 2∼3배로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티엔씨는 이제 먹거리를 사러 슈퍼마켓에 가지 않고 다른 베트남인이 키운 채소를 소셜미디어로 공동구매 하거나 베트남의 가족에게 집에서 재배한 채소를 보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공장의 노동 강도가 높아 건강에 신경 써야 하지만,식비를 줄여야 해 티엔씨는 이제 잠자리에도 일찍 든다.그는 "나는 (예전보다) 더 많이 일하고 적게 먹지만 저축은 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지난해 여름 기준 4만9000명이 넘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한국은 임금,할 뻔복지 혜택,할 뻔노동 조건이 괜찮은 곳으로 꼽히면서 일본,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베트남 노동자들이 많다.이들은 월 1500∼2000 달러(약 260만∼275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물가는 3월에 작년 동기보다 3.1% 오른 데 이어 4월과 5월에도 2.9%,할 뻔2.7% 각각 올랐다.원/달러 환율도 작년 말 1290원대에서 이날 1370원대로 올랐다.
이에 베트남 노동자들은 생계비가 오르고 베트남에 송금하는 돈까지 줄어드는 이중의 타격을 입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설명했다.
거의 10년 전에 한국에 와 남편과 함께 지내는 쩐 홍 비엔씨 역시 식비를 줄이기 위해 슈퍼마켓 대신 재래시장을 다닌다.또 베트남의 부모가 보내온 건어물로 반찬을 하고 약과 커피도 베트남에서 보내주는 것을 쓴다.이렇게 아낀 돈으로 비엔씨는 이제 부모에게 맡긴 7살 딸에게 드는 양육비 정도만 간신히 송금하고 있다.
그는 "지금 수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견뎌낼 수 있지만,계속 물가가 오른다면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걸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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