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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해외 금융기관 인터뷰 보고서 발표
“中 비해서도 거래 규정 불투명…수수께끼 같은 시장”
“무차입 공매도 기준 엄격…예외 사례 허용하지 않아”
포괄적 접근·충분한 소통 통해 시장 접근성 개선 필요[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 자본시장이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규모에도 저평가되고 있는 데엔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과정에서의 용이성·효율성을 포괄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시장 투명성과 일관성,예측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한국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해외금융기관의 시각’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조 2000억달러로 세계 11위,상장기업 수는 2318개로 세계 8위 수준이다.또 한국 채권시장 발행잔액은 2조 2000억달러로 세계 11위 국가에 해당하며 아시아 지역에선 중국·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보고서는 이러한 규모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2001년 프로야구FTSE 러셀(Russell) 등 일부 글로벌 지수기관이 국내 자본시장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한국은 해당 기관이 사용하는 양적 평가에서 선진시장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으나 시장 접근성으로 불리는 질적 평가에선 선진시장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게 보고서 측 설명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프로) 해외 금융기관 관계자 “韓 시장 편의성·효율성 낮아”

보고서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대상으로 한국 시장 접근성과 관련한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대다수 인터뷰 참가자가 한국 자본시장을 실제로는 선진시장으로 봐야 하나 기대하는 수준의 효율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고 강조했다.해당 보고서에서 인터뷰 대상은 익명 처리됐으며,인터뷰 결과는 인용문 형태로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글로벌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의 주식·채권시장은 선진시장 못지않은 안정성을 지니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로서 한국에 투자하는 과정은 편의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선진시장에 뒤떨어진다”며 “한국은 외환시장 구조,시장 관행 등의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바라는 효율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최근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를 폐지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정책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해외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은 폐지됐지만,계좌 개설 이후의 프로세스는 여전히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관계자는‘옴니버스 계좌’부재를 언급하면서 “브로커들은 한국에서 여러 계좌를 운영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실수를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거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며 “결제 전에 계좌를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에서는 이러한 유연성이 사실상 없다”고 성토했다.

한 시스템 트레이더는 “한국 시장에선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홍콩,싱가포르 등 선진시장에 비해 투명하지 못하고,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거래 지침 투명성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국 시장은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 많으며,2001년 프로야구특히 시스템 트레이너에겐 공정한 경쟁시장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한 비판도 나왔다.보고서는 대다수 인터뷰 참가자들이 국내 시장에선 공매도가 허용되는 종목에 대한 제약이 과도하고 거래에 대한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특히,무차입 공매도로 지정되는 기준이 매우 엄격해 선진시장과 달리 여러 예외적인 사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도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시장 격상 위해선 시장 접근성 제고 필수”

이에 보고서는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격상은 시장 접근성 제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MSCI·FTSE Russell의 시장 접근성 기준을 이해하고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고려하면 △시장 접근성 제고에 대한 포괄적 관점 접근 △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절차·관행 개선 △외국인 투자자·해외 금융기관과의 소통 등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 측 주장이다.

보고서는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 시장 접근성의 많은 문제가 제도나 규제 자체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규제가 적용되는 투명성과 일관성,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며 “시장 접근성 제고 계획은 한국 자본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절차와 관행,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장 접근성 개선 방안이 아무리 잘 설계됐더라도 해외 금융기관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시장 접근성 제고 방안이 의도한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려면 계획 초기 단계부터 해외 금융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조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의 전체적인 투자 과정을 다루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체 투자 과정엔 금융당국·시장 인프라 기관·국내 금융회사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역할을 하기에 다양한 주체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시장 접근성 개선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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