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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임시주총 대결 앞두고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가
모녀측 4자연합에 협상 시도
차남인 임종훈 대표는 침묵
"형제사이 틀어졌나" 관측도

19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녀 측과 본격적인 표 대결을 예고했던 형제 측에서 가족 간 타협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식 매각으로 지분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형제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사실상 낮다고 보고 협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근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에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임시주총을 며칠 앞두고 돌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는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제 사이가 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임 사내이사가 북경한미약품 경영권 보장을 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임 사내이사 측 관계자는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모녀 측 '4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이사 4명 해임을 추진해왔다.4자 연합은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2022 프로야구 올스타전 선수명단라데팡스파트너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 지분 9.43%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최근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해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결정했다.이들의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했다.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된다.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 연합 측 6명,2022 프로야구 올스타전 선수명단형제 측 4명으로 분류되는데,이를 6대4로 뒤집겠다는 형제 측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라스루이스도 지난 6일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 안건에 반대한 바 있다.서스틴베스트·한국ESG평가원 등 국내 자문사 4곳도 지난 10~12일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전달한 보고서에서 해임 반대 권고를 담았다.

이처럼 최근 상황이 형제 측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임 사내이사가 먼저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이사 해임 안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 입장을 낸 상황에서 이사 해임 안건이 통과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사내이사가 지난 1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공식 제안하고 나선 것에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당시 임 사내이사는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의 책임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 측은 현재로서는 임시주총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시주총 취소는) 물리적·시간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 뿐 아니라 이미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에게 면목이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임 사내이사 제안이 정말 진정성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한미약품 측은 의문을 제기했다.해당 제안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이 있기 전이어야 했다는 것이다.무차별 고소·고발 등으로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또한 먼저 있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주주명부 폐쇄 기준으로 한미약품 지분율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대주주인 가운데 국민연금 9.43%,신 회장 7.72%,한양정밀 1.42% 등이다.소액주주는 약 40%로 추산된다.4자 연합 측은 최근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둔 상황이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