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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정착 후 여러 해.가족들과 5주 북유럽 캠핑카 여행을 떠납니다
나는 지금 호치민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베트남에어라인 항공기의 가장 끝자리에 앉아 창밖의 일출을 보며 이 글을 쓰고 있다.호치민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국적기 직항이 있다는 게 놀랍다.10년을 먹어도 적응이 안 되는 고수가 기내식에도 들어 있다는 게 또 놀랍다.호치민은 국제적인 도시였고,고수는 국제적인 식자재였다.해외 생활이 곧 10년 차에 접어들지만 나의 세계관은 여전히 좁다는 게 마지막으로 놀랍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김영하 작가의 데뷔작이었던 것 같다.그래서 그 남자는 결국 어떻게 됐을까?나도 엘리베이터에 끼었던 적이 있었다.물리적으로든 상징적으로든 그런 일은 존재한다.10년 전 부산 수영 현대아파트의 오래된 엘리베이터에 낀 나는 세계일주를 하겠다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배낭을 멨다.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내가 손에 쥘 수 있었던 건 실직으로 인한 시간적 여유와 잔고는 0원이지만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금전적 여유였다.한 마디로는 빚쟁이 백수 정도 되겠다.세계일주 같은 건 꿈꾸면 안 되는 젊음이었다.아니,중년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생면부지의 <오마이뉴스> 독자들도 나를 걱정해주셨다.나의 선택이 크게 잘못됐다는 것과 나의 미래가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전망이 주를 이루었다.
나 역시 동의하고 공감하는 바였기에 힘찬 응원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그러니까 '이 여행은 내 삶의 마지막 여행이다.내가 여길 언제 다시 와 보겠어?'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경험하든 간절하고 절실했다.
[연재기사 : 타박타박 아홉걸음 세계일주 https://omn.kr/1puud]
오마이뉴스에 <타박타박 아홉걸음 세계일주>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간절하고 절실했기에 더 많이 보고,캐나다 카지노 후기더 깊이 생각하고,더 크게 성장하고 싶었다.그래서 선택한 것이 글을 쓰는 것이었다.그리고 감사하게도 몇 개의 상을 받았다.내가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지는 않았다는 코멘트가 적힌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었다.
그때의 여행은 세계일주는커녕 지구 반 바퀴를 못 채우고 베트남에서 멈췄다.평생 월급쟁이로만 살던 내가 법인을 만들고 사업을 시작했다.이것도 여행이라 생각했고,더 떨어져 본들 마이너스 통장의 남은 잔고 외에 떨어질 것은 없었다.
첫 번째 숙소는 큰 냉장고 박스 위에 깔아 놓은 낡은 담요 한 장이었다.그리고 약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당시의 연재기사는 나의 여행을 모두 담지 못하고 끝이 났지만,캐나다 카지노 후기지금 나의 일상은 여행처럼 계속 되고 있다.
그때의 여행 중 캠핑카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노르웨이로 지날 때 백야와 오로라를 함께 보는 환상적인 경험을 했었다.대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내 선택에 대한 벌을 받더라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불가능한 꿈을 또 하나 바랐다.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다고.누군가에게는 상투적인 효자 멘트로 들리겠지만,지체장애로 휠체어를 타시는 나의 아버지에게 캠핑카 여행은 가장 최적화 된 여행 방법이었다.
10년이 채 되기 전에 나의 바람은 실현되었다.삶은 나에게 벌을 주지 않았다.실은 내 삶의 주인은 나이고,내 운명은 내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벌 받을 일도 없고,시작도 하기 전에 겁먹을 일도 없는 거였는데 그때는 몰랐다.내가 이런 삶의 진리를 찾아 헤매며 벌을 받지 않아 안도하던 시간 동안,내 동생은 진리보다 사랑을 찾았고,복을 받았고,결혼을 했고,조카(예명 고래)가 태어났다.
일주일 후 한국,베트남,독일에 흩어져 살던 우리 가족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다.우리의 여행은 어른 5명과 5살 조카 고래와 아버지께서 자식보다 아끼시는 전동 휠체어까지 모두 캠핑카 한 대에 몸을 싣고 5주 동안 약 10,000km를 돌아 다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후 각자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다.나는 곧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공항에 도착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블로그 '타박타박 아홉걸음(http://ninesteps.tistory.com)'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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