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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권 붕괴 경제적 함의➋
부자 재산세 부담 줄여주면서
부가세 2년간 3배 ↑ 서민 증세
1%의은행계좌,uc어바인예금액 43% 소유
초부자,무역송장 위조로 부 유출방글라데시 하시나 독재 정권은 '분배 없는 성장'으로 발생한 극심한 불평등을 해소할 의지가 없었다.오히려 부자 감세와 서민 증세를 밀어붙이며 '불평등 굳히기'에 나섰다.부자 감세와 대기업 지원책으로 부를 일군 부유층이 무역 송장을 위조해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일도 부지기수였다.최빈국 탈출을 2년 앞둔 시점에 정권이 무너진 이유다.'방글라데시 정권 붕괴의 경제적 함의' 2편이다. 

우리는 1편에서 방글라데시 하시나 전 총리가 실패한 이유를 알아봤다.고등법원이 지난 6월 공무원 채용의 절반 이상을 독립유공자 후손 등에게 할당하는 제도를 부활시키면서 다시 불붙은 대학생 시위는 민중 봉기로 이어졌다.그 이면엔 80%가 넘는 청년 실업률이 존재했다.

하시나 전 총리가 4선에 성공한 올해 1월 이후에도 부자 감세,법인세 인하,서민 증세를 밀어붙인 것도 서민의 분노를 부채질했다.결국 양극화가 방글라데시 정권이 무너진 결정적인 이유였다는 거다. 

■ 불평등 굳히기=부자감세와 법인세 인하로 부족해진 세수는 불평등을 조장하는 간접세로 해결했다.방글라데시 집권세력은 소득이나 재산의 규모와 상관없이 부과하는 부가가치세 세율을 2022년 5%에서 2023년 7.5%로,올해엔 15%로 상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전체 세금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5%에서 2023년 69%까지 커졌다.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물건값에 포함하는 형태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간접세는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높은 조세를 부담하는 '역진성' 때문에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예컨대,월급이 100만원인 직장인이든 월급이 1000만원인 직장인이든 10만원짜리 물품을 사서 똑같이 1만5000원의 부가가치세를 낸다고 치자.월급이 100만원인 사람에게 부가가치세는 소득의 1.5%에 해당하지만,월급이 1000만원인 사람에게는 소득의 0.15%에 불과하다.

부자감세와 법인세 인하,그리고 간접세율 상향조정은 방글라데시의 불평등을 '최악의 지점'까지 몰아세웠다.방글라데시 통계국에 따르면 이 나라의 지니계수는 1984년 0.360에서 2010년 0.458,2022년에는 0.482까지 상승했다.지니계수는 소득분배가 완전히 평등하면 0,완전히 불평등하면 1이다.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단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2021년 지니계수 평균치는 0.316,우리나라 지니계수는 0.331이다.빈부 격차가 이렇게 커지고,uc어바인극빈층이 속출하는데도,방글라데시가 복지에 사용한 돈은 2020년 전체 재정지출의 0.7%에 불과했다.  



■ 얼굴 없는 부자들=사실 방글라데시는 은밀한 부자들의 나라다.미국 뉴욕에 있는 초부자 컨설팅회사 웰스엑스에 따르면 2010~2019년 세계에서 자산 500만 달러 이상 부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방글라데시다.이 기간 방글라데시 부자 수는 14.3%나 늘어났다. 

그런데 이 부자들은 이름도,얼굴도 공개되지 않는다.포브스의 2022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는 2699명이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GDP 순위 32위인 방글라데시 출신 억만장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방글라데시 경제 규모의 78%에 불과한 칠레에서 억만장자 명단에 7명이 이름을 올렸고,방글라데시 경제의 15분의 1에 불과한 키프로스에서도 4명의 억만장자가 나왔다. 

방글라데시 부자들의 이름은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경제매체 스탠다드 비즈니스는 2022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2017년 공개한 역외 탈세 및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즈'에 방글라데시인 11명의 이름이 올라있다"며 "포브스의 억만장자 리스트에는 나라에 만연한 자본의 해외 유출과 세금 회피로 실제 부를 추정하기 어려워 방글라데시인이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의 첫번째 공식적인 억만장자는 서밋그룹의 무하마드 아지즈 칸 회장이다.아지즈 칸 회장은 자산 11억 달러로 2024년 4월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2545위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름 없는 방글라데시 부자들을 현지에서는 '코티포티(kotipoti)'라고 부른다.독립언론 다카 쿠리어(Dhaka courier)는 지난 6월 14일 '은행과 헌법에서 돈을 인출하는 코티포티'라는 기사에서 이들을 "한때 백만장자를 뜻했고,지금은 상류층과 중산층을 뜻한다"고 정의했다.코티포티라고 불리는 방글라 부유층은 대부분 무역 종사자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코티포티가 소유한 계좌 수는 전체 은행 계좌의 1% 미만이지만,전체 예금액의 43.4%를 차지하고 있다.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개인 은행 계좌 수는 2000년 3442개에서 2021년 11만3586개로 급증했다. 

■부의 유출=방글라데시의 초부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자나툴 퍼도스(Jannatul Ferdous) 방글라데시 코밀리아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2023년 6월 발표한 '방글라데시의 불평등과 번영에의 도전'이라는 논문에서 "10억 타카(약 1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은행 계좌 수가 2020년 1만51개로 증가했지만,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대기업에 쏠려 있고,중소기업은 공정한 몫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글라데시 사회의 부패가 개선되지 않았음을 비판한 거다.논문은 "빈곤 가구가 정부 구호 프로그램을 통해서 2500타카(약 2만7500원)를 지원받는 대가로 공무원에 평균 220타카의 뇌물을 써야 한다(방글라데시 국제 투명성기구 자료)"고 꼬집었다.



방글라데시 부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부를 감췄을까.나즈민 아메드(Naznin Ahmed) 방글라데시개발연구소(BIDS) 분석가는 방글라데시의 초부자들이 무역 과정에서 청구서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해외로 돈을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한다.아메드 박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에는 분명히 비밀스러운 억만장자들이 있다"면서 "단지 그들이 돈을 이 나라에 두지 않을 뿐이다"고 말했다. 

불법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세계 금융 무결성(Global Financial Integrity)'은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9~2018년 134개 개발도상국의 불법 무역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이 기간 방글라데시의 모든 무역 거래에서 관세의 17.3%가 누락됐다"고 발표했다.방글라데시의 수출업체와 수입업체가 세관에 신고한 무역 송장에서 거래 액수를 그만큼 고의로 위조했다는 얘기다.금액으로는 연평균 82억7000만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그래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수장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빈곤퇴치 운동가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낙점된 것은 의미심장하다.무함마드 유누스는 하시나 전 총리의 독재 정권과 대치하며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었다.

유누스는 빈곤퇴치를 목적으로 빈곤층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그라민은행을 설립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이전 집권층과 전혀 다른 '경제적 색깔'을 가진 그는 방글라데시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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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어바인,김영원 기자 22대 국회에서 처음 원내 입성한 조국혁신당이 개원 첫날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이제 그만 나가라”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