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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 복장을 허니까 좀 얼떨떨허우다.”
지난 16일‘1100번 한라눈꽃버스’가 도청 정문 앞에 섰다.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오는 21일부터 운행하기 전 홍보를 위해 기자단을 태우고 미리 시승해보는 날이었다.하얀 눈꽃 결정체들이 창문을 수놓고 있었다.하얀 눈꽃버스로 변한 감귤빛 관광순환버스의 문이 열리자 빨간 산타복을 입고 강승조(63) 버스기사가 승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도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한라산의 겨울풍경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라눈꽃버스를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약 두달여동안 운행할 예정이다.
눈꽃버스에 오르자 천장과 짐칸 위에는 트리장식품과 조명등이 대롱대롱 매달려 성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하얀설국으로 향하는 한라눈꽃버스는‘고요한 밤 거룩한 밤’캐롤송이 울려퍼지며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했다.한라산둘레길(천마오름 입구)을 지날 무렵 버스 창밖으로 제주시내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하얀 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루돌프 썰매 같은‘산타버스’를 탄 듯 성탄분위기에 빠져 설경을 감상하는 순간이었다.
시내를 벗어나 20여분 달려 1100고지에 도착할 쯤 말로만 듣던‘설경 교통체증’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승용차들이 갓길을 점령해 주차하는 바람에 대형 눈꽃버스가 반대차선 차량을 피해 거북운행을 하며 겨우 지나가야 했다.더욱이 지난 주말에 내린 눈으로 인해 도로 양옆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가다서다’를 반복했다.
1100도로는 경사가 심하고 꼬불꼬불한 산길이기 때문에 눈 쌓이는 겨울철엔 안전운행이 힘든 위험한 도로다.그럼에도 시내에서 눈구경 하기 힘든 도민들에겐 자동차로 쉽게 접근이 가능해 한라산 설경을 감상하는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날도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1100고지 팔각정 휴게소는 이미 만차여서 설경을 감상하려는 차량 수십 대가 편도 1차선 도로에 맛물린 갓길에 주차하는 바람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도는 설경시즌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 한라눈꽃버스가 만성 교통정체까지 해소하는데 보탬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이날 1100고지에는 설경에 빠진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아이가 수능합격 기념으로 3박4일 가족여행 중이라는 창원에 사는 홍모(40대)씨는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었다.30분 만에 만든 눈사람인데 이렇게 부드러운 눈은 처음 봤다”면서 “아이들과 오랜만에 동심에 빠지며 추억을 만들었다”고 흐뭇해했다.그는 연말 분위기 풍기는 눈꽃버스를 보더니 “이곳은 주차장이 협소해 다음번에는 눈꽃버스를 타고 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길 대중교통과장은 “도는 지난 10월 버스 명칭 대국민 공모에 도외에서 33.6%나 응모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알리페이 등을 통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여러나라에 눈꽃버스 운영을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100고지 서귀포시 방면 도로는 5분 이상 정차하지 못하도록 단속하고,엘피지에이제주시 방면 도로는 황색 실선 2줄을 긋고 안전 고깔을 설치해 절대 주차 금지 구역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100번 한라눈꽃버스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4대의 버스가 하루 12회 왕복한다.1100번 운행 경로는 제주버스터미널~한라병원~어리목~1100고지~-영실지소까지다.이 곳을 구경한 뒤 서귀포 중문 방면으로 넘어가려면 기존 240번(제주버스터미널~제주국제컨벤션센터)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김태완 도 교통항공국장은 “1100도로는 겨울철 결빙과 연속된 굽은 도로로 인해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라산 설경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한라눈꽃버스를 이용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눈꽃버스는 기존 간선버스와 동일한 성인 1150원,청소년 850원,엘피지에이어린이 350원의 요금을 받는다.운행 개시일인 오는 21일 오전 8시 20분에는 제주버스터미널 7번 승차홈 인근에서‘한라눈꽃버스 개통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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