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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고난도상품 대책 발표
전국 195~390곳으로 판매 제한
대면 가입 선호하는 고령층 불편
은행은 전담직원 의무배치에 부담[이데일리 김나경 이수빈 기자] 금융당국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은행 영업점을 전체 점포의 5~10%로 제한하면서 판매자·소비자 불편이 모두 커지고 있다.금융당국이 영업점 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지만 물적·인적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은 각 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와 대형 금융센터에 국한되기 때문이다.은행권은 필요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 공사비,인건비를 더 투자해야 하는 데다 사업 포트폴리오까지 수정해야 할 부담을 떠안게 됐다.비대면보다 대면을 선호하는 고령·디지털 취약계층 소비자는 사실상 선택권이 좁아져 은행과 소비자 모두에게 불편한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대은행 전국 390여개 점포에서만 판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서울정부청사에서‘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현황 및 대책 브리핑’에서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최대 원금손실 가능금액이 원금의 20%를 초과하는 고난도 상품은 충분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갖춘 거점점포를 통해서만 판매토록 할 예정이다”며 “현재 5대 은행 기준으로 5~10%의 거점점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H지수 ELS 대책은 은행이 물적·인적 요건을 모두 갖춘 영업점에서만 고난도 상품을 판매토록 하는 것이다.은행이 고난도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영업점 내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판매공간을 마련하고 관련 교육 이수자·자격증 보유자로서 상품 판매경력이 일정 기간 이상인 전담 직원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은행은 고난도 공모펀드 등‘기타 고난도 투자상품’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가 예·적금 창구와 구분할 수 있도록 별도 색깔 표시를 하는 등 조처해야 한다.당국은 현장 점검 등을 진행한 후 이러한 요건을 갖춘 은행부터 오는 9월 이후 판매 재개를 허용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최악은 피했다”면서도 판매채널이 과도하게 제한되리라 예상했다.금융위 또한 제도개선 초기에는 전국의 5대 은행 영업점 3900곳 중 195~390곳(5~10%)만 이런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했다.은행별로 보면 전국 39~78곳으로,카지노 가족방한 은행이 전국 17개 권역별로 거점점포를 둔다고 가정했을 때 한 권역에 2~5곳 수준이다.예컨대 강원도에 사는 A은행 고객이 ELS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로‘원정’을 떠나야 한다.은행권 관계자는 “전국 40~50곳 자산관리(WM) 특화센터에 대형 영업점들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며 “가입 가능한 점포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데 가입고객 다수가 50대 이상인 것을 고려할 때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투자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수도권 거주 소비자,디시 카지노 마지막화가입 불편 커질 듯

특히 비대면보다 대면 가입이 편한 금융소비자,비수도권 거주 소비자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게 은행권 예상이다.거점점포에 가더라도 고객 불편함이 커진다.PB센터를 찾은 고객들은 한 자리에서 예·적금과 ELS에 동시 가입해왔는데 이제는 고난도 상품 창구를 분리하면서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금융지주가 종합 자산관리 차원에서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별도의 창구로 분리돼 이제는‘복합점포의 특장점’이 희미해진다.

시중은행 PB는 “ELS가 대표적인 중수익 상품이기 때문에 한 번 내점한 고객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예·적금과 ELS에 동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창구 구분으로 고객의 불편함이 발생할 것이다”고 짚었다.

은행권의 채널 전략·인력 배치·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당장 물적 요건을 갖추려면 층을 분리하거나,별도 출입문을 두는 등 영업점 공사도 진행해야 한다.이런 비용을 투입할 만큼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는지,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는지까지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은행들은‘전담인력’을 갖춰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토로한다.실제 현업부서 담당자들은 최근 한 자리에서 모여 “고난도 상품 판매 전담직원은 다른 업무는 할 수 없도록 제한이 되는 것인데 인력 운영 측면에서 상당히 난관이 크다”며 고민을 공유했다.영업점 직원 수를 줄이고 있는 와중에 전담직원을 배치하는 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은행,사업 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은행의 사업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예컨대 한 은행은 지난해 ELS를 6조원 가량 팔았는데 거점점포로 제한이 생기면서 관련 비이자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원금을 보장하는 ELB,최근 인기가 높은 ETF와 방카슈랑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지 않은 은행은 WM부문 수익 포트폴리오와 핵심성과지표(KPI)도 다시 짜야 한다.

은행이‘자산관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고난도 상품=증권사’라는 공식이 짙어진다는 부담도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상품 가입을 원하는 고객이 증권사 상품에 가입하면서 오히려 위험성이 더 높은 증권사 ELS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며 “집 근처 주거래 지점을 두고 다양한 상담을 받고 있던 은행 고객에게는‘주거래 지점의 의미’가 없어져 정작 필요로 하는 은행 직원이나 담당자의 조언을 구할 수 없게 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고난도 상품은 원금 보장이 되는 은행 예·적금과 착각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은행에 가면 당연히‘안전하다’고 생각해 두 상품군 간 완벽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어 이번 조처를 한 것이다”며 “불완전판매 제재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과징금 수준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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