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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엔터·블록체인까지 회원사 저변 넓혀…네이버·카카오·하이브·두나무 가입
과거 전경련에 거리 뒀던 기업들,'새 한경협' 러브콜에 화답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젊어졌다.한경협은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의 오래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다양한 회원사를 들이면서 바꿔가고 있다.아모레퍼시픽,위메이드 등 뷰티·게임사부터 네이버와 카카오,하이브 등 IT·엔터테인먼트 기업까지 품으며 협회의 영역을 신사업까지 넓혔다.

변화의 흐름 중심에는 류진 회장이 있다.2023년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한경협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한경협은 '정경 유착' 이미지와 '재벌 이익 대변 단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올해 '만장일치'로 연임을 확정한 류 회장은 앞으로 2년 더 협회의 회춘 과정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연임을 확정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이 2월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연임을 확정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이 2월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영입 1순위' 네카오,11년 만에 합류

2023년 8월,전경련의 간판이 내려갔다.전경련은 설립 초기부터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정부 경제정책을 지원했고,먹튀 검증 토토 사이트 슬롯검증사이트제조업 중심 대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이 과정에서 '정경 유착'이 발목을 잡았다.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며 전경련의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고,국민적 신뢰도도 바닥으로 떨어졌다.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줄줄이 전경련을 탈퇴하면서 대표적인 경제단체로서의 위상도 실추됐다.

전경련의 새 이름은 한경협이 됐다.1961년 단체가 처음 설립됐을 때 사용한 명칭이다.'새 한경협'의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인물이 류 회장이다.류 회장은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변화시키고,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회복시킬 적임자란 평가를 받아왔다.2001년부터 20년간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단체의 부침을 지켜봐온 그는 4년간 회장직을 고사하다가 고심 끝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 회장은 국제 경험이 많고,글로벌 인맥이 탄탄한 '미국통'으로도 유명하다.당시 한경협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험과 지식,네트워크가 탁월하고,(단체가)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글로벌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직의 이미지를 바꾸고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받아든 류 회장은 취임 초기 풍산그룹보다 한경협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취임 첫해부터 글로벌 미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새 기회를 모색했고,"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를 끊어내겠다"면서 한경협에 윤리위원회도 신설했다.

4대 그룹 복귀 이후 협회의 색깔을 바꾸기 위해 새 회원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제조 대기업 중심이던 협회를 IT 등 신사업 분야의 기업들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류 회장 취임 직후 한경협은 네이버·카카오·하이브 등에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경협은 지난해 2월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게임사 위메이드를 비롯해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매일유업 등 다양한 기업을 신규 회원사로 유치했다.올해는 네이버·카카오·하이브·두나무를 영입했다.국내 대표 IT·엔터테인먼트·블록체인 기업까지 협회에 들어오면서 한경협의 색깔도 확연히 젊어졌다.이 밖에도 KT·메가존클라우드·한국IBM 등을 신규 회원사로 추가 영입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이 2024년 5월2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한미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이 2024년 5월2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한미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회장단,도박 처벌 디시젊고 다양하게 구성하겠다"

10여 년 전 '전경련' 합류를 거절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경협'의 러브콜을 수락한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됐다.2014년 전경련은 조직을 혁신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제단체로 도약하겠다며 회원사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했다.'영입 1순위'가 네이버와 카카오(당시 다음)였다.

그러나 양사는 전경련의 제안을 거절했다.전경련이 갖고 있던 보수적 이미지 때문이다.당시 중견기업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에 가입돼 있던 네이버는 전경련에 가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인터넷 생태계 발전과 상생 노력을 경영 화두로 삼았던 다음 역시 전경련에 가입해 대기업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마음을 바꾼 데는 한경협의 이미지 변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류진 체제'의 한경협이 다양한 신사업 분야로 회원사를 확장하면서 '전통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옅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네카오'가 구글·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AI 등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할 협회의 필요성이 커졌다.앞서 한경협은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 전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에볼루션 라이트닝카지노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AI 혁신위원회'를 신설한 바 있다.

2023년 8월 전경련은 1961년 단체가 처음 설립됐을 때 사용한 명칭인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다.ⓒ시사저널 박정훈
2023년 8월 전경련은 1961년 단체가 처음 설립됐을 때 사용한 명칭인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다.ⓒ시사저널 박정훈


다양한 국가에서 경제협력위원회를 운영하며 교류하고 있는 한경협의 조직도 글로벌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짙어진 상황에서,재계는 미국통인 류 회장의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1년 이상의 신중한 검토 끝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업계 관계자는 "산업 변화가 워낙 빠르고,트럼프 정부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도 가중되면서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한국 경제 성장동력 확충과 산업계 협력을 위해 가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 회장단을 더 젊고 다양하게 구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회장단은 제조업 위주였지만,IT·엔터 기업이 뜨고 있어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회장단을 젊고 다양하게 구성해 젊은이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경협은 지난해 9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 등을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하면서 금융,식품,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회장단의 외연을 확대한 바 있다.올해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만큼,새로 영입한 회원사들로 '젊은 회장단'을 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석우 두나무 대표 ⓒ연합뉴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석우 두나무 대표 ⓒ연합뉴스


하이브 방시혁·두나무 이석우 등 '뉴 총수'들도 눈길

한경협 회장단 구성에도 변화가 예고되면서,새롭게 합류한 수장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2월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64회 한경협 정기총회에는 BTS 소속사 하이브,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등 새롭게 합류한 회사의 수장들이 참석해 재계 인사들과 첫 상견례를 했다.

하이브에서는 방시혁 의장,이재상 사장이 함께 참석했다.특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그동안 미디어에 노출되던 모습과 달리 체중을 크게 감량한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새로 합류한 방 의장과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류 회장 양쪽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네이버·카카오·하이브·두나무를 비롯해 SK하이닉스·포스코·HS효성·고려아연·한국투자금융지주·동국제강 등 다양한 분야의 회원사 46곳의 가입도 확정됐다.이로써 한경협 회원사는 총 470곳으로 늘어났다.류 회장은 "다방면의 업체들이 들어오는 것을 좋은 현상으로 본다"며 "신입 회원사가 많이 들어와서 (조직이) 젊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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