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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02억6800만달러(약 41조2901억원)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이는 쿠팡이 연간 실적을 처음 공개한 2013년(477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6배 성장한 수치다.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의장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 점이 우리의 원동력"이라며 "새벽·당일배송 확대와 상품군 다양화,제주도 새벽배송 론칭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 단일 유통사로 연매출 40조원을 넘은 것은 쿠팡이 최초다.이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뿐만 아니라 전통 유통 강자인 이마트(29조원),리버사이드 토토롯데쇼핑(13조9000억원)의 연결기준 매출도 뛰어넘는 수치다.이마트와 백화점을 포함한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35조5900억원)도 앞질렀다.국내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10조7000억원)와 카카오(7조8000억원)의 매출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수익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지난해 쿠팡의 영업이익은 4억3600만달러(6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지난해 4분기 반영된 덕평 물류센터 화재 보험금(2441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912억원에 불과하다.이는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부과될 과징금 1628억원을 선반영한 영향이 컸다.
수익성 악화에는 쿠팡이 지난해 1월 인수한 파페치의 적자도 영향을 미쳤다.2007년 영국에서 설립된 파페치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전 세계 190개국에 판매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이다.인수 직전 연간 영업적자가 1조원에 달했으나 쿠팡은 연간 거래액이 40억달러(5조7320억원)에 이르는 점과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수했다.
인수 이후 쿠팡은 구조조정과 운영 효율화에 나섰지만 적자를 피할 순 없었다.파페치는 지난해 1분기 411억원,2분기 424억원,침 맞고 더 아픔3분기 27억원의 조정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하며 쿠팡 실적에 부담을 줬다.이 때문에 파페치 인수가 김범석 의장의 실패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4분기 41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올해도 흑자 기조를 유지한다면 쿠팡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김 의장도 파페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그는 "파페치는 1년 전만 해도 분기당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던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개선됐다"며 "체계적인 실행 전략을 통해 운영을 간소화했고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쿠팡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점도 파페치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쿠팡은 지난해 10월 럭셔리 뷰티 브랜드와 로켓배송을 결합한 '알럭스'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과일·수산·채소·정육 등 다양한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프레시'를 론칭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쿠팡은 공산품 중심의 유통사로 인식돼 고급 시장과는 거리가 있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 지속적인 프리미엄 상품군 확대와 충성 고객층 확보를 통해 폭넓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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