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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 익숙한 尹…'거대 야당' 야유·비난 견디기 어려웠을 터
정상적 판단 힘들었나…계엄 파행 일으켜 '내란 수괴' 피의자로[편집자주] 영문자 로키(low key)는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 '솔직하되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을 때' 쓰인다고 합니다.솔직하되 절제된 글을 쓰겠습니다.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있다.2021.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있다.2021.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검찰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A 간부를 최근 만났다.그는 앉자마자 더불어민주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야당의 탄핵소추권 남발과 입법 독주로 국정을 마비시킨 것은 사실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그러나 그조차도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지는 않았다.


검찰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B 간부는 윤 대통령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B 간부에 따르면 '검찰 간부 시절' 윤 대통령은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이 아니었다.큰 방향을 설정하고 수사 외풍을 막아주는 것이 장점이었다.검찰총장일 때든 서울중앙지검장일 때든 윤 대통령이 큰 그림을 제시하면 세밀하게 검토해 허점을 보완하고 실행토록 한 것은 참모들의 몫이었다고 한다.

그런 윤 대통령은 왜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 '비상계엄'이라는 파행을 일으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됐을까.대통령이 된 후 유능한 참모진이 없었던 걸까?아니면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간신배만 가까이해서?모두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검찰 조직의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해져 대통령이 된 후 이견이나 반박,마이크로소프트 마작비판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B 간부)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4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었다.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면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었다.윤 대통령은 야당에 '격노'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이 야당의 비난과 야유를 견디지 못해 시정연설에 불참했다고 직접 밝힌 것이다.대통령도 사람이라 심기가 불편할 수 있고 격노할 수도 있다.대통령이 임명한 정부 부처 수장을 줄줄이 탄핵하고 정부의 2025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한 야당 역시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국회 협조'를 당부하던 윤 대통령이었다.그러면서 야당 의원들과의 대면을 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대검찰청 중수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직에 오른 그는 이견·반박·비판에 익숙하지 않을 터다.집요할 정도로 몰아세우는 야당의 야유나 비난을 당연히 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서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말했다."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84일간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후회하고 있을까?그는 탄핵 심판 내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했다.하지만 경찰에 체포되기 전 한 측근에게 "한 번 잡혀들어가면 다시 풀려나기 힘들 것"이라는 말했다고 한다.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 법률가다.비상계엄이 위헌성·위법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것은,슬롯 요율작업윤 대통령이 도대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느냐는 것이다.비상계엄은 대통령의 임기가 무려 2년 5개월 남은 시점에서 선포됐다.한동훈 전 대표가 저서에 밝힌 대로 대통령 임기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을 가능성이 있었다.다른 상황을 고려해도 시간은 '윤 대통령과 야당의 편'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검사 후배'이자 '유능한 참모'였던 한 전 대표까지 정치적으로 자신을 압박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던 걸까.아직은 알 수 없다.다만 검사 시절 내면화한 경험과 성향은 여의도 경험이 없어 정치력이 부재한 그를 대통령으로 끌어 올렸으나 조만간 권좌에서 내려오게 만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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