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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냐 헤트만츄크 주(駐)나토 우크라이나 대표 내정자 인터뷰
“지금은 지원국과 수혜국 관계에 머물러 있는 한국과 우크라이나 관계가 군사·안보 분야를 위주로 더욱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북한과 러시아가 긴밀한 관계로 발전하는 가운데,우크라이나군의 현대전(現代戰) 경험이 한국의 소중한 군사적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양국이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확히 만 3년째가 되는 24일.이날 우크라이나 시민사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은 알료냐 케트만츄크(Alyona Getmanchuk)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러시아의 침략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한국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왔다”라고 했다.우크라이나의 외교안보 연구기관‘뉴 유럽 센터(New Europe Center)’의 소장이자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케트만츄크는 현재 주(柱)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우크라이나 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한국에서 두 차례 진행된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협상,북한군의 참전 등의 전황에 대한 의견을 전하면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아래 일문일답은 두 인터뷰를 시간 순서와 관계 없이 하나로 합친 것이다.
-인터뷰 전날인 23일,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보장한다면 자신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두 사안을 등가교환하자는 의미가 아니다.이 발언이 나오기 전 사전 맥락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러시아는 꾸준히 젤렌스키가 독재자 유형의 정치인으로 변하고 있다는 선전을 해 왔다.그러나 실상은 전혀 반대다.젤렌스키는 언제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지만,안보 상황 때문에 선거를 치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안보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기간이 최소한 반 년은 유지돼야 공정한 선거가 가능하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안팎의 일치된 견해다.만약 우크라이나가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끼고,전쟁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완수한다면 젤렌스키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이같은 젤렌스키의 뜻은 이번 선언과 관계 없이 계속돼 왔던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안전과는 거리가 매우 멀고,이는 러시아와의 휴전이 합의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우리는 러시아를 믿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안보 보장을 위해 싸워야 한다.과거에 러시아와 맺은 모든 합의와 모든 거래는 러시아에 의해 위반됐다.앞서도 그랬듯,러시아는 휴전 기간을 거치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주변 나토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기 위해 군을 재정비할 것이다.(젤렌스키가) 자신의 대통령직에 대해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배경에는 이런 논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꼭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째,이미 역사적으로 대서양 유럽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에게‘최고의 안보 보장은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 협약의‘집단방위 체제’가 러시아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다.이 때문에 러시아는 나토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나토 동맹국을 공격한 적이 없다.이는 나토 방위 체제가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나토 가입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안보 보장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나토 가입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가장 저렴한 옵션이기도 하다.개별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배치하거나,재정 지원을 하는 것보다 나토를 통한 지원이 훨씬 눈에 덜 띄고,훨씬 비용이 덜 든다.
두 번째는 안보 보장 그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안보 보장의 기반이 되는 신뢰에 관한 것이다.우크라이나가 나토에 편입된다면,국제 사회가 한 뜻으로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태도에 저항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제국주의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러시아에게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적 공격이 결국엔 아무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교훈이 필요하다.이처럼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세계 지배 야욕을 꺾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다른 여러가지 수단들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나토 가입에 비해 훨씬 비생산적이고 효율이 좋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종전 협상을 추진하며 지나치게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트럼프가 집권 이후 러시아 쪽으로 가까워진 것은 맞다.그러나 아직까지는 대략적인 종전 구상의 대략적인 요소들만 발표됐을 뿐 명확한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러시아 쪽으로 살짝 가까워졌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쪽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본다.종전 협상은 결국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더불어 러시아 쪽으로 지속적으로 가까워진다면 유럽 국가,무엇보다 미국 내에서 큰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결국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거래가 트럼프와 미국에게도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란 점을 트럼프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러시아에 의해 우크라이나가 붕괴되는 것이 트럼프가 제일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 3주년 기념일에 한국을 찾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한국을 방문한 주된 목적은 러시아의 대규모 침략 3주년을 맞이해 이곳에 온다는 것이 매우 상징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지난 3년 동안 전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3년 전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단독으로 전쟁을 시작했다.그러나 지금은 북한,이란,중국과 함께 싸우고 있다.러시아는 이들 국가의 지원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처럼 러시아의 침략이‘세계 전쟁’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고,한국의 안보 역시 이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양국이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보는지.
“가장 우선적으로 국방·안보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한국은 무기와 장비 수출에 관해 여러 가지 입법적 제한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룰렛 코딩그래도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거둔 몇몇 군사·기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예를 들어,우리의 국방 산업의 생산 능력은 꽤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다.실제 전장(戰場)에서 곧바로 신기술을 테스트하면서 개발하고 있다.현재 상황에서 이런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생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실전에서 그 성능이 입증된다는 뜻이다.
북한군은 실전에서 드론전을 비롯한 현대전을 학습하고 있다.이들이 배운 노하우와 기술은 향후 한반도 안보 환경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따라서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예컨대 우리가 드론전,해상 드론전,기타 현대전에 관한 실전 경험과 교훈을 공유한다면,한국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무기 지원과 관련해선,우리도 한국의 입법적·정치적 제약을 이해하지만,이제 양국이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찾아보자는 것이다.단순한 기부자(지원국)와 수혜자(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넘어서는,좀 더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한국과 해보고 싶다.우리가 이번 전쟁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예: 드론전,사이버전 등)을 역으로 공유할 수 있다.한국이 안보 위기에 처할 경우,우크라이나 또한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는 러시아와 깊은 경제 관계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만약 전쟁이 끝난 뒤‘러시아 시장과 다시 비즈니스를 재개하면 된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면,그 시장은 이미 독이 잔뜩 올라 있는(toxic) 상황일 것이고,대외 투자처로서 매력도 크게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반면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사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투자 시장이 될 전망이 크다.이는 한국 기업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개인적으로,군사·재정·인도적 지원 등 모든 형태의 지원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한국이 꼭 무기를 줘야 한다거나 그런 조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다만,전쟁이 장기화되고,북한과 러시아의 결탁이 더 깊어지는 걸 방치한다면,한국 안보에 더 큰 파장을 몰고 오게 될 위험이 있다.한국은 나토 회원국과 방산 협력을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유럽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한국은 그런 면에서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고,미성년자 토토 사이트 히 츠벳자국의 방위산업 역량도 높기 때문에,유럽에서 중요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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