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해 12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조사하면서 자술서 형식의 메모를 확보했습니다.
모두 넉 장입니다.
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야간에 있었던 만화 같은 일들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그날 대통령에게 2번 전화 왔고,1번 전화를 드렸다"고 메모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10시 53분 걸려온 두 번째 전화에 대해 "봤지?비상계엄 발표하는 거.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싹 다 정리해.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자금이면 자금,해외 송금 블록 체인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꼼꼼히 적었습니다.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 내용도 기록했습니다.
홍 전 차장이 "대통령 전화 받았어.방첩사를 지원해주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이 "이걸 도와달라.저희 체포조가 나갔는데 소재 파악이 안 된다.명단을 불러드리겠다.시간이 없다.그냥 불러드리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대로 작성한 명단도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모두 14명입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밤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한 상황도 기록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전화주셨다.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한다.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고 하자 조 원장이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시죠"라고 했고,"'그래도 업무지침이나 방향을 주셔야죠'라는 말에는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는 겁니다.
이 메모는 계엄 당일 상황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작성 시점은 작년 12월 6일 국회 출석 전이었습니다.
홍 전 차장은 이 메모를 토대로 국회와 헌재에서 일관되게 증언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계엄 직후에 기록을 해뒀다는 점에서 이 메모는 홍 전 차장 증언의 신빙성을 높여줄 또 하나의 핵심 물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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