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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규로 254억원 손실…창사 이래 첫 폐쇄
노조 부분파업에 전체 공정 중단 불가피
성과급 450%+1000만원 제시안도‘거부’
업황악화·관세 위기 속 파업까지 삼중고
"현대차와 같은 성과급 요구,스포츠 토토 토토 24이치 안 맞아"[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현대제철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1953년 창사 이래 첫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현대제철은 24일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산세압연설비(PL/TCM)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이 설비는 냉연강판 생산에 앞서 소재인 열연강판 표면 불순물을 제거하고 후공정인 냉연강판 생산라인으로 보내기 위한 사전 압연 작업을 한다.냉연 생산라인의 선공정으로 연속 공정 특성상 해당 설비가 가동되지 않으면 소재 고갈로 후공정도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해지는 구조다.
현대제철 당진냉연지회 노조의 PL/TCM 부분 파업으로 해당 공정뿐만 아니라 냉연 전 공정의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회사 측은 “막대한 손실과 고객사 신뢰 하락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법원의 직장폐쇄에 대한 판례에 따르면 회사가 대항성과 상당성을 갖춰야만 직장폐쇄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대항성은 회사가 노조의 쟁의행위 이후에 방어적인 목적으로만 실시할 수 있다.상당성은 직장폐쇄에 대해 중대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제철 측은 “이번 직장폐쇄는 노조 쟁의행위 돌입 이후 시작돼 대항성을 갖췄다”며 “회사가 제시한 성과급을 실제 지급할 경우 무리한 성과금 지급 요구로 적자 전환되는 등 판례가 요구하는 상당성도 갖췄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473억원의 흑자 상태였으나 성과금 제시 이후 약 650억원 적자로 전환해 이날 수정 공시됐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를 넘어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임금과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 450%+1000만원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파업을 거듭하고 있다.지난 11일에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현대제철 전국 사업장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22일까지 노사분규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만톤(t)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으며 손실액은 2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놓인 가운데 현대제철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노조가 회사 경영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지만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무리한 요구는 타당치 않다”며 “특히 같은 그룹사라는 이유만으로 엄연히 다른 경영 주체인 현대차와 같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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