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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1차 1라운드 11위서 1·2차 종합 2위로
2라운드선 손빈아와 공동 1위 기록하기도
“가지 말라고 애원했건만,못 본 채 떠나버린 너~.소리쳐~ 불러도,아무 소용이 없어라….”
현철(1942~2024)의‘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1982)을 부르는 가수 김용빈(33)의 눈망울 속엔 슬픔과 그리움이 교차했다.애타는 듯 가슴에 손을 올렸지만,절규하거나 흐느끼지 않았다.여느 때의 김용빈처럼 오른쪽 입가의 보조개를 살짝 드러내며 방긋 웃었다.맑게 빛나는 두 눈은 그간 쌓인 눈물을 담아내는 그릇이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미스터트롯3’10회 준결승‘톱 10 결정전’레전드 미션 개인전에서 김용빈이 역전 드라마를 쓰며 1·2라운드 종합 2위로 뛰어올랐다.2라운드 결과만 두고 보면 김용빈은 종합 1위인 손빈아와 동률 1위였다.
이날 김용빈은 마스터 총점 1278점으로,역시 현철의‘수선화’를 선곡한 손빈아(1286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국민 대표단 점수에선 김용빈은 168점(200점 만점)으로 1위.손빈아는 160점으로 두 명 모두 1446점이다.
나직이 읊는 듯 마이크에서 입을 뗀 김용빈은 음절 사이사이 호흡과 볼륨 조절로 청중을 흡입하기 시작했다.꾹꾹 눌러담아 최대한 담백하게 감정을 걸러내면서도,섹트 도박그가 부르는 가사 한 마디엔 인생 한 구절이 녹아들었다.목소리가 악기이자,그 자체가 오케스트라였다.
마스터 장윤정은 “엄청난 큰 수조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렸는데 수조를 물들이는 것 같은 힘을 갖고 있는,대스타가 될 상인 것 같다”고 평했고,박현진 작곡가는 “노래의 길을 안다”면서 “최고의 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선곡한‘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은 무명 가수 현철이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작곡한 노래로,던파 카지노 수익지난해 발인식에서 그를 배웅하는 길에 울려 퍼진 조가(弔歌)이기도 하다.현철은 어린 시절 신동으로 이름 날린 김용빈을 향해 “앞으로 가요계를 이끌 큰 가수가 될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대선배’다.
김용빈은 어렸을 때부터 그를 키워준 할머니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지난해 작고한 할머니를 가슴에 묻은 그는 이번 도전을 앞두고 “가수가 꿈이셨던 할머니는 손자가‘미스터트롯3’무대에 서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 하셨다”면서 “할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일곱 살 때 대구 백화점 경연 대회 최연소 장원을 하며 각종 매스컴을 탄 뒤,열두 살 때인 2004년‘남인수 가요제’에서 청소년부 대상을 받고 앨범을 취입하며 정식 데뷔했다.남인수 가요제 당시 심사를 맡았던 가수 겸 작사가 반야월 등 당대 원로 가수,작사 작곡가 등으로 부터 “몇 십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동 시절,당시 유행가는 물론 옛날 전통 트로트까지 파고 드는 모습에 가수 태진아와 송대관은 그를 향해‘걸어 다니는 트로트 백과사전’이란 애칭도 붙여줬다.
각종 순회공연을 하면서도 교도소·보육원 등을 다니며 수백 회 무료 공연 봉사도 나섰다‘차세대 트로트 한류 스타’로 주목받으며 열여섯 살에 일본에 본격 진출했지만,미성년자가 설 수 있는 무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평생 가슴에 남는 노래를 하고 싶다”며 택한 길이었지만‘성장’은 그에게 축복이자 불행이었다.카랑카랑한 고음이 굵은 중저음으로 변하고 키도 훌쩍 커졌지만,그는 점차 잊힌 존재가 돼 갔다.외면과 좌절로 다져진 상흔은 폭넓은 감정선과 절제미로 극화했지만,스스로 외부와 문을 닫아버렸다.7년간의 칩거.공황장애 등을 약으로 버텨냈다.
‘미스터트롯3’를 통해 그는‘제2의 성장’을 하고 있다.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홀로서기를 하며 혼자 밤새워 연습한다.네 살 때 할머니를 따라 종일 트로트를 부르던 때처럼,일본 진출을 위해 하루 9시간씩 일본어 공부를 했던 시절처럼 다시 마음을 잡아내고 있다.
김용빈은 “요즘 행복하다”고 말했다.함께할 동료가 있기에,응원해 주는 팬 덕분이라고 했다.세상을 향해 성큼 내딛는 그의 각오를 알아챈 것일까‘호랑이’마스터 박선주는 말했다.“김용빈의 노래엔 오디션에서 매일 봐야 하는 박자와 리듬이 없어 좋다.김용빈만의 것이 좋다”고.한마디 덧붙였다.“그냥 난 용빈이가 좋아.”
이날 시청률은 15.2%(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손빈아,김용빈과 함께 춘길,최재명,추혁진,박지후,남승민,유지우,남궁진,천록담이 톱10에 올라 다음 주 톱 7 결정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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