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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대해부 특집6-지구와사람 대표인 김왕배 연세대 명예교수
[주간경향]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지구와사람 대표)가 지난해 7월 출간한 <도덕감정의 사회학>(한울아카데미)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극우의 부상을 들여다보는 창이다.지금 상황을 진단한 책 같다.김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보수 자리에 극우,언론 자리에 유튜브 요설꾼,종교 자리에 사이비 교주,정치 자리에 선동과 거짓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이들 반지성주의 동맹의 병리적 증상에 한 무리가 응답한 게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라며‘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젊은 세대의 극우화 문제를 두고 추가로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우주의의 속성은.
“강렬한 인종주의나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 표명,적과 동지의 이분법에 의한 세계관,이에 따른 전자의 악마화와 폭력 동원,공격성이다.자신의 세계관에 대한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순종도 빼놓을 수 없다.극단주의와도 이어진다.극좌든 극우든 이분법에 따라‘적’을 증오하며 공격,소멸시키려는 특징이 있는데,이번 극우화 현상에선(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극단주의가 도드라졌다.”
-젊은 세대의 극우화는 언제부터라고 보나.
“우선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젊은 세대 일반이 아니다.극우화된 일부 젊은 층이 표면으로 나왔다.또한 극우와 보수는 차원이 다르다.다만 일부 보수의 성향이 극우화로 이어지기도 하는데,특히 20대 남성의 보수화 경향은 오래전부터 발견됐다.미국에서도 1950년대 젊은 층의 보수화 현상이 나타났다.한국도 이미 극우적 동향의 전조들이 있었다.2010년대 초반‘일베(일베저장소)’등이 출현했다.자유청년연합도 등장했다.이들은 남성성(근육질의 숭배),가부장성,산업화와 독재자 혹은 영웅 찬양,반페미니즘적 성향을 보였다.”
-극우화의 배경은.
“극우화된 청년층을 논의하기에 앞서 2030 세대가 왜 보수화되는지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대략 2030 세대는 1990년대~2000년대 중반 태어났다.소비자본주의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태어나 자랐다.이들 세대에게 이전 2030 세대의 투쟁 목표였던 민주주의 가치는 과거 역사일 뿐이다.이들 부모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다.세상에 대한 신뢰는 약화하고,교육현장의 경쟁적 입시 열기는 더욱 강해졌다.공동체의 연대는 약해졌다.사람들은 각자도생의 길로 빠져들었다.몇몇 사회학자는 이들 세대의 삶을‘생존주의’라 불렀다.생존주의는 서바이벌 게임처럼 생존 자체를 위한 경쟁이다.왜 경쟁해야 하는지 따지기보다는 평균에서 탈락하지 않으려 그저 경쟁하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이 흐름을 개인주의의 심화 과정으로 봤다.
“개인주의는 양가의 의미가 있다.하나는 집단주의적 획일화된 생활양식이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의 주체성,결정,자립성,취향,개성 등이 발현되는 과정이다.다른 하나는 경쟁주의하에서 고립화,파편화가 심화하면서 공동체(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나 오로지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몰입하는 경향을 띠는 것이다‘자기 과잉‘자기 애(나르시시즘)’이라 표현하기도 한다.디지털 문화는 이런 고립화를 오히려 촉진했다.개별화 현상을 부추긴 것이다.또 사회는 포퓰리즘에 취약해지고,노 리밋 슬롯 추천집단화됐다가 사라지면서도 지속하는 개별화된 대중사회가 됐다고 본다.이런 사회에서는 승자와 패자 구분이 분명해진다.다들 탈락의 불안을 느낀다.이 불안이 불만으로 나타났다.이를 실존적·사회적 불안이라 부른다.”
-불안이 불만에 그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모두가 평등한 듯 보이는 화려한 소비자본주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를 겪기도 했다.존재에 대한 인정욕구나 존재론적 불안은 걱정,근심,무기력으로 나타난다.다른 한편으로는 타자나 세상에 대한 분노로도 이어진다.인정 욕구나 불안은 포퓰리즘적 선동이나 카리스마적 유혹에 쉽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자신을 인정해 주는 집단의 유혹에도 쉽게 빠진다.실존개념인 불안은 다소 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두려움은 비교적 대상이 분명하다.불안을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공하거나 제시하는 집단이 존재할 때,맹목적으로 자신들의 불만과 분노를 투사하는 이들이 나타난다.예를 들어 극우선동집단이 한국사회의 두려움 대상으로 만든 것은 공산당(북한)이다.예전엔 종북좌파니 빨갱이 간첩이니 하는‘북한과 연상된 집단’하나만으로 충분했다.그러나 북한이 약해지면서,중국 공산당을 끌어들여 위협적 존재로 인식하게끔 하고 있다.여기에 반국가 세력이라는 딱지를 여기저기 붙인다.거기다‘부정선거론’도 더했다.”
-‘두려움의 대상’을 만드는 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 듯하다.
“미국이나 유럽은 인종 문제가 상수로 존재했다.백인우월주의 집단은 이민자나 난민을 위협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냉전 시기 그 대상이 공산주의 세력이었다.매카시즘이 한 예다.소련 붕괴 이후 이민과 난민,이슬람,사설 토토 걸릴 확률 제로 사이트중국을 적으로 삼고 있다.”
-극우화를 매개하거나 촉발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극활성화’다.이런 매체들이 기존 언론을 능가하거나 무기력화한다.전 세계적 현상이다.청소년들이 이런 매체에 쉽게 노출된다.10대 때부터 우경화 가능성에 놓인다.한편 윤석열의 집권이나 트럼프의 재등장이 청년 극우들에 힘을 실어줬다.트럼프의 부정선거론과 의회 점거 폭동을 보라.한국의 부정선거론과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도 닮은 꼴이다.윤석열 정권의 분열과 갈등 조장의 정치는‘힘센 놈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본다.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정치윤리가 기능하지 않는다.”
-종교 문제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우파 기독교의 신도를 동원한 정치세력화는 더 노골화됐다.기존 보수 교단도 전광훈 목사의 세력화에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심지어 김진홍 목사 같은 이도 이번 기회가 기독교의 적극적 공세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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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결합도 눈에 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소위 태극기 부대가 세력을 조직화할 때만 해도 노인층과 젊은 층이 분리됐다.세대 단절이었는데,지금 부분적인 세대 동맹이 이뤄지고 있다.앞서 문재인 정권 때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회침체기에 보수 집결이 강화한 것도 동맹의 이유 중 하나다.주의 깊게 보면 극우 청년층이나 우파 노년층의 공통점이 있다.주변화와 소외다.앞서 말한 대로‘인정의 부재’로 인한 불만이다.생의 주기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듯한 노년층의 소외감과 경쟁의 패배에 따른 청년층의 박탈감이 서로 연합하고 있다.일부 기득권층들도 기존 지위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극우화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선전·선동도 극우화를 촉발하고,강화한다.아까 말한 극우 집단의 주도자들은 불안,불만에 빠져 주변화된 이들을 애국시민,stake사이트국가 중추 세력,미래 세력 등 주어로 불러주면서 인정 욕구,주체화의 욕구를 채워준다.”
-탄핵 사태 이후 공화국 가치와 민주주의 문제를 고민하는 이가 많다.
“아까 말한 극단주의는 서로 간의 경쟁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개방성,포용성,다양성은 민주공화주의의 전제 조건인데 이 토대가 허물어지고 있다.민주공화주의 가치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곳은 한국만이 아니다.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기득권의 탐욕과 대중의 이해관계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한국은 민주주의 역사가 긴 듯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1987년 이후 형식적 민주화,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시민사회운동과 가치 전파가 이뤄졌지만,실질적인 일상의 민주화,참여,가치규범의 내면화 등은 지체됐다.2000년대 중반부터는 신자유주의,글로벌자본주의에 더욱 강력하게 편입했다.한편으로는 분단과 갈등(이념·군사적 갈등)이 상존한다.우파 정치집단은 계속 이를 정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안은?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솔직히 미래도,답도 잘 보이지 않는다.예를 들어 (부정선거론 등을 믿는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대화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그럼에도 대화를 시작하고,지속하는 게 필요하다.미러링 방식은 대립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원론적 답일 수 있지만,극한 갈등을 일으키는 양당제 정치를 헌법 개정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극단주의자 경계를 위해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의 포괄적인 연대도 필요하다.창의성과 소통의 능력,상상을 질식시키는 교육의 전면적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사회자본이라 불리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사회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선언이 아니라 일자리,기회 및 자원의 획기적인 분배와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이런 구체적 대안의 실천은 사유와 판단의 역량을 키워야 가능해진다.뜬구름 잡는 얘기일지 모르나 인간 행위자의 도덕감정도 필요하다.”
-도덕감정을 설명해 달라.
“사유와 판단,실천 의지를 끌어내는 감정이다.간단히 말해 타자를 사유하는 감정이다.부채감과 죄의식이라는 실존적인 감정에서 공감과 상상력,양심과 책임의식,정의와 관용,신뢰와 연대를 지향하는 감정이다.신뢰와 연대를 구축하는 에너지다.유약하고,연약한 감정이 아니다.도덕적으로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감정이며 행위다.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폭로하고,버팔로 슬롯 머신 규칙되갚으려는 날카로운 정의감을 소유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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