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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대출 5조 급증…심상찮은 가계부채

토지허가제 풀리고 금리 인하
줄어들던 가계대출 늘어나
당국 "속도 빨라" 예의 주시지난달 감소한 금융권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5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금리 인하 기대와 서울 주요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로 잡힐 듯하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가계 빚 문제가 심해지면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재정·통화정책이 뒤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7일 “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5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작년 말 금융권의 대출 관리 강화로 억눌렸던 수요가 올 들어 풀리기 시작한 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대출 물량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등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살아나 가계대출 증가세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26일까지 2조3015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이를 포함한 은행권 전체에서 3조5000억원,싱가포르 도박2금융권에서 1조5000억원 늘어 이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이 5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월간 가계대출이 지난달 9000억원 감소했다가 이달 급증세로 돌아선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지난해 3월까지 감소하다가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것에 비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이다.최근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 9조7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9~11월에는 5조~6조원대를 유지했다.금융당국의 압박에 작년 12월 2조원으로 줄었고 올 1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4주 연속 올랐다.

2월 가계대출 5兆 늘어…정부 "부동산 가격 동향 예의주시"
"부채 증가속도 성장률 이내 수준…추경·금리 정책 바뀔 정도 아냐"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7일‘2025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발표를 앞두고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그의 우려대로 이달 가계대출은 5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정부는 이날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올해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경기 둔화와 트럼프발‘관세 폭탄’등 국내외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과 대출을 조이는 가계 빚 관리 방안이 상충하는‘정책 엇박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 vs 가계부채 관리

금융위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금융권 협회,카지노 사업 디시주요 은행 관계자들은 이날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다.이들은 금융권이 올해 새로운 경영 목표에 따라 영업을 재개하고 신학기 이사 수요 등이 겹치면서 이달 가계부채가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최근 토지거래허가제 지정이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도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권 처장은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내놔 가계부채가 경제 안정과 성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책당국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기재부 관계자는 “월 5조원 안팎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경제성장률 이내의 수준”이라면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 등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는 현재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거시경제 정책의 방향성이나 금리 인하 기조를 바꿀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진단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인하한 지난 25일 “모든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경기를 진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여·야·정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국정협의회를 통해 논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전세대출 심사 대폭 강화

정부는 가계부채가 경기 부양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에 나선다는 구상이다.작년과 같은 가계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월별·분기별로 대출 총량을 고르게 나누는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또 업권별로도 구체적인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배분할 계획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1%대로 제한하되 지방 건설 경기 지원 측면에서 지방은행은 5~6% 수준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지방 산업 지원 차원에서 지역 밀착형 금융을 담당하는 상호금융은 2%대 후반,저축은행은 4%가량으로 여유를 줄 방침이다.또 시중·지방은행이 지방 소재 주택에 담보대출을 내주면 대출액의 50%를 전체 목표에 추가하는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 하향을 기반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되 필요하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붙여 전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2단계는 수도권 1.2%포인트,비수도권 0.7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 중이다.오는 7월부터는 DSR이 적용되는 모든 대출에 1.5%포인트가 붙는다.

전세자금대출에도 소득심사 체계를 도입하고,전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리스트도 작성하기로 했다.은행이 전세대출 심사를 강화하면 투기적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응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이 실시되면 가계부채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우/박재원/정영효 기자/사진=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