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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위협에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1460원대로 올라섰다.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위협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근래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던 환율은 관세 부과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하루 새 20원 넘게 오르는 등 상승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다.환율이 안 그래도 오름세인 소비자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6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4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전날보다 20.4원 급등한 것으로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달 3일(1467.2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오름폭으로 보면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위험이 가시화됐던 1월 31일(21.4원) 이후 가장 크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147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부터는 진정세를 보이며 1420~1430원대까지 내린 바 있다.그러나 한 달여에 걸친 내림세는 한순간에 상승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발언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고 풀이한다.관세 부과 자체가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거듭 번복하고 나서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미국으로 유입되는 합성마약 문제가 해결 또는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예정대로 3월 4일 시행하고 같은 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전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4월 2일로 한 달간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는 불과 하루 만에 이를 뒤집었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사실상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시장이 휘청이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해 국제금융센터는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미국 정부의 무역정책 보고서 발표가 임박할수록 미국발 관세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선반영이 재개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한·미 간 금리 차가 1.75%포인트로 벌어진 것도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특히 미국 통화당국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측돼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통상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당국은 환율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대비 10% 상승할 때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정도로 내수 경기도 좋지 않아 당분간 원화 가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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