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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승무원 생명 지키는 능동방어장치·드론 재머는 꼭 탑재해야

한국 육군의 K2 전차 훈련 모습.[육군 제공]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올해 2월까지 3만 대 넘는 전차와 장갑차를 잃었다.우크라이나군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누적 전차 손실은 1만100대,장갑차는 2만1100대에 달한다.그 외 러시아군이 잃은 각종 차량은 3만8000대가 넘는다.러시아가 자랑하던 방대한 규모의 기갑전력과 차량화 부대가 3년 사이 사실상 와해된 것이다.러시아 기갑군단을 격파한 것은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량 공급한 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와 드론이다.개전 초 미국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세인트(saint·聖) 재블린’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엄청난 전과를 거뒀다.영국제 NLAW,한국 중국 축구 토토독일제 판처파우스트,스웨덴제 칼 구스타프·AT4 같은 대전차 무기도 전장에서 러시아군 기갑 차량을 대거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러시아군 전차·장갑차 외부에는 철망이나 벽돌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이 중 철망은 슬랫아머(slat armor)라는 장비다.대전차 고폭탄(HEAT) 등 화학에너지 탄두가 탑재된 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대전차 미사일·로켓이 이 철망에 걸리면 불발탄이 된다.벽돌처럼 보이는 장비는 반응장갑(reactive armor)이다.폭발물이나 특수 소재가 들어 있는 금속 상자로,피격 시 대전차 무기 탄두가 발생시키는 메탈제트(metal jet)를 분산·약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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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전차·장갑차가 이들 장비를 도배하다시피 두른 채 전장에 투입되는데도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전차의 경우 시야 확보와 포탑 회전이 필요해 모든 부위에 슬랫아머나 반응장갑을 붙일 수는 없다.장갑차도 시야 확보와 보병 승하차용 도어 때문에 후면이나 측면에는 추가 구조물을 붙이기 어렵다.결국 러시아군은 기갑 차량 손실이 극심해지자 지난해부터 주변 시야와 포탑 회전을 포기한‘터틀 탱크(turtle tank)’까지 만들어냈다.사방에 철판 구조물을 용접해 마치 거북이 등딱지를 쓴 것 같은 모습의 전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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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와 드론의 치명타를 터틀 탱크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제아무리 터틀 탱크라 해도 최소한 시야는 확보해야 하기에 차체와 포탑 앞부분에는 구조물을 달 수 없다.우크라이나군은 바로 이 빈틈으로 대전차 미사일과 드론을 날려 보낸다.러시아 전차가 지붕처럼 덮고 있는 구조물 자체도 문제다.얇은 철판이나 나무 합판,바카라 인생 역전 디시통나무 같은 것을 이어 붙인 것이라서 약한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군은 기관총이나 소형 드론으로 이 구조물을 부순 뒤 2~3차례 연속 공격으로 러시아 전차를 손쉽게 파괴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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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대전에서 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와 드론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전차라는 무기 체계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생존성이 약해지긴 했어도 전차는 여전히 지상군의 공격·방어 작전에서 강력한 근접 화력을 제공하는‘움직이는 포대’이기 때문이다.이에 러시아는 물론,스포츠 토토 배트맨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전차의 생존성을 높이고자 여러 수단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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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IDEX 2025’에서 현대로템이 공개한 K2ME도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전차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그야말로‘끝판왕’수준의 스펙을 자랑한다.K2ME는 2023년 처음 존재가 확인된 K2 전차의 수출용 버전 K2EX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한국군이 운용 중인 K2 전차보다 5t 이상 무겁다.늘어난 무게만큼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화려한 옵션들이 추가됐다.우선 포탑 주변에 탈부착할 수 있는 모듈식 증가 장갑이 설치됐다.기존 K2 전차도 최신 복합장갑으로 강력한 방어력을 확보하긴 했다.K2ME는 복합장갑이 적용된 모듈식 증가 장갑으로 방어력을 더 끌어올렸다.모듈식 증가 장갑은 피격되더라도 그 부위만 떼어내 새 모듈로 교체하면 되기에 정비가 쉽다.

아랍에미리트연합 (UAE)에서 2월 17∼21일(현지 시간) 열린‘IDEX 2025’에 전시된 한국산 K2ME 전차.[현대로템 제공]K2ME 전차는 포탄·미사일·로켓·드론 같은 위협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능동방어 개념을 도입했다.기존 K2 전차가 적의 공격을 자체 장갑으로 견뎌내는 것과 비교된다.우선 K2ME 전차 외부에는 소형 레이더와 적외선 센서·CCD 카메라가 탑재된다.이를 통해 360도 모든 방향에서 전차에 접근하는 물체를 탐지,식별할 수 있다.레이더는 별도의 사격통제시스템·요격탄 발사기와 연동된다.레이더가 미사일이나 로켓을 탐지하면 포탑 발사기에서 요격탄이 자동 발사돼 격추한다.K2ME 전차는 국산 K-APS(능동방어장치) 또는 이스라엘제 트로피(Trophy) APS 중 하나를 선택해 장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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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차단용 전자전 시스템도 K2ME 전차의 강점이다.흔히‘드론 재머(jammer)’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1인칭 시점(FPV) 드론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대전차 전투 현장에서 FPV 드론이 맹활약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K2ME 전차는 방해 전파를 쏴 적 드론이 제어 신호를 상실하고 추락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원격 또는 인공지능(AI)으로 제어되는 기관총(RCWS)을 통해 드론을 직접 격추할 수도 있다.러시아군처럼 조잡한 구조물을 덕지덕지 붙이지 않아도 대전차 무기 대부분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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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강력한 방어력을 갖춘‘풀옵션 K2’전차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현재 진행 중인 4차 양산 계약 기준으로 한국군용 K2 전차는 대당 약 130억 원으로 알려졌다.이는 순수하게 전차만 살 때 가격,즉 단위원가(unit cost)다.가령 한국군 K2 전차와 거의 동일한 사양의 폴란드 수출용 K2GF 모델은 1대에 약 250억 원이다.이는 교육훈련과 탄약,후속 군수지원이 모두 포함된 프로그램 가격(program cost)이다.폴란드가 비슷한 시기에 계약한 미국제 M1A2 SEP(V)3 전차는 프로그램 가격 기준 275억 원 정도다.그런데 이들 전차는 앞서 소개한 K2ME가 갖춘 능동방어장치나 드론 재머,RCWS 같은 첨단 생존성 강화 옵션이 적용되지 않은‘깡통’제품이다.그렇다면 APS와 재머,클럽 플레이어 카지노 프로모션RCWS 같은 장비를 추가한 풀옵션 모델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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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폴란드 국방부는 한국 현대로템의 현지 협력업체 PGZ그룹이 제시한 K2PL 전차 가격이 K2GF보다 2.5배 비싸다고 밝혔다.전차 1대에 625억 원 정도라는 얘기다.물론 이는 K2PL 전차 현지 기술도입 생산을 위한 PGZ그룹의 인프라 투자비용을 당초 합의된 물량 820대로 나눠 계산한 값은 아니다.초도 생산 예정분 60대에 나눠 반영한 가격에 PGZ그룹이 과도한 마진을 붙인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따라서 실제 풀옵션 K2 가격은 625억 원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육군 전차에 대전차 무기 공격을 막기 위한 슬랫아머(slat armor)가 탑재돼 있다.[GETTYIMAGES]해외 유사 사례를 보면 풀옵션 K2 전차의 대략적인 가격을 유추할 수 있다.2022년 노르웨이 차기 전차 도입 사업 당시 제안된 K2 전차는‘깡통’기준 약 150억 원이었다.당시 비슷한 조건의 독일제 레오파르트 2A7NO는 약 450억 원이었다.레오파르트 2A7NO 공급업체인 KNDS는‘신형 전차 표준화’를 선언한 바 있다.2023년부터 계약하는 모든 모델을 풀옵션 버전 레오파르트 2A8 사양으로 통일해 공급한다는 게 뼈대다.지난해 독일군 납품 가격 기준 레오파르트 2A8의 단위원가는 2800만 유로(약 421억 원)다.최근 3년간 유럽 여러 나라에 제안된 풀옵션 K2 전차 가격은 같은 조건의 레오파르트 2A8의 40~60% 수준에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런 점에서 K2ME 전차의 단위원가는 200억 원 안팎일 가능성이 있다.현재 납품되는 내수용‘깡통’K2 전차의 1.5배 수준이다.그렇다면 전차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당 2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전차를 구매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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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차 무용론은 과거에도 제기됐다.가령 베트남전쟁 당시 헬리본 작전(헬리콥터를 통한 공수작전)이 확대되면서 헬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려터진 전차가 필요하냐는 회의론이 나온 바 있다.제4차 중동전에서도 이스라엘군 기갑부대가 이집트군 보병의 대전차 미사일에 큰 피해를 입자 전차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다.걸프전쟁은 전차 무용론이 주류 의견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이라크가 자랑하던 대규모 기갑군단이 전투기와 공격헬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괴됐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많은 나라가 전차 전력을 대폭 축소했고,일부는 아예 전차부대를 없애기도 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와 드론에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서 전차 무용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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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전장의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1대라도 더 많은 전차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3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무기와 전술을 개발해봤지만 결국 전차를 대체할 수단은 없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군은 2023년 여름‘대공세’를 운운하며 자포리자 전선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러시아군도 여러 전선에서 실시한 대다수 공세에서 큰 낭패를 본 것은 마찬가지다.군사 전문가들은 양측의 공세 실패 원인을 기갑부대의 집중 운용이 없었다는 점에서 찾는다.적 방어선을 뚫으려면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주포를 퍼부을 수 있는 다수의 전차가 꼭 필요하다.현대전에서 전차는 포병의 원거리 화력 지원과 보병의 근거리 엄호 속에서 돌파 임무를 맡는다.전차가 돌파구를 열면 장갑차와 보병이 쇄도해 전과를 확대하는 게 일반적인 공격 작전 양상이다.이런 공격 작전을 한 번 하려면 수십 대의 전차와 그 이상의 장갑차로 구성된 대규모 기동부대가 필요하다.대부대 지휘 능력과 군수 보급 능력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러시아 모두 대규모 기갑 공세 작전을 펼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면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나라에는 전차가 필요하다.보병 휴대용 대전차 무기와 드론의 발달로 전차의 생존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전차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결정적 행동’이 불가능하다.결국 전선 교착에 따른 지루한 소모전을 피할 수 없고 인명 피해도 커진다.반면 전차가 충분하다면 공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피해가 있어도 전세(戰勢)를 좌우할 결정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그 전차가 앞서 언급한‘풀옵션 전차’라면 아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 진영을 신속히 붕괴해 전쟁을 조기 종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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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K2ME라는 세계 최정상급 풀옵션 전차를 만드는 나라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국군에는 옵션을 뺀 깡통 전차만 배치하고 있다.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구호가 넘쳐나지만 정작 전차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투자에는 누구도 나서지 않는 듯하다.K2ME 같은 풀옵션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능동방어장치와 드론 재머는 전차 대당 20억 원이면 탑재할 수 있다.유사시 전차 승무원들의 귀중한 생명을 지켜줄 전차 방어력에 고작 20억 원을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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