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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솔직히 탄핵 반대 시위는 완전히 남 얘기라고 생각했거든요.이렇게 눈 앞에서 겪을 줄이야.정말 충격 받았습니다.” (이화여대 인근 주민 A씨)

“귓가에 그때 들었던 욕들이 아직까지 맴도는 기분입니다.살면서 들을 수 있는 욕 그날 다 들은 것 같아요.” (이화여대 인근 상인 B씨)

최근 이화여대가 교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가운데,토토 보는법대학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앞서 이화여대에선 찬반 집회 참여 재학생들 간 마찰이 빚어졌을 뿐 아니라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극우 유튜버들이 학내로 진입해 욕설을 내뱉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과열된 시위 현장을 목격했던 이화여대 인근 주민 A씨는 “못 볼 꼴을 봤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당시 마트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A씨는 이화여대 정문 앞 울타리를 두고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모습에 1분 여간 할 말을 잃고 멍하게 허공을 응시했다고 전했다.A씨는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 순간적으로 인식이 안 됐다”라면서 “다른 일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그 격렬했던 장면들이 떠올라 괴롭다”라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박모 씨도 집회가 진행됐던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다”고 했다.박씨는 지난 26일 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외출을 하던 중 시위대를 맞닥뜨렸고,그중 한 명에게‘길 좀 비켜달라’고 말하다 욕을 먹었다.박씨는 “욕도 욕이지만 욕을 할 때 눈빛이 아주 살벌했다”면서 “말 한 마디 잘못했다 까딱하면 맞을 수도 있겠더라.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끔찍하다”라고 토로했다.

이화여대 졸업생이자 인근에 사는 김모(28) 씨는 아수라장된 모교를 보고 과거에 겪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고 털어놓았다.김씨는 “2016년 정유라 학점 특혜 시위에 참가했을 때 학교에 들어온 경찰의 진압을 받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면서 “정문 앞에 극한 대치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니 9년 전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당분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그러면서 “어쩌다 이렇게 나라 곳곳이 두 동강이 나고,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끼리 서로 얼굴 붉히면서 시끄럽게 싸우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상인들도 집회의 후폭풍이 길다고 불평했다.이화여대 정문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한번 할퀸 자리라고 상처가 안 나는 건 아니다.한 번의 상처도 크다”고 강조했다.B씨는 태극기와 성조기만 봐도 머리가 어지럽다면서 “카페에 배경음악을 틀어놓아도 온종일 내 귀에선 집회의 소음만 울리는 것 같다”라고 했다.이어 “학생들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또 한다고 할까봐 걱정이다.만약 그럴 경우에는 집회 당일만이라도 가게 문을 닫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호선 이대역 쪽에서 식당을 하는 C씨 역시 “소음이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걸 제대로 느꼈다”라고 했다.그는 그동안 출근길에 서울 종로구 평동을 지나오면서 탄핵 반대 시위를‘간접’경험하기만 했다고 전했다.서울 종로구 평동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거주하는 동네로 알려져,이곳에선 대통령 지지자들의 탄핵 반대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다.C씨는 “평동 주민과 상인들 마음이 백번 이해된다”면서 “시위대의 배려 없는 행동에 서울 곳곳이 초토화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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