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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복 교사와 연대자들의 목소리
“윤석열은 감옥으로!지혜복은 학교로!”
2월 26일 낮,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 앞에 모인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여 교육청을 규탄하고,지혜복 교사가 학교가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외쳤다.그리고‘포괄적 성평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이를 당장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지혜복 교사는 2023년 5월말,근무하던 A학교에서 학생과 상담을 하던 중 여학생들이 오랜 기간 남학생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음을 알게 됐다.교사는 이런 상황을 학교장 및 관리자에게 알리고 문제 해결에 나섰으며,학생들 또한 용기 내어 학교폭력전담기구에 피해를 접수했다.그러나 학교 관리자들은 피해 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고,피해를 신고한 학생들의 신원이 유출되는 일도 발생했다.피해학생들은 심각한 2차 피해를 입었다.지혜복 교사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교육청에 문제 제기했지만,이 과정 중에 다른 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라는 전보 조치를 받았다.
이후 지혜복 교사는 2024년 1월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부당 전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그리고 9월 서울시교육청은 지혜복 교사를 해임했으며‘직무유기’를 이유로 형사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지혜복 교사가 겪은 일이 부당하고 교육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여러 시민들과 단체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시교육청에 지혜복 교사에 대한 부당해임 철회,형사고발 취하,그리고 피해학생 양육자 면담 및 피해자 회복조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더불어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요구안으로 서울시내 학교 성폭력 피해 전수조사 실시,포괄적 성교육 도입,A학교 및 서울시내 학교 성폭력 사안의 근본적 해결과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TF 구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2월 26일 낮,슬롯 아이리쉬참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열린 규탄집회에 이어 저녁,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성폭력 없는 학교,모두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집회,그리고 깊은 밤과 다음날 아침으로 이어진‘지혜복 교사 부당해임·부당전보·형사고발 철회와 성평등한 학교를 위한 희망텐트’까지 위의 요구사항이 재차 강조되었다.지혜복 교사를 지지하는 집회에서 나온 말들을 전한다.
성폭력 문제 해결,학교는 바뀌지 않았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알고 있는 학부모 중 한 명”이라며,A학교 졸업생인 양육자 B씨가 연대 발언자로 나섰다.지혜복 교사가 여전히 시위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다며,“이제야 이 자리에 나와서 함께하는 게 조금 부끄럽다”고 했다.B씨는 “지혜복 교사의 전보가 표면상으론‘학생 수 인원 감축에 의한 전보’라고 들었지만”,5파운드 무료 카지노“학교가 공익 제보 선생님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전보 조치로 무마하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B씨는 “(학생들이 호소한 성폭력이) 어쩌면 이제 학교 내 너무 만연하게 자리잡은 얼평,몸평,뒷담화지만,분명 상처 받는 학생들이 있었고,이들은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선생님에게 호소했다.하지만 아무런 대처가 없이 지나가고 있던 걸,지혜복 선생님이 수면 위로 이끌어 낸 것”이라고 짚으며,“지혜복 선생님은 학생들과 굉장히 유대감이 있고 신뢰 받는 선생님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렇게 사건이 드러나게 된 후에도 “피해학생 학부모들은 가해학생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단지 그들이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랬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B씨는 “학부모들은 남녀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요쳥했다.지혜복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징벌적 차원이 아닌 교육적인 접근으로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는 사이,학교 안에서 피해자 명단이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B씨는 “학교에서‘피해 학생들이 예민하다’는 뉘앙스를 가해학생들에게 줘서 (학생들 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게 됐다.피해 학생들의 진짜 상처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일부 가해 남학생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거나,지혜복 교사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교육을 거부하기도 했다”는 것.“학교는 이를 방치할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학생들은‘숨어버리게 됐다’고 했다.자신들이 신뢰했던 선생님이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고.B씨는 “학생들이 결국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갈등이 만연한 이 시대에 처벌과 징계로 사건을 종결할 게 아니라,학생들이 갈등의 해결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호소했다.
나에게,우리에게 지혜복 선생님이 있었더라면…
탄핵 광장의 연대자로 활동하는 말벌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C씨는 자신을 직접 소개하는 대신 학교에서 들었던 말들로 자신을 소개했다.“‘저 문제아가 모든 사람을 불편케 하니 따돌려 축출하자‘너 참 힘들었겠다.근데 남들처럼 행동해 볼 생각은 없니‘우린 노력했어.결국 네가 문제를 키운 거야’” C씨는 “나도 변하지 못했고,학교라는 폭력적인 구조도 변하지 않은 채 시간만이 흘렀다.그게 싫어서 학교를 그만뒀던 것 같다.지금껏 만나본 선생님 중 오직 지혜복 선생님만이‘미안합니다,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라며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다정한 말 몇 마디로 부드럽게 나를 억압하던 선생님들 중 그 누구도‘학교가 바뀌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요.그 때부터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은 저의 투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말벌시민에서 이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이 되었다는 송예은 씨 또한 학교에서 겪은 경험을 털어놨다.학창시절 운동선수 생활을 했다는 송 씨는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공간,그렇게 믿고 싶은 공간이‘학교’와‘가정’이지만,나에겐 그러지 못했다”며 “(나는) 지혜복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어른이 필요했던 청소년이었다.”라고 말했다.
운동선수로서 학교에서 언어폭력,신체폭력에 시달렸다고 한 송예은 씨는 “청소년기에 노출된 폭력이 사람을 어떻게 망치는지 안다.지금 이 순간도 폭력에 노출되고 있을 청소년들이 학교 안에서만큼이라도 보호 받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그리곤 “나에겐 나를 보호해 줄 선생님이 없었다.나 대신 부당함을 말해 줄 사람도,하다 못해 그건 잘못된 거라고 말해줄 사람도 없었다.나는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매번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학생이었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송 씨는 이제 달라졌다고 했다.“누군가 그랬다.그건 진짜로 잘못된 게 맞다고.그건 폭력이 맞고,그 사람들은 잘못된 거라고.용서를 하더라도 그걸 잊지 말라고.나는 이 말과 기억으로,폭력에 다시 맞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그런 말씀하셨잖아요.사람은 굴복하지 않았던 단 하루의 기억으로 평생의 자존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고요.지혜복 선생님의 투쟁 또한 그렇습니다.이건 단순한 개인에 대한 억압을 넘어,앞으로 나올 공익제보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그렇기에 우린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부당함에 저항한 끝에,뉴맞고바로가기보복성 전보가 아니라 변화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남겨야 합니다!”
학교,교육청,교육감은‘안전한 학교 만들기’나서야
연대자들은 무엇보다 이 일에 책임이 있고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교육청,교육감의 부정의한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집회 당일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것을 공권력을 통해 막아,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의 정은경 교사는 “처음 이 사건을 들었을 때,사건이 심각하다.하지만 학생들 곁에 지혜복 교사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후 흐름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2차가해가 발생했고,사안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책임져야 할 교육지원청은 공익 제보를 한 교사를 부당 전보하는 것도 모자라 부당해임까지 하고 말았다.”며 “이는 명백히 무능한 교육지원청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쿨미투 이후 학교는 과연 무엇이 달라졌나?” 질문한 정은경 교사는 “학교는 여전히 자본주의 입시경쟁의 틀 속,차별과 혐오의 사회구조 안에서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공간이다.이 구조를 공고히 하는 것은 바로 중부교육지원청과 서울시교육청”이라 꼬집었다.또한 그렇기에 “지혜복 교사의 투쟁은 개인의 투쟁이 아니라,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모두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권행동아수나로 별빛 활동가는 “서울시 소재 학교에서 교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하며,“당시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해 바로 117(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신고했던 사람으로서,여전히 학교에서 학생 간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고 피해학생은 도움을 청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 몹시 통탄스럽다.”고 말했다.한편,그렇기에 “지혜복 선생님이 무척 존경스럽다”라며,“사건 해결을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하려 들고,오히려 부당전보와 해임을 하고,직무유기 혐의로 형사고발을 한 교육청이 진정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지혜복 선생님을 당장 복직키시고,학교 내 성폭력 사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2월 27일 오전,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서울시교육청 정근식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여전히 교육청 앞은 경찰들이 지켰고,시민 6천여명이 참여한‘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공익제보교사 지혜복 교사의 부당전보/부당해임/형사고발 철회를 위한 서명’또한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심지어 28일엔 서울시교육청에서 정근식 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한 지혜복 교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22명을‘퇴거불응’으로 연행했다.이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2025 여성파업 학생참가단 등이 서울시교육청과 정근식 교육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학교에서도,거리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소리 내고 학교 내 성평등한 변화를 외쳐온 지혜복 교사의 투쟁이 “변화된 세상”을 가져오길 바라는 시민들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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