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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사 '당의 후광' 강조했던 유시민
7년 지나 이재명 '개인' 엄호에 총대
'李=민주당' 동일시하며 김동연 직격
전문가들 "정치 목적+金 확장성 견제"
"민주당 체질 변화 고려해야" 반론도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가 경기 수원시 내 전통시장 민생탐방에서 빵을 나눠 먹고 있다.경기도 제공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가 경기 수원시 내 전통시장 민생탐방에서 빵을 나눠 먹고 있다.경기도 제공
"이게 정치인 이재명이 정치인 남경필을 이긴 겁니까?아니잖아요."
 
7년 전 유시민 작가가 JTBC <썰전>에서 한 말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선된 건 후보 '개인'이 잘나서가 아니라는 것.
 
유 작가는 당시 이 대표의 득표율이 민주당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득표율(52.8%) 보다 3%P 높았던 반면,인터넷 바카라 사이트 베스트 온라인 카지노추천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경우 비례대표 득표율보다 약 10%P 더 표를 받은 점에 주목했다.
 
유 작가는 "이 선거는 '정당 지지율'로 결판났다는 얘기다.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엄청 높았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며 집권당인 민주당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통령 탄핵 뒤 정권교체에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었기에 '이재명'의 당선이 가능했다는 의미다.이처럼 당시 유 작가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에는 선거에서 개인기보다 당의 후광과 조직,정치적 여건의 중요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7년 만에 '이재명의 민주당' 지키기 올인한 유시민하지만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 작가는 '민주당'보다 '이재명'을 지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표면적으로 7년 만에 180도 달라진 셈이다.
 
유 작가는 지난 5일과 19일 잇따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비명계 잠룡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이른바 '모두 까기'에 나섰다.
 
그는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며 "만약 이 대표가 (대선에) 못 나가면 이재명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이 대표 편에서) 제일 열심히 싸웠던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사법리스크라는 단어는 내란범의 언어다","이재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출마해야 한다","민주당 분열이 아닌 착한 2등 전략을 써야 한다"는 둥 이 대표 엄호 발언들을 쏟아냈다.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야권 비이재명(비명)계 주자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유튜브 화면 캡처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야권 비이재명(비명)계 주자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유튜브 화면 캡처

이 대표 중심의 '일극체제'에 대해서도 "일극체제가 좋은지 다극체제가 좋은지 누가 아나.이것도 사법리스크처럼 오염된 단어"라며 "엘리트 정당에서 당원 중심 정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에서 당원들에게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히면 경선에서 떨어진다"고 경쟁자들을 압박했다.
 
이를 종합하면 당내 이 대표의 독주는 다수 당원들의 선택에 따른 것으로,이에 반하거나 견제(경쟁)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보복 프레임'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사실상 당과 이 대표를 동일시한 발언에 가깝다.
 
그러면 지금은 7년 전과 어떻게 다른가.정치적 지형은 마찬가지로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하다.하지만 유 작가는 이번에는 당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당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있는 점을 감안하면,파워볼분석기 썬시티유 작가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긴 어렵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는 50%에 달한다.항소심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정권교체 목표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유 작가의 목표가 '민주당의 승리','민주당의 정권교체'라면 이 대표의 리스크에는 눈을 감은 채 다른 비명 후보들을 향해 '입틀막' 하는 건 모순이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여러 재판으로 위험성이 존재하고 비호감도 크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였다"며 "(유 작가가) 플랜B를 아예 없애야 하는 것처럼 강경 발언을 하고 있는데,민주진영보다 '개인'에 집착하느라 오류를 범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덕분?…민주당표 벌어온 건 김동연의 '확장성'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수원지역 국회의원,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 등과 환호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수원지역 국회의원,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 등과 환호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특히 유 작가의 포구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집중됐다.김 지사가 이 대표의 도움으로 당선돼 놓고 '뒤통수를 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이 대표한테 붙어 지사된 사람이지 않나.배은망덕이다","단일화 감도 아닌데 민주당 공천으로 지사된 것","대선 패배에 분개해 김 지사를 밀어 겨우 이긴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김 지사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와 민주당의 분석은 유 작가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선 승리로 대통령 후광 효과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내 민주당 광역비례 득표율은 국민의힘보다 4.7%P 낮았다.반면 김 지사는 0.15%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5%(약 30만 표)가 김동연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는 서울시 민주당 광역비례 득표율보다 6.8%P 덜 득표하며 낙선했다.민주당 지지자 중 30만 명 정도가 송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도권에서 살아남은 민주당 광역단체장은 김 지사뿐이었다.
 
선거 막판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는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변화를 만들어낼 씨앗은 남겨달라"며 당이 아닌 인물에 대한 평가를 호소했다.이 대표나 당의 지지율보다는 김 지사 자신의 '확장성'에 승부를 걸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6·1 지방선거 평가 보고서'에서 김동연 후보를 민주당 승리의 길을 보여준 '희망'으로 평가하면서,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반성과 혁신,새로운 인물'이라고 적었다.보고서에 담긴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4명(42.6%)은 김 지사에 대해 '민주당 색채가 약해서 당선됐다'고 봤다.
 
김 지사가 이 대표 덕분에 당선됐다는 유 작가의 주장을 100%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경기지사 선거는 일장일단이 있지 않을까"라며 "이재명 기반을 대부분 흡수했고,김동연의 확장성도 추가로 발휘해서 이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목적+김동연 확장성 견제"…"당 체질 변화 고려해야" 반론도
호떡을 먹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지사와 이 대표.경기도 제공
호떡을 먹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지사와 이 대표.경기도 제공

유 작가가 이 대표 엄호에 앞장서면서 유독 김 지사를 향해 독설을 서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러 정치 평론가들은 정치적 속내가 깔려있음을 감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친노,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의 계파가 친명으로 간판을 갈면서 유시민의 이재명 편들기가 이뤄진 것 아닌가 싶다"며 "유 작가가 이 대표 대세론을 단순 예언한 것이거나,이 대표와의 '정치적 딜'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가 주 타깃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재명의 대항마로 거론될 만한 잠재력 큰 후보로 김동연을 본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중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데 김 지사와 비교되고 따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강하게 공격한 것"라고 설명했다.
 
유 작가와 이 대표를 일종의 정치적 운명공동체로 본 엄 소장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가 나오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미리 비명계 힘을 빼놓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당의 성향과 권력구조가 바뀐 걸 무시한 채 일극 자체를 비난하면서 모두를 포용해야한다고 강요하는 건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 작가의 관측"이라며 유 작가의 주장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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