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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들이 경기 김포 양촌읍에 위치한 한국기전금속에서 주물 작업을 하고 있다.김포=임지훈 기자
[서울경제]
주조·금형 등 전통 뿌리산업 전문인력이 급감하면서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1세대 창업자들이 고령과 경영난 등을 이유로 현장을 떠나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뿌리산업의 명맥이 끊기고 말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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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 등 6대 뿌리산업 인력난 심각
2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6대 기반 공정 산업의 부족 인원은 2018년 2568명에서 2023년 1만 8232명으로 5년 새 7배나 늘어났다.2023년 6대 산업 종사자 수는 49만 843명으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50만 명 선이 무너진 후 4년째 50만 명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종사자 수는 더 줄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종사자의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커져 가는 추세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뿌리산업의 근무 환경은 내국인에게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인센티브제를 통해 급여를 높이고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에 위치한 주물 업체 한국기전금속.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형틀에 부어 원하는 모양의 쇳덩이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현장에서 만난 김동현 대표는 “현재 일하고 있는 30명 가운데 한국인 근로자는 작업반장 역할을 하는 1명뿐”이라며 “본인 작업을 하는 동시에 나머지 29명을 모두 가르치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기자와 공장 내부 주조 과정을 둘러보는 와중에도 연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큰소리로 작업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쳤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2018년 55만 5072명이던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6대 기반 공정 산업(전통 뿌리산업) 종사자 수는 2023년 49만 843명으로 감소했다.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던 2020년 49만 946명으로 줄어든 후 4년째 50만 명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뿌리산업 모집단이 뿌리기술 매출 50% 이상 사업체에서 2018년 1% 이상 사업체로 변경된 후 50만 명 선이 붕괴된 것은 그해가 처음이었다.
애초 뿌리산업은 6대 기반 공정 산업만을 일컬었다.하지만 2021년 뿌리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정밀가공 등 4대 소재 다원화 공정 산업,룰렛:orgocqvbrvm= 돌림판로봇 등 4대 지능화 공정 산업 등 총 16대 산업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전통 뿌리산업 종사자 수가 줄고 있는 반면 부족 인원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전통 뿌리산업계가 부족하다고 밝힌 인력은 △2018년 2568명 △2019년 1만 1138명 △2020년 9936명 △2021년 1만 4555명 △2022년 1만 5056명 △2023년 1만 8232명 등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이런 가운데 근로자의 연령은 매년 높아지고 있고 외국인 근로자 비중 역시 해마다 커져가는 양상이다.이 기간 60대 이상 근로자 비율은 4.4%에서 9.8%로 높아졌고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9.7%에서 11.5%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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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90% 이상이 外人·고령층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중소 뿌리산업 업체의 인력 상황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실태 조사 결과보다 훨씬 심각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각각 10% 수준이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비중은 90%에 달했다.공병호 경기주물공업협동조합 전무는 “관리직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이 아닌 생산직 근로자가 일하는 공장의 경우 근로자 90% 이상이 외국인이고 내국인은 60대 이상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이와 관련,도박에서 돈 따는 꿈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매출의 1% 이상이 뿌리기술을 활용해 발생하는 산업체를 실태 조사 모집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뿌리기술 매출 비율이 큰 곳의 상황과 조사 결과값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세대 창업주가 자녀들에게 일을 물려주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경기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뿌리산업의 대물림은 이미 10~20년 전에 끊겼다”며 “오너가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서 내국인 근로자도 아닌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으니 말 다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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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외국인 근로자 수급 지원
중장기적 스마트 공장 구축 필요
중장기적 스마트 공장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근로자의 공급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정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국인 근로자 고용 비용을 보조해주는 형태의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현재의 뿌리산업 작업 환경에서는 고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당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 더 잘 채워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고 중장기적으로 초기 투자비 지원을 통한 뿌리산업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유입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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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 났는데 전기료 늘어
전통 뿌리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것은 비단 줄어들고 있는 인력뿐만이 아니다.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가중된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도 뿌리산업계를 코너로 내몰고 있다.이렇게 쪼그라든 실적은 다시 뿌리산업계의 인력 고용 여력을 갉아먹고 부족한 인력이 또다시 실적 악화를 낳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소재 한 뿌리산업 A업체는 최근 매출이‘반 토막’이 났다.발주처인 몇몇 대기업이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빅투카지노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중국산 주물 제품의 안방 잠식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주문 물량을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이다.A사 대표는 “보통 월 매출이 10억 원 정도인데 최근 몇 개월 동안 5억 원밖에 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 주문량이 아주 많은 시기가 아니기는 하지만 줄어도 너무 줄었다”고 한탄했다.
더욱 큰 문제는 매출은 줄었지만 비용은 되레 늘고 있다는 점이다.뿌리산업계의 경우 특히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또 다른 뿌리산업 업체 B사 대표는 “전기료가 보통 적게 나오는 달은 1억 원,다낭 크라운 카지노 복장많이 나오는 달은 1억 2000만 원 정도 됐는데 지난해 10월 전기료 인상 이후 1억 3000만 원까지 나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뿌리산업 전용 요금제를 내놓지 못할망정 전기요금 기본요금을 책정할 때 왜 1년 평균 요금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가장 많이 쓴 달의 요금을 토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징벌적’전기요금 기본료 탓에 연간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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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도도 걸림돌
뿌리산업계는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제도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성수기 때 납기일을 맞추려면 연장근로가 불가피한데 제도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C업체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많이 주면‘근로시간제를 어긴 것 아니냐’며 지방노동청에서 단속이 나온다”며 “임금을 적게 주면 적게 주는 대로 또‘체불임금’단속에 걸려 벌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와 사업주가 합의해서 연장근로를 하는 데 왜 그걸 갖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업계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도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뿌리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뿌리산업이 붕괴되면 뿌리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다른 산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배달비 30만 원이 아니라 뿌리산업계 인력 고용에 그 비용을 지원하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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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업훈련원 구축 인력 확보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무하마디야자카르타대(UMJ)는 현재 한국 뿌리산업 업체로의 인력 송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도입 및 시설 확충을 검토 중이다.업계에서는 UMJ 등 여러 개발도상국 대학의 구상이 현실화해 일종의 해외‘뿌리산업 사관학교’에서 교육을 충분히 받은 인력이 국내 업체로 유입되면 인력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관련 논의를 위해 최근 UMJ를 방문한 문홍찬 다성메카텍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UMJ의 요청으로 인하대 교수진과 함께 현지를 다녀왔다”며 “현지에 밀링머신 등 각종 설비와 교수진이 갖춰진다면 충분히 뿌리산업 인력을 양성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다만 인력 양성이 지속 가능하려면 한국과 동일한 수준의 양질의 교육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현지에서 국내에서 효력을 갖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직업훈련원’을 구축하는 것은 뿌리산업 인력 확충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문 대표는 “산업운반용 기계 등 기계 분야 일을 40년째 해오고 있는데 해외에서 교육받은 인력이라 하더라도 국내 사업 현장에 바로 투입하는 것은 힘들다”며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검증된 인력이 국내로 유입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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