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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지역 평균강수량 평년의 50% 수준
산림청 초비상,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비타임공원"나무들이 마른 장작 같은 상황"

대형산불이 빈발하는 봄철을 앞두고 동해안에 비상이 걸렸다.예년과 달리 동해안 일대는 겨울철 적설량이 충분하지 않아 산림이 바짝 메마른 상태다.이에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같은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산불로 번질 수 있어 산불예방과 진화를 담당하는 산림청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산불 관련 주무부처인 산림청은 산에 나무를 심는 조림뿐 아니라 산불·산사태 등으로부터 산과 나무를 지키는 일이 주 업무다.예년보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자 산림청은 봄철 산불조심기간도 당초 지난 2월 1일에서 8일 앞당긴 지난 1월 24일부터 실시 중이다.지난 2월 23일부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도 '주의'로 확대·상향 발령했다.
특히 산악지형의 동해안 일대는 평지인 서해안과 달리 일단 산불이 나면 진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산림청의 최대 고민이다.평지에서는 산불진화차는 물론 인력을 쉽게 동원할 수 있지만,접근이 힘든 산악에서는 산불진화헬기를 동원한 공중진화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강한 바람이 불거나 시야가 어두워지는 일몰 후에는 헬기를 띄우기조차 쉽지 않다.
강수량이 부족해 산불진화헬기가 유사시 물을 길어올려야 하는 동해안 일대 댐과 저수지도 평소보다 수위가 낮아진 상태다.지난 1월 한 달간 계속된 미국 LA 화재 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주된 이유가 건조한 날씨로 인한 물 부족이었는데,동해안 역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경북 울진군의 경우 지난 2월 강수량은 1.2㎜에 불과했다.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 산불인 울진·삼척산불이 일어나기 직전인2022년 2월의 강수량(4.3㎜)보다 적은 수준이다.특히 겨울철 폭설이 쏟아졌던 지난해 2월의 강수량(112.5㎜)에 비해서는 90분의1 수준이다.심지어 강원도 동해와 강릉의 지난 2월 강수량은 각각 0.3㎜와 0㎜에 불과하다.지난 3개월간 강원 영동지역의 평균 강수량도 68.3㎜로 평년(155.4㎜)의 50%가 채 안 된다.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나무와 토양이 물을 충분히 머금고 있으면 불씨가 튀더라도 불이 잘 안 붙는다"며 "지금은 나무들이 마른 장작처럼 바짝 메마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022년 울진·삼척산불의 악몽
특히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점도 일종의 징크스다.실제로 단일 규모 역대 최대 산불이었던 2022년 3월 울진·삼척산불도 20대 대선이 치러진 그달 일어났다.19대 대선이 있었던 2017년 5월에도 강릉·삼척·상주 등 동해안 일대에서 대형산불이 일어나 막대한 산림을 태웠다.
명확한 인과관계는 없지만 대선처럼 큰 선거가 있는 해에는 각종 산악회가 활발히 움직이는 등 입산객이 느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아울러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산불감시활동 역시 선거철에는 조금 느슨해지는 경향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22년은 산림당국에 있어 악몽과 같은 한 해로 기억된다.2022년 3월 경북 울진군 북면에서 시작돼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가곡면 일대까지 태운 단일 규모 역대 최대 산불인 울진·삼척산불을 시작으로,같은해 5월에도 울진군 근남면에서 산불이 나서 막대한 산림이 송두리째 피해를 보았다.
특히 2022년 3월 울진·삼척산불은 화재가 난 후 주불진화 완료를 선언하기까지 무려 9박10일간 서울 남산 면적(295㏊)의 무려 55배에 달하는 1만6302㏊의 산림을 송두리째 태웠다.2000년 동해안 산불 이래 피해규모가 가장 컸던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 산불이었다.당시 산불이 국내 최대 원자력발전단지인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전은 물론,국내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인 한국가스공사 삼척 LNG생산기지까지 위협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이어졌다.
산불이 원전과 LNG생산기지를 동시에 덮칠 경우 자칫 핵폭발을 방불케 하는 최악의 상황마저 우려됐다.이에 원전과 LNG생산기지 주위로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헬기를 비롯해,리버풀 슬롯지자체와 군경 헬기,소방차 등 모든 가용자원이 총동원돼 불길이 원전과 LNG생산기지를 덮치는 것은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초긴장 상태는 무려 9박10일간 지속됐다.불길이 거의 다 잡혀가던 시점에 하늘에서 떨궈준 비로 사상 최악의 산불피해는 겨우 막을 수 있었다.

산불로 인한 상흔(傷痕)은 울진·삼척산불이 일어난 지 3주년을 맞이한 지금까지 그대로다.지난 2월 19일 강원도 강릉에서 동해,로버트 드니로 카지노삼척을 거쳐 울진까지 이어지는 동해고속도로와 7번국도 주위로는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여전히 생생했다.강릉에서 동해로 접어드는 강릉 옥계항 인근에는 북녘의 산야(山野)에서나 볼 법한 민둥산이 헐벗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동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 뒷산 역시 헐벗은 야산에 키 작은 어린 묘목만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거친 해풍을 맞고 자란 소나무로 이뤄진 동해안 특유의 울창한 산림을 찾기 힘든 생경한 모습이었다.앞서 2019년 4월 일어난 산불은 동해휴게소와 건너편에 있는 옥계휴게소 두 곳을 집어삼킨 바 있다.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간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특히 삼척 LNG생산기지 주위로는 속살을 드러낸 헐벗은 야산을 통해 당시 산불의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울진군 북면의 한울원전 인근 야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총 8기의 원자로를 갖춘 울진 한울원전 주위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국 각지로 보내는 육중한 송전탑과 송전선이 늘어서 있는데,정작 송전탑 인근 야산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산림청 관계자는 "산불로 탄 나무들은 시커먼 재와 그을음이 빠지면서 점차 회색빛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전으로 인한 헬기 공백
산불이 빈발하는 봄철을 앞두고 울진군 기성면에 있는 울진산림항공관리소 역시 혹시 있을지 모를 산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울진비행장(옛 울진공항) 옆에 있는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울진산림항공관리소는 강릉관리소,헐크 토토안동관리소 등과 함께 동해안 일대에 산불이 나면 가장 먼저 산불헬기를 투입하는 곳이다.
8t의 물을 담수할 수 있는 미국산 시콜스키(S-64) 산불진화헬기 1대를 비롯해,3t의 물을 담수할 수 있는 러시아산 카모프(KA-32) 2대 등 산불진화헬기 3대를 운용 중이다.울진산림항공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산불 발생 시 헬기로 물을 퍼올릴 수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 중"이라며 "얼음이 얼면 미리 깨어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준비태세에도 불구하고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헬기 50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대에 달하는 러시아산 카모프 헬기가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부품수급과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골칫거리다.이들 러시아산 헬기는 과거 구소련에 빌려준 차관을 러시아제 무기 등 현물로 상환한 '불곰사업' 결과 들여온 기종이다.
하지만 울진·삼척산불 직전에 터진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되면서 부품수급과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에 국내서 제작한 수리온(KUH-1) 헬기 등을 대체투입하고 있지만,수리온은 기동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에도 담수량이 카모프(3t)에 비해 적은 2t에 그치는 것이 단점이다.
아울러 국내서 발생하는 산불 대부분은 실화(失火) 또는 방화로 일어나는 것들이라 언제 어디서 산불이 일어날지 좀처럼 알 수 없다.2022년 3월 울진·삼척산불은 인근을 지나던 차에서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실화로 추정된다.2022년 5월 울진산불은 도로 옆 낙석방지망 용접과정에서 튄 불꽃이 화재원인으로 추정된다.같은 해 3월 일어난 강릉 옥계 산불은 한 60대 정신이상자가 토치를 들고 다니면서 산에 불을 지르고 다닌 방화로 발생했다.산림청 관계자는 "국내 산불은 농업부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심지어 군 부대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다가 산에 불이 붙는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딜레마
게다가 동해안 일대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아서 한번 산불이 붙으면 끄기가 쉽지 않다.환경단체 등에서는 겨울철 잎이 떨어져 산불에 상대적으로 강한 활엽수로 수종교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과 유리된 '탁상공론'이란 지적이다.
우선 동해안 일대 토양 자체가 비가 내리면 물을 곧바로 배출하는 마사토가 많아서 건조하고 척박한 토양에 강한 소나무 외 수종이 좀처럼 뿌리내리기 힘들다.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활엽수를 심어도 나중에는 소나무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산주(山主)들도 송이나 잣과 같은 고부가가치 임산물을 얻을 수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소나무과) 등 침엽수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번 불타버린 산림을 복구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산불로 타버린 숲은 추가 산사태 등을 막기 위해 고사목(枯死木)을 모조리 베어내고 새로 조림을 해야 한다.하지만 2022년 울진·삼척산불로 타버린 면적만 서울 남산의 55배에 달하는 1만6302㏊에 달해 복구작업을 한 번에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울진군 산림과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옛 7번국도 옆 '도화동산'에 올라가 당시 화재로 타버린 숲을 내려다보니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딱 벌어졌다.도화동산 역시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피해를 복구하며 경북도의 '도화(道花)'인 백일홍이 피는 배롱나무를 식재한 곳인데,2022년 울진·삼척산불 때 재차 불이 붙어서 이듬해 재복구 했다.
산림청과 울진군은 산사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민가와 도로 옆은 우선적으로 인위적인 조림복원을 하되,민가나 도로에서 멀리 떨어지고 경사가 심해 인력과 장비의 접근이 힘든 곳은 자연회복에 의한 복구를 추진 중이다.자연회복을 추진 중인 곳은 전체 산불 피해면적(1만6302㏊)의 절반이 넘는 8993㏊로 조림복원을 진행 중인 곳(7309㏊)보다 더 넓다.말 그대로 자연의 자체 회복력에 기대는 것인데,목재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나무로 자라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정확한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주로 대형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은 동해안에서 남해안에 이르는 이른바 'J자'를 이루는 지역"이라며 "산림연접지역에서 산불이 나지 않도록 계도,홍보 및 예방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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