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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당시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서대문구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센터에 처음 갔을 때 활발하고 예쁜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사람이 많아진 요즘이다.하지만 키우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버려지는 유기동물도 점차 늘고 있다.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많아지자 지자체가 직접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새 주인에게 입양까지 시켜주는 행동에 나섰다.

서대문구 반려동물 문화센터‘내품애센터’를 통해 8살‘치치’는 그렇게 박순자씨(72)에게 입양된 경우다.

치치는 지난해 7월 처음 발견 당시 처참한 모습이었다.뒷다리 슬개골 골절로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했고 피부병으로 털이 많이 빠져 있었다.치아도 앞니 빼고는 남지 않아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였다.

내품에센터 관계자는 “처음 치치를 발견했을 때 마치‘골룸’처럼 털이 많이 빠진 처참한 모습이었다”며 “사실 센터 직원들은 이 아이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순자씨와 입양한 행복이.손인규 기자

치치는 포메라니안 믹스견이다.추정되는 나이는 8세다.사람 나이로 치면 노인에 해당한다.거기에 여러 질환까지 앓고 있어 입양은 꿈도 못 꿨다.

하지만 센터 직원들은 치치를 힘닿는 데까지 돕기로 했다.병원을 수소문해 치치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센터 직원들은 수시로 치치를 안아주며 사랑을 줬다.

센터 관계자는 “센터 직원 한 명 한 명이 치치에게 사랑을 줬고 기적처럼 치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털도 다시 나고 원래처럼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원래의 예쁜 모습을 찾은 치치는 지난 1월 초 유기견 입양을 위해 센터를 찾은 박씨 눈에 띄었다.

박씨는 “그동안 강아지랑 고양이를 10마리를 넘게 키울 정도로 동물을 좋아했다”며 “3년 전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난 뒤 혼자 지내다 보니 우울해졌다.다시 개를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 입양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입양 신청을 하고 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뒤 지난 1월 20일 치치를 입양했다.입양하면서 이름은‘행복이’로 지었다.

행복이를 입양한 날 박순자씨가 쓴 글.손인규 기자

박씨는 “우리 서로 말년에 서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으로 행복이로 이름을 지었다”며 “그동안 집에서 TV만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행복이랑 매일 동네를 산책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동네 사람들이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한다”며 “무엇보다 말동무가 생겨서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행복이는 이런 박씨의 보살핌 덕분인지 유기견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고 사람을 잘 따랐다.처음 보는 기자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냄새를 맡고 손을 핥았다.

유기 당시보다 많이 회복된 행복이지만 아직 상처는 남아 있다.박씨는 “원래 주인이 성대 수술을 시켰는지 짖지는 못하고‘컹컹’거리기만 하는데 볼 때마다 안쓰럽다”며 “새끼는 2~3번 낳은 것 같아 방광이 약하다”고 말했다.

행복이를 입양시킨 내품에센터는 서대문구가 지난해 4월 문을 연 반려동물 전용 센터다.행복이처럼 내품애센터를 통해 새로운 주인 품에 안긴 반려동물은 지금까지 10마리다.센터 1층에는 유기동물 보호실과 놀이실,목욕실,스포츠 토토 규정미용실이 있고 2층에는 체험교육장 등이 있다.3층에는 실외 놀이터(교육장)가 있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센터에의 유기견들은 여기서 전문 교육을 받은 센터 직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회성 훈련을 받은 뒤 입양을 기다린다.

입양을 원하는 주민은 센터를 방문해 입양 상담을 하고 최소 3회 이상 방문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이 모든 절차가 끝나면 동물 등록을 한 뒤 입양하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도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킨다”며 “우리 센터에서는 입양이 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돌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복이 입양식 모습.오른쪽은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 제공]

내품애센터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다.실제 진돗개 5마리와 치와와 1마리를 키우는 이 청장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반려동물지원과를 신설하고 명절에는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한다.최근에는 주민이 이사하는 날 반려동물을 무료로 맡아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매년 10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2023년 연간 유기동물 발생 수는 총 11만3072마리였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동물은 가족과 같은 거다.키우다가 힘들다고,카지노 룰렛돌리기맘에 안 든다고 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제발 책임감을 가지고 동물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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