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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절단,러트닉 상무장관 면담…"사실상 투자 가이드라인 제시" 관측
재계,고비용·저효율 美 투자 부담 "인센티브 있어야"…공동투자 돌파구 모색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10억 달러를 투자하면 환경영향평가 검토를 신속하게 해주겠다."(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투자하려면,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나와줘야 하지 않나.지켜봐야 할 거 같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미 투자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인들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인식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감지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과 달리 '인센티브'라는 당근보다는 '관세'라는 채찍을 앞세워 미국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게 트럼프의 전략이지만,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대미 투자에는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게 한국 기업의 입장이다.

현재로선 '동상이몽'에 가까운 대미 투자 인식의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앞으로 한미 간 경제통상 분야 마찰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야와 재계 등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취임 선서에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국 경제 사절단과 만나 대미 투자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상무장관은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환경영향평가 등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워드 장관이 언급한 내용은 다름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에게 상무장관 임명장을 수여한 후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America first investment policy) 각서의 주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서에서 첨단 기술 및 중요한 산업 분야에 있어 특정 동맹국 및 파트너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패스트트랙' 절차를 만들도록 했다.

특히 각서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경우 환경 검토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10억 달러 내용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각서 내용을 설명한 셈이 된다.

10억 달러는 1조 4000억 원이 넘는 액수다.기업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서명한 각서 내용에다 러트닉 장관의 언급이 더해지면서,적어도 조 단위 이상은 투자해야 대미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블랙잭 2 두 명의 검은 의사사실상의 대미 투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시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삼성,현대차,LG,포스코,한화,HD현대 등 이미 상당한 대미 투자를 진행했거나,검토하고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이사급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철강,태양광 등의 주요 산업 분야에서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거나,토토 블랙 리스트 명단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이하 TPD) 2025'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이하 TPD) 2025'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2.23/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최태원 회장이 러트닉 장관을 면담한 다음 날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 측의 제안과 한국 기업의 입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당시 대미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은 많은 FDI(외국인직접투자)를 미국에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더 짓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그것(투자)에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마비노기 장비 외형 슬롯(공약에서) 세금을 내리겠다는 등의 얘기는 있었지만 아직은 나온 게 없지 않느냐.그러니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이 투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고 행정적 편의 제공을 내세운 정도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전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을 통해 약속한 보조금도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재검토하고 있는 등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대미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의 대미 그린필드(생산시설 건설 직접투자방식) 투자는 2023년 215억 달러,2024년 11월까지 367억 달러로 2년 연속 1위일 정도로 적잖은 투자를 단행해 온 만큼 추가적인 대미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것도 부담을 키운다.

한화는 1억 달러(약 1400억 원)에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는데,카지노사이트 산타카지노이는 트럼프가 행정 편의를 봐주겠다고 한 기준선인 1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에 투자 중인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생산성 측면에서 베트남이나 중국 등에 비해 미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는 것은 미국 측에서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단지 관세를 피하려고 고비용 저효율의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진정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미국은 물론 일본까지도 아우르는 적극적인 공동 투자의 필요성을 이번에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최 회장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그런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대한민국도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일본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력을 담고 있는데,추후 한미 간 협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같이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데다,미국 입장에선 무역수지 주요 적자국이라는 점 등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실제 최근 미국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알래스카산 LNG 수입 확대와 가스관 건설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어,한미 또는 한미일 간 공동투자 프로젝트가 에너지 분야에서부터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지난 19일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워싱턴DC를 찾아 조현동 주미대사와 면담하면서,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한국과의 협력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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