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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패턴 바꾸는 생활습관병
식습관 서구화·운동 부족 등 원인
고혈압·고혈당 등 동반 질환 급증
일반 간질환보다 간암 위험 높아
간기능 검사·체중 관리·금연 중요
게티이미지뱅크82세 여성 A씨는 9년 전 비만에 고혈압·고혈당이 동반된 대사증후군과‘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을 진단받았다.하지만 해당 질환에 대한 추적 관찰을 더 하지 않았다.그러다 지난해 다리 부종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악화에 의한 초기 간암 판정을 받았다.암 크기는 1.3㎝였지만 간경변증으로 인해 복수가 차서 수술할 수 없었다.더욱이 초음파 검사에서 간암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어 완치가 가능한 다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었다.A씨는 간암 진단 4개월 만에 숨졌다.
A씨 사례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지속 관리와 추적 관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A씨를 담당했던 서울대 의대 서울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현 교수는 24일 “대사이상 지방간도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또한 간암 발견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법 선택을 크게 제한할 수 있는 만큼,해당 질환을 갖고 있다면 정기 검진과 적절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름 변경
일반인에게 생소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과거‘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렸다.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 대비되는 개념이다.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인 상태(전체 간 무게의 5% 이상)를 말한다.근래 비만이나 고혈당,고혈압,
와일드 슈터이상지질혈증 등의‘대사기능 장애’가 최소 하나 이상 동반된 지방간질환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좌식 생활,운동 부족,흡연·음주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방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이에 2020년 22개국 국제 전문가그룹이 협의를 거쳐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대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대한간학회도 지난해 해당 병명으로 변경을 공식화했다.
더구나 생활습관병의 대표격인 대사증후군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A씨 사례처럼 간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이며 특히 경제활동 가능 연령대(15~64세)에선 사망 원인 1위다.이 교수는 “국내 간암의 주요 위험 요인 패턴이 변하고 있다.과거에는 B·C형 간염,
토토 종이 훼손알코올성 간질환이 주된 원인이었는데 최근에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이 빠르게 증가 추세”라고 진단했다.
2023년 발표된 국내 연구 논문(2011~2018년 간암의 주요 위험 요인 변화)에 따르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은 해당 기간에 연평균 5.6% 증가했다.반면 B형 간염은 여전히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7년 새 연평균 1.4% 감소했다.B형 간염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 치료제 보험 적용의 영향이 컸다.알코올성 지방간질환도 증가 추세(연평균 3.7%)이긴 하지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증가세를 따라잡진 못했다.이런 이유로 대한간암학회는 최근 열린‘간암의 날(2월 2일)’기자 간담회에서 생활습관병에 의한 간암 발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대부분 무증상이란 점이다.주로 정기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받은 혈액 검사 혹은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이 교수는 “일부 환자에게선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나 통증,피로감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황달이나 복수,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와 영상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대사증후군은 특별히 복부 비만,고혈당,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5가지 대사 지표 중 3개 이상 해당할 때 진단된다.
‘대사이상 간암’조기 발견 어려워
82만명 대상 메타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이 81%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자는 없는 이들에 비해 간암 위험이 1.16배에서 1.6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특히 대사이상 지방간질환과 간경변증이 동반된 경우 간암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0~30배까지 높아졌다.간경변증이 없는 경우에도 매년 약 0.11%가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이 교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일반 간암과 달리 간경변증 없이도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특히 유념해야 한다”면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자는 간경변증 유무와 상관없이 주기적인 간암 검진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B·C형 간염,알코올성 간질환 등은 일반적으로 간경변증 과정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한다.
대사증후군이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은 조기 진단율이 낮고 예후 또한 나쁘다.2010~2019년 국내 간암등록사업 자료를 통한 분석을 보면 이런 유형의 간암이 1기에 발견되는 비율은 14.1%로 다른 원인 간암(B형 간염 16.3%,C형 간염 17.1%,알코올성 간질환 15.5%) 보다 낮았다.또 국외 한 연구에 따르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 환자들은 다른 원인 간암 환자들과 비교하면 암이 더 크고 전이가 흔했다.
전문가들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이 일반 간암 선별 프로그램에서 제외돼 있고 초음파 등 영상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 등을 조기 진단의 어려움으로 지적한다.예후가 불량한 것도 발견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은 점,대사기능 장애를 동반해 치료 옵션이 제한되는 점,면역항암제 등 최신 간암 치료제에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낮은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예방과 간암 진행을 막기 위해선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체중 관리,식이 조절,규칙적인 운동,금주 및 절주,
7th heaven 토토금연을 실천해야 한다.이 교수는 “체중의 5~10% 감량만으로도 간 건강에 큰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평소 지중해식이나 대시(DASH·고혈압 예방 식단) 같은 균형적인 식단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질환의 진행 여부를 꼼꼼히 모니터링해야 한다.진행성 간섬유화,당뇨병,고령,남성 등 위험 인자가 있다면 더욱 주의 깊은 감시가 필요하다.비만으로 초음파 검사가 어려운 경우 CT나 MRI 같은 대체 영상 검사도 고려할 수 있다.이 교수는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의해 메트포르민,스타틴,아스피린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간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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