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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반출됐는지 미궁… 경복궁 선원전 편액 공개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가유산청이 일본에서 돌아온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공개했다.가로 312cm,세로 140cm.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새긴 '선원전(璿源殿)' 석 자가 조선 왕실 유물의 위엄을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가유산청이 일본에서 돌아온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공개했다.가로 312cm,세로 140cm.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새긴 '선원전(璿源殿)' 석 자가 조선 왕실 유물의 위엄을 드러내고 있다./장련성 기자
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새긴‘선원전(璿源殿)’석 자가 조선 왕실 유물의 위엄을 드러냈다.가로 312㎝,세로 140㎝.전각의 위계에 걸맞게 네 변에 테두리를 둘렀고,테두리 안에는 부채,맞고 잘치는법보자기 등 칠보(七寶) 문양을,해외송금 수수료 하나은행테두리를 연장한 봉에는 날아갈 듯한 구름무늬를 조각했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간직한 궁궐 유산이 돌아왔다.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7일 언론공개회를 열고,일본에 반출됐다 돌아온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글씨를 써서 건물이나 문루 중앙 윗부분에 거는 액자) 실물을 공개했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조선 왕실의 뿌리를 상징하는 경복궁 선원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며 “삼일절을 앞두고 국외에 나간 유산을 환수하고 공개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하지만 조선 왕실의 뿌리이자 얼굴인 경복궁 전각의 이름표가 언제,어떻게 일본으로 반출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아 논란으로 남았다.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뉴스1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뉴스1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하고 의례를 지냈던 곳이다.조선 왕실은 경복궁,창덕궁,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선원전을 뒀다.지금은 창덕궁에 1695년 건립한‘구 선원전’과 1921년 경운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겨온‘신 선원전’만 남아 있다.경복궁 선원전은 1444년 창건됐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됐고,고종 때인 1868년 재건됐으나 일제강점기인 1932년 조선총독부가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박문사(博文寺)를 짓기 위해 선원전을 헐어 사용하면서 수난을 겪었다.

국가유산청은 “각 궁궐의 선원전 건립 및 소실과 관련한 정황,기록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돌아온 유물은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경운궁에서 옮겨온‘신 선원전’에는 현재 편액이 남아 있고,창덕궁‘구 선원전’에는 편액이 남아 있지 않으나,현장 조사를 통해 철물 흔적의 위치와 환수된 편액의 크기를 대조한 결과 맞지 않는 구조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서준 전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에 돌아온 편액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현판·편액 780여 점 중 셋째로 큰 유물”이라며 “글씨의 필획과 결구 등 서체를 비교해봐도‘승정원일기’에‘재건 경복궁 선원전’편액의 글씨를 썼다고 기록된 문신 서승보(1814~1877)의 서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편액을 누가,언제 일본으로 반출했는지는 수수께끼다.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023년 11월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일본 경매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즉각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이후 소장자 측과 협상에 돌입했고,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2월 편액을 환수했다.

일본 경매사 측은 편액을 출품하면서 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1852~1919)와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당시 출품 정보에는 “1910년부터 1916년까지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임기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경복궁 선원전을 해체해 고향인 야마구치에 이전했다.건물은 1942년 태풍으로 소실됐으나 붕괴된 건물의 해체 작업을 하던 직원이 편액을 발견해 100년 가까이 보관해왔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일본 소장자 측의 주장일 뿐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백현민 국가유산청 사무관은 “여러 기록을 찾고,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현재로선 편액이 언제 어떻게 유출됐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했다.강혜승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부장은 “현재까지는 조선총독부가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박문사(博文寺)를 짓기 위해 선원전을 헐어 사용했다는 기록과 증거가 명백하다.적어도 선원전 건물이 일본으로 가지는 않았던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서준 전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데라우치는 1916년 일본으로 돌아가 1919년에 사망했는데,기록상으로는 1932년 선원전을 헐어서 박문사 짓는 데 사용했다고 남아있으니 소장자의 주장과 맞지 않는다”며 “편액의 반출 시기와 과정은 앞으로 조사·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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