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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312㎝,세로 140㎝.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모습을 드러낸 경복궁 선원전(璿源殿) 편액은 크기부터 좌중을 압도했다.편액 뒤편으로 가서 선 성인은 가슴 위가 겨우 보일 정도였다.광화문 현판처럼 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쓰인‘선원전’의 이름은 일부가 검게 변했지만,편액은 그 크기와 서체만으로도 처음 걸렸을 때의 위압감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국외재단)은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약 한 세기만에 환수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편액은 종이,킹 빌리 카지노 50 무료 스핀비단,널빤지 등에 그림이나 글씨를 써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를 뜻한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106주넌 3·1절을 앞두고 국외에 나간 유산을 환수하고 공개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선원전은 궁궐 내에 역대 왕들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하고 의례를 지냈던 곳이다.충과 효를 통치의 근본으로 삼은 조선 왕실의‘뿌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왕이 직접 분향,참배 등 의례를 지내며 신성하게 여겼다.조선 왕실은 경복궁,창덕궁,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선원전을 각각 뒀다.현재는 창덕궁에 1695년 건립된‘구 선원전’과 1921년 경운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겨 온‘신 선원전’만 남아 있다.경복궁 선원전은 1444년 창건됐다가 임진왜란 때 전소된 후,1868년 재건됐으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허문 것으로 알려졌다.
편액의 환수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국가유산청과 국외재단은 2023년 11월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일본 경매시장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경매사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이후 경매사를 통해 기존 편액 소장자에게 협상을 요청했고,사설 홀덤소장자가 이를 받아들여 협상 끝에 편액을 매입했다.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는 편액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백현민 국가유산청 국외유산협력과 사무관은 “경매가 개시되면 정부가 환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던 상태였다”며 “1965년 체결한 일본과의‘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에는 민간이 소유한 유산은‘자발적 기증을 장려한다’고만 돼 있어 매입을 위한 협상을 우선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국내에 들어온 편액은 고궁박물관의 과학적 조사와 보존조치를 거쳤다.편액은 경복궁에 있던 던 시기는 150여 년 전으로 보인다고 국가유산청은 밝혔다.현재 편액이 없는 창덕궁 구 선원전에 걸기에는 크기가 크다는 점,편액에 쓰인 글씨체가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당시 편액 서사관 서승보(1814~1877)의 것과 유사하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특히 이날 공개된 편액은 크기뿐 아니라 바탕색,글씨색 등으로 미뤄봐도 높은 위상을 지닌 것으로 보이다.서준 전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전문위원은 고궁박물관이 보유한 현판·편액 총 780여점 중 가로가 350㎝를 넘는 것은 딱 두 점 뿐”이라고 말했다.구본능 단청기술연구소장은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쓰인 편액은 가장 위상이 높은 건축물에 쓰이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현주 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은 편액의‘전’(殿)자가 다소 검게 가려진 이유를 “침수 등 물에 관련된 피해가 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액의 국외 반출 과정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기존 편액 소장자는 경매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1852∼1919)가 반출했다”고 주장했지만,강혜승 국외재단 유통조사부장은 “1년간 문헌 조사 등 고증을 시도했지만 편액이 데라우치와 관련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경복궁 선원전이 허물어진 뒤 일제가 박문사를 지었을 때 사용했다는 것만이 명백할 뿐”이라고 말했다.박문사는 1932년 일제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절이다.
편액은 추가 보존관리를 거쳐 고궁박물관에서 대중에도 공개될 예정이다.백현민 사무관은 “국민에게 편액의 가치를 설명할 기회가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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