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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중공업 기업들 '터빈 시장' 진입
풍력시장 확대 기대+터빈 기술 자신감
기대보다 성장 속도 더디자 철수 이어져
두산 등 명맥 이어.국내 풍력단지 공급
하부구조물,타워 등 밸류체인은 갖춰
"제품 품질 좋지만 납품 이력 부족해.
규모의 경제 효과 일으키면 성장 가능"

두산에너빌리티 8MW급 터빈.두산에너빌리티 제공

2010년을 전후한 무렵이었다.국내에서 '중공업' 타이틀을 달고 있는 기업이면 너도나도 '해상풍력발전기 터빈' 시장에 뛰어들었다.정부가 해상풍력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키우려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치 목표를 2.5기가와트(GW)로 구체적으로 잡아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이때 풍력발전기 터빈을 만든다고 선언한 기업만 11개였다.

중공업 기업들은 자신있었다.기존에 발전소용 터빈 제조 경험을 활용하고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을 접목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특히 터빈은 풍력을 전기로 바꾸는 핵심 설비로 해상풍력발전기 설비투자액의 30%를 차지해 시장만 커준다면 괜찮은 수익원이었다.

당시 풍력발전사업부를 만들었던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발전기 터빈이 규모나 기술 면에서 대형 발전소 터빈과 비교해 만들기가 쉽다고 본 측면도 있다"며 "기존 기술을 개량해 커지는 시장에 대응해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시장 성장 더뎌.중공업 기업들 터빈 사업 철수"

그래픽=김대훈 기자

1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해상풍력발전기 터빈에 뛰어들었던 중공업 기업들은 여전히 시장의 플레이어로 남아 있을까.답은 아니오다.2020년대로 넘어오기 전 주요 중공업 기업 대부분은 손 들고 해상풍력발전기 터빈 시장을 빠져나갔다.원인은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너무 느린 데 있었다.

풍력사업을 했던 중공업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풍력발전기 터빈기업들은 자국에서 트랙 레코드(사업 경험)를 쌓으면서 라인업을 늘리고 원가도 낮췄다"며 "반면 국내에선 해상풍력단지가 예상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아 국내 기업들의 제품 개발 속도가 더뎌지고 덩달아 수익성도 확보되지 않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산 터빈' 명맥 유지하는 기업들."한국 바다서 성능 좋아"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 발전기.두산에너빌리티 제공

현재 풍력 터빈 시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효성중공업,유니슨 정도다.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중공업이던 시절인 2005년 풍력발전기 터빈 시장에 진입해 국내에선 터줏대감 역할을 맡고 있다.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터빈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은 건 몇 안되는 국내 해상풍력단지(제주 탐라,제주 한림,서남해실증단지)에 터빈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제품 라인업(3.3,5.5,8MW급)을 짜고 품질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한 해상풍력개발업체 대표는 "유럽,카지노 법사중국 터빈 업체들이 라인업이 많고 특히 중국 제품은 가격이 싸다"면서도 "중국 제품은 막상 설치하면 기대했던 성능이 구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이에 비해 두산에너빌리티의 터빈은 '한국 바다'에서 높은 성능을 구현해 준다고 한다.해외의 빠른 풍속(평균 평속 10m/s)의 바람이 있는 해상 지역에 비해 한국 해상은 평균 평속이 7m/s로 다소 느린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저속에서도 터빈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개발했다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은 충분히 갖췄으면서도 국내 기업이 글로벌 주요 기업들을 뒤따라가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베스타스(덴마크),지멘스가메사(독일),골드윈(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상용화한 고용량 10MW급 터빈을 국내에선 이제 실증하는 단계다.한 풍력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같이 꾸준히 터빈 사업을 해온 기업도 결국 국내 풍력 시장 속도에 따라 성장하면서 생기는 결과"라고 분석했다.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8월 10MW급 터빈 국제 인증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지멘스가메사와 힘을 모아 14MW급 터빈도 함께 개발 중이다.

해상풍력 밸류체인은 탄탄."규모의 경제가 절실"

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SK오션플랜트 제공

터빈과 함께 나머지 해상풍력발전기 부품 밸류체인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해상풍력발전기는 크게 '하부구조물+타워+터빈+블레이드'로 구성된다.여기에 육지 전력망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까지 밸류체인으로 묶인다.이 중 타워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씨에스윈드'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약 17%)다.씨에스윈드는 이 기세를 몰아 하부구조물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최근에는 덴마크 하부구조물 기업 블라트를 2,000억 원에 사들였다.

하부구조물 시장에는 SK오션플랜트,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추천 산타 카지노GS엔텍,현대스틸산업 등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SK오션플랜트는 하부구조물 아시아 시장 점유율 1위다.일본,베트남 등 아시아 해상풍력 시장에서 인기다.SK오션플랜트 주도로 24개 해상풍력 핵심 기자재 기업이 참여하는 해상풍력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해저케이블에서는 LS전선이 국내에서 사실상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글로벌 시장에서는 4위 수준이다.누적 용량 5.5GW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만 해상풍력단지 건설사업 8개 프로젝트에 대한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모두 따내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한 해상풍력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해상풍력발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하부구조물,타워,터빈,해저케이블 모두 높은 품질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커져 규모의 경제 효과가 생기면 각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져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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