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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학사연구모임,1898년 '여권통문'을 여성 글쓰기 원류로 꼽아

[민음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한국 근현대 여성문학사(史)를 총정리한 '한국 여성문학 선집'이 7권짜리 전집으로 출간됐다.

민음사에서 나온 '한국 여성문학 선집'(여성문학사연구모임 엮음)은 근대 개화기 조선부터 1990년대 민주화 이후 한국까지의 시대를 역사적 전환점으로 구분하고,시대마다 독자적인 개성과 전환을 이룬 여성문학 작가와 작품을 선별해 담았다.

시,소설,산문,희곡뿐 아니라 잡지 창간사,선언문,편지,일기,토트넘 대 첼시노동 수기 등 제도화된 문학 형식 밖에 있다는 이유로 문학사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다양하고 자유로운 '여성 글쓰기'를 망라했다.

가령,토트넘 대 첼시기존 문학사에서는 나혜석의 '경희'가 여성교양지 '여자계'(女子界)에 발표된 1918년을 여성문학의 원류로 봤다면,'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그보다 20년 앞선 1898년 '여학교설시통문'(여권통문)을 '여성 글쓰기'의 원류로 본다.

이 글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고 일할 권리가 있고 이를 위한 학교를 설립하자고 주장하는 내용으로,토트넘 대 첼시이름을 밝히지 않은 두 여성이 신문에 투고해 발표한 글이다.

엮은이들은 이 글을 "근대 매체인 신문을 통해 공적 담론인 '선언문'의 형식으로 페미니스트 집합 의식을 발표한 최초의 글"(1권,시대 개관)이라 평가하며 '여성 글쓰기'의 원류로 꼽았다.

편·저자들인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 "여성문학은 역사적 계보와 문화적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으며 주류 문학사에서 배제되거나 주변화돼 왔다"면서 "이는 '한국 여성문학 선집'이 한국 최초의 '여성문학사'이자 '새로운 문학사' 서술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선집이 "그동안 문학사에 없던 여성의 기준과 관점으로 근현대 한국 여성문학의 계보를 집대성하고,제도 문학 중심의 구분에서 벗어나 여성의 지식 생산과 글쓰기 실천을 아카이빙한 최초의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한국 문학사에 대한 전문적 지식 없이도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백과사전식 구성으로 편찬됐다.

사회·정치·문화적 맥락에서 작품과 작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시대 개관',개별 작가의 생애와 작품,토트넘 대 첼시문학사적 의미를 짚는 '작가 소개'와 더불어 작품마다 시대와 맥락을 이해하기 쉽도록 꼼꼼한 각주를 붙였다.

모든 작품은 초간본 원문을 우선해 수록했다.이 선집이 지닌 '최초'의 의미와 자료적·교육적 가치를 고려해 세운 기준이라고 한다.

장편소설은 작품 소개와 주요 장면을 발췌해 수록했다.현재까지도 널리 읽히는 1990년대 소설과 시를 포함해,토트넘 대 첼시쉽게 구할 수 없었던 1950~1970년대 작품까지 여성문학사의 주요 작품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엮은이들은 "여성의 글쓰기와 삶은 앞선 여성의 글을 읽고 다음 여성의 삶을 상상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공명하고 움직이며 이뤄졌다"면서 "시대마다 형태를 달리하며 가해진 억압과,순응하고 저항하며 만들어간 여성의 삶,그 속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고민·열망한 자유와 여성해방의 과정을 선집에서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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