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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언론·표현물 과잉규제 법안 발의
상황 따라 바뀌는 여야의‘가짜뉴스 대응’논리
여야 모두 표현의 자유 침해성 법안 발의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1호 법안으로 '네이버·유튜브 가짜뉴스 차단 의무화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김장겸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법안이 유튜브,네이버와 같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이들 플랫폼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도박징역 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를 한다는 내용이다.
쏟아지는 유사 법안,과잉규제 문제
이른바 '가짜뉴스' 규제 논의는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21대 국회에 여야가 발의한 관련 법안들은 △허위정보 유포자 형사처벌(정보통신망법) △플랫폼 사업자에 허위정보 방지 책임 부여(정보통신망법) △인터넷 게시물 차단 제도 강화(정보통신망법) △손해배상 강화(언론중재법) △공직선거법상 규제 대상에 가짜뉴스 포함(공직선거법) 등이다.이들 법안은 공통적으로 '허위'나 '조작' 여부를 분명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김장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가짜뉴스의 기준을 "거짓 또는 왜곡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오인하도록 조작된 정보"로 규정했는데 '조작'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해당 법안은 조작 판단의 주체를 방송통신위원회로 규정했는데,도박정치적 기구에 판단을 맡겼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민주당이 낸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사법부가 판단을 하게 했지만 '악의적' 보도의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상황 따라 바뀌는 가짜뉴스 대응 '논리'
'가짜뉴스'의 규제 논의가 시작된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부터다.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가짜뉴스 대응 의지를 강조한 직후 자유한국당 의원들 주도로 규제 논의가 시작됐다.이후 2017년 민주당이 집권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민주당은 가짜뉴스 규제 법안(정보통신망법)과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 법안(언론중재법)을 연달아 추진했다.
그 결과 여야 모두 '모순'된 행보가 이어졌다.2018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짜뉴스 규제를 추진하자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가짜뉴스를 방지하고 처벌할 수 있는데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해당 논리대로라면 김장겸 의원 법안과 윤석열 정부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규제 행보는 '호들갑'이 된다.
지난해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가짜뉴스 규제를 추진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한 점도 문재인 정부 때와는 대조적이다.이동관 방통위원장이 "누가 봐도 가짜뉴스,도박순 진짜 가짜뉴스는 단속하는 것이 맞다"고 밝히자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순 진짜 가짜뉴스가 어딨냐"며 반발했다.
개선 필요한 제도 논의마저 멈추게 해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는 선동적인 표현을 동원한 입법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정작 해외에선 가짜뉴스 담론이 돌다가 현재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는데 한국에선 반복된다.양극화된 국내 정치 환경의 영향과 유튜브를 통한 보도가 증가해 양측이 규제 필요성을 과잉 인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21대 국회에서 여야 모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규제 법안들을 발의했다.정책에 대한 당의 일관적 철학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공수를 교대하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제도 논의에 제동까지 걸린다는 점이다.민주당은 2016년 총선공약에 인터넷 게시물 차단 제도인 임시조치 완화를 골자로 한 개선을 공약했고 집권 후 방통위의 연간 주요 정책과제에도 포함했다.그러나 규제 논의가 강조된 이후부턴 정책과제에서 사라졌다.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명예훼손 형사처벌도 국제사회로부터 지적을 받아온 과잉규제인데 관련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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