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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군형법’·‘군인복무기본법’개정안 발의
병사 징계시 감봉·진급 제한·복무 연장 등 거론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육군 12사단 훈련병이 규정에서 벗어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사망한지 50여일이 됐다.
훈련병의 장례식과 영결식은 마무리됐고,동기 훈련병들은 수료 뒤 각자의 부대로 배치됐다.
해당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은 규정을 위반해 무리한 훈련을 지시하고,후속조치를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얼핏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 군과 사회 전반에 여전히 무거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훈련병 어머니의 “도대체 이놈의 군대는 하늘같은 생명을 어떻게 알기에…오늘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다”는 절규도 아직 귓가에 맴돈다.
이 과정에서 하나회 출신 예비역 육군 중장이 유가족을 향해 예비역 장성모임인 대한민국성우회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운명이라 생각하라”는‘망언’수준의 발언을 쏟아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단 군은 군기훈련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국방부는 지난달 김선호 차관 주관으로‘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방지 대책회의’를 열고 군기훈련에서 체력단련을 금지하고 명상과 청소,마작하는법반성문,군법교육 등 정신수양에 국한하기로 했다.
구속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사망 훈련병에게 20㎏이 넘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약 1.5㎞의 구보와 선착순달리기,팔굽혀펴기 등 규정에 벗어난 군기교육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군기훈련 조건과 절차,방법 등을 담은 기존 규정엔 완전군장 시 1회 1㎞ 이내,마작하는법최대 4회까지 걷기만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미 선착순달리기나 팔굽혀펴기는 아예 불가능했다.
국방부는 또 육군 군기훈련 승인권자를 중대장에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으로 높이고,인권교육 이수 등 교관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사망사고에 직면해 문제가 된 군기교육 체력단련을 없애는 근시안적 방식으로 일을 무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체력단련 방식의 군기교육을 원천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병 봉급 인상과 군 복무기간 단축 등으로 가뜩이나 사기가 저하된 초급간부들의 부담을 키우고 군기와 지휘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선에선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체력단련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제 막 입대하는 신세대 장병들의 군기 확립은 현실적으로 물 건너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군기훈련 가혹행위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도 추진중이다.
이와 관련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군 가혹행위 방지를 위해 행위자의 구체적인 처벌 조항을 신설하고,군기훈련 실시 규정 위반을 명확히 금지하는‘군형법’과‘군인의 지위와 복무에 관한 기본법’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서는‘훈련대상자의 신체상태 및 정신상태를 고려해 수행 역량을 현저히 초과하는 정도의 강도 높은 군기훈련을 실시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군형법 개정의 경우 직권남용 학대 또는 가혹행위로 상해에 이르게 했을 때는 10년 이하의 징역,마작하는법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또 위력행사 학대 또는 가혹행위로 상해에 이르렀을 때는 7년 이하의 징역,마작하는법사망에 이르렀을 때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유 의원은 “군은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내 기강의 확립이 중요하다”면서도 “군기훈련은 엄격히 각 군에서 규정하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정안을 통해 건강한 군기훈련 제도가 확립되고 나아가 군 내 발생하는 가혹행위가 근절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 안팎에선 조만간 병장 기준 월급 150만원과 지원금 55만원 등 병사들의 봉급이 크게 오르고 복무기간이 단축된 만큼 징계가 필요할 때에는 감봉이나 진급 제한,마작하는법복무기간 연장 등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일반 국민도 아니고 직업군인도 아닌 의무복무하는 병사들의 어정쩡한 신분으로 인해 국민공감대 형성이나 법·제도적 정비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군복 입은 꽃다운 청춘의 허망한 죽음과 유가족들의 단장의 슬픔이 되풀이되는 일을 막기 위해 군은 물론 우리 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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