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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초에 걸쳐 발사된 세 번의 총성에 13일(현지 시간) 오후 6시11분 1만5000명이 운집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인근 소도시 버틀러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 선거 유세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귓가에 피를 흘리며 주저앉았고,관중들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숙였다.
네 명의 경호원들이 즉시 무대로 뛰어 올라와 “엎드려”를 외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몸을 감싼 뒤에도 총성은 다섯 번이나 더 울렸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편 벤치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은 머리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혈흔이 낭자한 현장 속에서 사람들은 울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평범했던 유세현장…순식간에 지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버틀러 유세는 15~19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행사였다.최근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타기 위한‘출정식’성격의 행사였다.
유세 참석자들은 행사장 주변 상인들로부터‘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라는 슬로건이 쓰인 모자와 티셔츠 등을 사며 흥분 속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정보다 1시간 쯤이 더 지난 6시 경 나타났다.컨트리 음악‘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와 함께 등장해 손을 흔드는 그를 향해 군중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그러나 10여 분 뒤 현장은 지옥으로 변했다.연설을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이 넘어 들어오는 국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봐라”라고 말하던 순간이었다.펜실베이니아주 에리 카운티의 공화당 위원인 네이튼 라이브너는 “처음에‘폭죽소리’인 줄 알았다”고 했던,바로 그 세 번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곧바로 주저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분 뒤 경호원들과 함께 일어났을 때 오른쪽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머리에 쓰고 있던 MAGA가 적힌 빨간 모자는 벗겨져 있었다.
●트럼프,부상 당하고도 끝까지 결집 호소
경호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채 “선생님(Sir)”을 연달아 외치며 그를 최대한 빨리 무대 아래로 데리고 나가려 했다.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벗겨진) 신발 좀 신을게요”,다이아몬드 슬롯“잠깐,다이아몬드 슬롯잠깐,잠깐”을 거듭 반복하며 경호원들을 멈춰 세웠다.또 정면의 관중을 향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몇번이나 허공을 향해 격렬하게 주먹을 내질렀다.공포에 질려있던 관중들은 “미국(USA)”를 끊임없이 외치며 환호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는 그(트럼프)의 본능이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현대 미디어에 대한 그의 능숙함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순간은 상상하기 어렵다.역사가 잊지 못할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경호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쉐보레 서버번 차량에 태우는 동안에도 그는 다시 한번 군중을 향해 돌아섰고,오후 6시14분 차를 타고 유세장 밖으로 떠났다.
●“트럼프는 순교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유세장은 아비규환이었다.무대 주변에는 1명의 사망자와 2명의 중상자 남성이 있었다.
NYT에 따르면 유세 참석자들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였다”,“주변 사람들 중 절반이 울고 있었다”,다이아몬드 슬롯“혼란을 피해 도망치려 했지만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막아 나갈 수 없었다”,다이아몬드 슬롯“전혀 모르는 사람의 손을 잡고 주기도문을 외우며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떠난 뒤 유세장에 남아 있던 한 지지자는 “여러분,트럼프가 오늘 당선됐어요.그는 순교자입니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