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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부터 집단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의대교수와 개원의 등이 집단행동에 얼마만큼 참여할지 알 수 없지만,집단 휴진이 현실화될 경우 진료 차질은 더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협은 9일 오후 의협 회관에서 의대 교수와 봉직의,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했다.또한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전공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의협이 이번 의정 갈등 사태 중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집단 휴진이 현실화하면 2000년 의약분업 사태(의사는 진료·처방,약사는 조제),2014년 원격진료,pok2020년 의대증원 갈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가 된다.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투쟁 선포문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농단,교육농단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투표한 의사 중 90.6%(6만4139명)는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또 73.5%(5만2015명)는 '휴진을 포함하는 집단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했다.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그동안 투쟁에 대해서 참여 의사를 물은 것 중 가장 압도적인 결과"라며 "의협을 중심으로 행동하면서 이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총파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아 실제로 집단 휴진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동네 병·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의 경우,1~2주 휴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개원의들의 경우 동네 단골 환자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병원 문을 닫기 쉽지 않다.또한 휴진에 따른 정부의 행정 처분으로 면허가 정지될 경우에는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20년 총파업 때도 개원의 참여율은 10%대에 그쳤다.의대교수들은 이번 의료공백 사태 동안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실제로 병원과 대학을 떠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만 이번에는 2025학년도 의대 입장 증원 규모가 전례 없을 만큼 큰 데다 의대 교수들까지 파업 동참 의사를 밝혀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전국 20개 의대 소속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의협,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뜻을 함께한다"며 "의협의 집단 행동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날 임 회장도 "이제 의료계가 정부와 여당에 회초리를 들고 국민과 함께 잘못된 의료 정책을 바로 잡을 결정적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라며 "지금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행동해온 의대생,전공의들의 외침을 (위해) 이제는 의사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현재 치료 받고 계시는 모든 환자들 치료에 지장 없도록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면서 휴진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불편을 겪으실 수 있다"며 "저희 목적은 휴진이 아니라 정부의 폭정 중단에 있기 때문에 오늘이라도 정부가 입장 변화를 보이면 걱정하시는 대규모 진료 휴진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의 집단행동 예고에 환자단체들은 "이기적이고 몰염치한 결정"이라며 비판했다.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이날 "환자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이기적인 몰염치한 결정"이라며 "정당성도 없고 납득할 수 없는 처사로,즉각 철회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도 "의사들은 환자 곁에서 환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존중받을 때 가장 빛난다"며 "환자와 국민들의 편에 서서 환자와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의료정책과 제도를 성과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 선언을 예고한 것에 대해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일부 의료계 인사들과 의사 단체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추가적인 불법 집단행동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비상 진료 체계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pok의료계와 환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 다수의 의사 선생님들은 다른 사람 몫까지 당직을 서며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며 "국민과 환자는 이분들 편"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전공의들에게는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어떤 불안도 없게 하겠다.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밝혔다.또 "전공의 여러분은 대한민국 의료계를 이끌어갈 소중한 국가 자산으로,이제는 현장에 돌아와 미래의 의료 체계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 가길 당부드린다"며 "정부는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언제든 어떤 형식이든 상관 없이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의료개혁 특위 논의를 거쳐 전공의 연속근무와 주당 근무 시간의 단축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절차를 마무리했고,국공립대학 의대 교수 1000명 증원도 이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의대 정원이 늘어났다고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8월까지 대학별 교수 정원을 가(假)배정하고,내년 대학 학사일정에 맞춰 신규 교수 채용을 완료하겠다.국립대 전임교원 1000명 충원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과대학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공사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등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고,연간 4000여명을 교육할 수 있는 임상 교육 훈련센터를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병원에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또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오는 9월 확정하고,의학교육을 포함한 의료 개혁에 대한 과감한 투자 재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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