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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발생 탓 도축량 급감 영향
방역조치 해제땐 공급량 회복
소비 부진·수입 급증 복병 역할
연초부터 부진을 거듭하던 돼지고기 경락값이 최근 1㎏당 6000원대를 회복하며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수입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돼지고기값 강세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1일 전국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경락값(탕박 기준,바르셀로나 대 레알 소시에다드등외 제외)은 1㎏당 평균 6125원을 기록했다.12일 6020원을 찍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6000원대를 돌파했다.하지만 14일 다시 5000원대로 하락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17일에는 다시 6223원으로 급등했고,19일 올들어 최고가(6403원)를 경신한 뒤에도 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이런 영향을 받아 1∼21일 평균 돼지고기 경락값은 1㎏당 5914원으로 올라섰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높다.
돼지고기 경락값이 급등한 데는 15일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농장에서 발생한 만큼 역학관계가 있는 500여곳 농장에서 출하가 일시 정지돼 도축물량이 급감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7∼21일 돼지 도축 실적은 32만724마리로,전주(10∼14일)보다 10.0% 감소했다.
김성환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이번에 ASF에 확진된 농가는 역대 최대 규모로,바르셀로나 대 레알 소시에다드해당 농장에서 자돈을 공급받던 농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출하 제한에 걸린 농가가 많다보니 공급량이 급감하며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돼지고기값 강세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24일부터 ASF 발생에 따른 도축장 역학농장에 걸린 출하 제한이 순차적으로 풀린 데다 소비부진 양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3일 기준 영천 ASF 발생농가와 위험 기간 내 같은 도축장을 이용했던 농장수는 모두 394곳으로 집계됐다.이들 농가는 24일부터 정밀검사 후 도축장에 출하하고 있다.
김성기 우성유통 팀장은 “최근 돼지고기 경락값 인상 여파로 육가공업체들의 삼겹살값 납품단가도 1㎏당 1만9000원대로 올랐지만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가격 조정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라면서 “곧 장마가 시작되고 출하물량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여력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관세청에 따르면 올 1∼5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6만803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증가했다.
특히 냉장·냉동 삼겹살 수입량이 크게 늘어 국산 돼지고기 소비에 직접적인 위험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올들어 5월까지 냉장·냉동 삼겹살 수입량은 7만443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늘어나 다른 부위보다 수입량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올들어 6월20일까지 돼지고기 평균 경락값은 1㎏당 4815원으로,바르셀로나 대 레알 소시에다드지난해 생산비 기준으로 추산한 비육돈 1㎏당 사육비(4847원)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최근 돼지고기값이 올랐다고는 하나 수입량이 급증했기 때문에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돼지고기 경락값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돼지고기 수급 전문가 회의’를 열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ASF 관련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급등세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와 관련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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