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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경희대·숙명여대 등 입시비리 저지른 대학교수들
불법 과외 교습한 현직 성악과 대학교수 13명 검거
미 신고 교습소를 운영하는 입시 브로커를 통해 수험생을 비밀 교습한 현직 대학교수 13명이 검찰에 넘겨졌다.이중 교수 5명은 이 사실을 숨기고 서울대·경희대·숙명여대를 포함한 4개 대학 실기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비밀 지도를 했던 수험생의 실기 평가를 직접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음대 입시 비리’를 수사해 온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학원법과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하고 입시 업무방해를 저지른 입시 브로커·현직 대학교수·학부모 등 17명을 지난 5일 검찰에 송치하고 이중 대학교수 A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불법 교습을 한 대학교수 13명,청탁금지법만 위반한 교수 1명 등 총 현직 대학교수 14명이 적발됐다.
A씨 등 대학교수 13명은 입시브로커 B씨와 공모해 수험생들에게 총 244회 성악 과외 교습 후 1억4000만원 상당의 교습비를 받은 혐의(학원법 위반)를 받는다.이들 중 A씨 등 대학교수 5명은 각각 서울대·경희대·숙명여대 등 4개 대학교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신들이 과외한 수험생들을 평가해 각 대학교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수익창출교수 5명 중 한명은 내부 심사위원으로 자신이 소속된 대학에 직접 심사에 참여해서 부정을 저질렀다.나머지는 대학 외부 심사위원이었다.교수들은 심사 전‘응시자 중 지인 등 특수관계자가 없다‘과외교습을 한 사실이 없다’등의 내용이 적힌 서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채 범행했다.
A씨는 수험생 2명에게 집중 과외 교습을 하고 C대학교에 합격하게 도왔다.그러면서 이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현금과 명품 핸드백 등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기도 했다.A씨가 해당 대학에 심사를 맡았던 것은 아니지만,수익창출학부모 2명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1년 최대 300만원,수익창출1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입시 브로커 B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음악 연습실을 대관해 수험생들에게‘마스터클래스’라는 이름을 걸고 광고해 679회에 달하는 불법 성악 과외 교습을 했다.B씨는 예고 강사로 활동하고 대학 조교수로 임용되기도 했던 인물이다.해당 대학에서는 B씨의 임용 취소 등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 B씨는 입시가 임박한 시기에 교수들에게 수험생들의 상황을 알리면서 입시 개입을 노골적으로 청탁했다.교수의 과외교습 횟수를 늘리면서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교를 알리거나 수험생들의 실기고사 조 배정 순번을 알리는 식이었다.청탁을 받은 교수들은 여러 대학교으로부터 입시 심사위원직을 요청받고도 과외 교습 사실을 숨긴 채 심사위원직을 수락했다.이후 연습 곡목과 발성과 목소리 조 배정 순번 등으로 교습했던 수험생을 알아내 고점을 부여해 합격시켰다.
이들이 수험생으로부터‘마스터클래스’라는 명목의 1대1 과외를 광고하고 1회에 최대 70만원 규모의 불법 교습을 해왔다.신고된 교습소가 아니기 때문에 고액 과외 비용을 신고하지 않고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수험생은 교수 과외 전 발성비와 레슨비 반주비 대관료 등을 모두 내야 하는 고액 과외 교습을 자처했다.
B씨는 과외 교습 일시 장소를 조율하고 수험생 선정 후 과외 교습 전 발성비 명목으로 1인당 7만~12만원을,교수들은 30~60분 과외교습 후 교습비 명목으로 1인당 20만~5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이명정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2계장은 “교수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고액 과외 교습을 용돈벌이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대학교수들이 성악 과외 교습 후 대입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교습해준 응시자들을 직접 평가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입시 브로커 B씨의 자택과 음악연습실,수익창출대학교수 A씨의 교수실,입시비리 피해 대학의 입학처 등 16개소를 3회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피의자 17명을 포함해 관련자 56명을 조사했다.이들을 특정하기 위해 성악과가 있는 33개 대학의 입학처 자료를 전수조사했다.
김상곤 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은 이날 국민일보 통화에서 “음대는 실기 채점자의 권한이 절대적이다.수험생 학부모와 학교 내부 관계자들의 제보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교습으로 학원법 위반 처벌을 받더라도 처벌 수위가 약한 상황이다.교육부에 비리를 저지르는 대학교수들의 입시 심사위원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행정 조치를 건의했다”며 “공정한 입시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믿으며 대학입시를 준비한 많은 수험생에게 상실감을 안겨주는 입시 비리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원의 과외교습은 법으로 금지돼 있고 입시 심사위원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합격한 이후라도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는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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