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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위원장 단독으로 안건을 부의할 수 있는‘단독부의권’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과거 방심위에선 여야 위원 간 합의 없이 위원장이 단독부의권을 사용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방심위가 단독부의권을 활용해 정권 비판 보도들에 대한 자의적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2008년 방심위 출범 이후 단독부의권을 사용한 위원장은 3명으로 황성욱 전 위원장 직무대행(현 방심위원)이 39건,밑위 긴 바지류희림 위원장 5건,정연주 전 방심위원장 26건이었다.
류 위원장 이전 위원장들은 위원장의 단독부의권 활용이 자의적인 방송 심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사용을 자제해 왔다.정 전 위원장이 단독부의권을 사용한 당시에는 여야 위원들의 합의가 바탕이 됐다.2022년 11월8일·15일 방송소위원회(방송소위) 회의록엔 방송소위 위원 모두가 이태원 참사 관련 방송들을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동의한 내용이 들어있다.
이와 달리 지난해 8~9월 위원장 직무대행을 수행한 황 위원은 여야 위원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독부의권을 사용했다.지난해 9월5일 방송소위 회의록을 보면,황 전 위원장 직무대행과 허연회 여권 추천 위원만이 해당 보도 관련 민원을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당시 야권 측 김유진 위원은 “신속심의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3명만 있는 자리에서 신속심의 안건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때 황 전 위원장 직무대행이 단독부의권을 사용하면서 2022년 2~3월 윤석열 대통령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 및 뉴스타파‘김만배-신학림’녹취록 사용 보도 39건에 대한 신속심의가 이뤄졌다.해당 39건 모두 류 위원장이 취임한 후 류 위원장의 주도하에 심의 및 의결이 이뤄졌다.KBS·MBC·JTBC·YTN의 6개 방송에 1000만~45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하는 등 법정제재 13건,행정지도 13건이 내려졌다.
류 위원장 취임 후엔 위원장의 단독부의권 활용이 더욱 손쉬워졌다.류 위원장이 지난해 만든‘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를 올해부터는 폐지하고 신속심의 제도를 상설화했기 때문이다.이후 소위 내 위원 간 대화 과정 없이 위원장 혹은 위원 3인의 동의만 있으면 민원에 대한 신속심의가 가능해졌다.류 위원장이 단독부의권을 사용한 안건들은 모두 올해 상정된 것으로,밑위 긴 바지5건 중 4건이 MBC 방송이었다.이 가운데 MBC <스트레이트>의 탈북작가 성폭력 의혹 보도 방송 관련 2건은 모두‘관계자 징계’가 의결됐다.
현 방심위는 신속심의 제도를 활용해 정부·여당 비판보도에 대한 표적심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 의원실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신속심의 의결현황’자료를 보면,지난달 4일까지 류 위원장과 여권 위원들은 25건의 안건을 신속심의로 올려 의결했다.여기엔 뉴스타파‘김만배-신학림 인용 보도’에 대한 방심위 법정제재,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MBC의‘바이든-날리면’관련 후속 보도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