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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 상반기 임금체불액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다음 주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영세 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지불능력’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임금체불액은 9047억원이다.월 평균으로 치면 매월 1810억원 가량 임금체불액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이 탓에 올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1조원을 웃돌게 된다.상반기 임금체불이 1조원을 넘게 되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지난 1년간 1조784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올해엔 2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서가 아니다.고용부는 올해 초‘근로감독 종합계획’을 통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임금체불 증가세가 이어지자 체불 사업주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사법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나아가 최근‘임금체불 신고사건 처리 지침’을 마련해 체불 사업주의 부동산과 동산,예금 등 재산 조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또 출석 거부 사업주의 체포영장 신청과 고의·상습 체불 사업주의 구속수사를 강화하는 내용도 지침에 담겼다.지난달 19일 이정식 고용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이 만나 임금체불에 대한 엄정 대응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기재부 역시 지난 6월 임금채권보장기금과 근로복지진흥기금의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2768억원을 증액했다.또,일본 프로야구 경기수체불 임금에 대한 대지급금 사업 재원도 기존 4747억원에서 6963억원으로 늘린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임금체불을 막기 위한 노동법원 설립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임금체불액이 급증하는 것은 영세 사업장의 경영난이 심각해진 반면 매년 임금이 인상된 탓이다.하창용 근로감독기획과장은 “매년 임금이 인상되면 임금체불 사업장 수가 예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임금체불액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코로나19 이후 장기적인 내수경제 침체로 수입은 줄고,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의 지불여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및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으며,소상공인의 폐업률도 급증 추세다.노란우산공제회의 폐업공제금 지급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3762건이 증가했고,일본 프로야구 경기수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올해 1~5월까지의 대위변제 누적금액은 1조1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금액 6621억원의 약 2배에 달한다.연체차주의 높은 연체지속률,고금리와 내수부진의 장기화로 위험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다보니 감소하던 최저임금 미만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작년 최저임금액 미만 근로자는 301만1000명으로 전년(275만6000명)보다 증가했다.최저임금 미만율은 2019년 16.5%를 기록한 이후 2020년 15.6%,2021년 15.3%,2022년 12.7%로 연달아 감소했지만 지난해 13.7%로 다시 올랐다.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누적된 탓으로 풀이된다.실제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의 누적 인상률이 15.2%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12.2%)과 명목임금 인상률(13.2%)에 비해 더 높았다.5명 미만 사업장 근로자 382만9000명 중 29.6%인 125만3000명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였다.반면 300명 이상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2.2%에 불과했다.업종별로도 차이가 컸다.농림어업(43.1%)과 숙박·음식점업(37.3%) 등 일부 업종에서 매우 높았고 업종 간 격차는 최대 41.2%포인트(농림어업 43.1%,수도·하수·폐기업 1.9%)에 달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노동계와 경영계는 아직 최초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노동계는 1만2600원 이상을,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860원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그 격차가 2740원(27.8%)에 달해 남은 시간 내‘합의’로 결정하는 건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이 탓에 내년도 최저임금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범위 내에서‘표결’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