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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전 이대 총장 "김활란의 성상납,문건 어디에도 없어"
김준혁 의원 "매춘부설,무료 온라인 슬롯신뢰할 수 있는 등급의 정보"

지난 4·10 총선 기간에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진실 공방을 벌였던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정)과 이화여대가 2차전에 들어갔다.학교법인 이화학당과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 유족,무료 온라인 슬롯이대 동창 등은 명예훼손 혐의로 김 의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총선 후보 시절 이화여대 동문에게 고개를 숙였던 김 의원은 이번엔 사과 대신 맞고소를 택했다.'성상납'이라는 표현으로 상처를 받은 이대생에게 사과를 한 것일 뿐 자신의 주장은 틀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이화여대 측은 "학자이자 교육자를 자처하는 김 의원이 아무런 근거 없이 여대생 역할을 폄훼했다"고 맞섰다.

논란의 시발점은 김준혁 의원의 과거 발언이다.김 의원은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김활란이 미 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시켰다"고 발언했다.김 의원은 김활란이 만든 비밀 사교모임 '낙랑클럽(Nang Nang Club)'을 통해 성상납이 이뤄졌다고 했다.총장이 제자들의 성을 이용한 대가로 미국의 정보를 얻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배후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영부인의 지시와 지원이 있었다고 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2022년 한 유튜브에서 이대생 성상납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쳐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2022년 한 유튜브에서 이대생 성상납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쳐

"'김활란의 이대생 성상납' 단정 부분 문제 삼는 것"

이대 측은 이를 반박해 왔다.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과 김혜숙 전 이대 총장은 6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모처에서 진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낙랑클럽은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구호활동을 했다"고 말했다.25~40세 지식인 기혼 여성들의 민간외교 노력의 일환일 뿐,클럽 내 미혼 여대생의 성상납 등은 없었다는 것이다.낙랑클럽을 실제로 주도한 인물은 시인 모윤숙씨라고도 했다.1899년생 김활란과 1909년생 모윤숙은 사제지간이다.

이들은 김활란 전 총장의 당시 직책(정부 대변인인 공보처장)을 주목했다.이와 관련해 김혜숙 전 총장은 "정부 대변인 신분으로서 이대생을 동원해 미군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주장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낙랑클럽은 미 군정기가 아닌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조직됐다고 반박하는 등 김 의원의 논리에 모순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근거 자료도 도마에 올렸다.미군 방첩대(Counter Intelligence Corps·CIC) 문건과 이를 인용한 이임하 성공회대 교수의 논문이다.김숙희 전 장관과 김혜숙 전 총장은 이들 문건 어디에도 '김활란의 이대생 성상납'에 관한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김 의원이 문제의 소지가 된 '이대생 성상납'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리한 대목만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김활란이 이끈 낙랑클럽은 고급 접대부 호스티스 클럽"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허위사실이자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김혜숙 전 총장은 "CIC 문건은 이승만에 대해 의심을 갖고 있던 미국이 공산주의자들과 낙랑클럽 간 내통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며 "보통의 방첩 활동 보고서는 자료의 가치가 있는지 분기별로 정보를 올리고 수정하는데,해당 보고는 정보적 가치를 판단해 조사 도중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이 자료에서 드러난 역사적 사실을 다르게 해석할 수는 있다"고 전제한 김 전 총장은 "그러나 김 의원이 '가부장제적 질서 안에서 여성들의 성이 국가에 의해 이용당해온' 점을 지적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이대생 성상납으로 해석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친일 문제로 논점을 흐리지 말고 '이대생 성상납'이라고 단정 지은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 동창 모임 소속인 김숙희 전 장관(왼쪽)과 김혜숙 전 총장이 6월2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시사저널 임준선
이대 동창 모임 소속인 김숙희 전 장관(왼쪽)과 김혜숙 전 총장이 6월2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시사저널 임준선


"'한 낙랑클럽 회원이 미군의 情婦' 보도도 나와"

김준혁 의원은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김활란 전 총장도 모윤숙씨와 함께 낙랑클럽을 운영한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당시 여성 지도자였던 두 사람이 이화여대생을 클럽의 호스티스(hostesses)로 삼았다는 것으로,무료 온라인 슬롯호스티스를 '접대부'로 판단했다.CIC 보고서에는 이와 함께 "(낙랑클럽의) 몇몇 호스티스는 접대의 일환으로 공식 매춘부(公娼·관청의 허가를 받고 매음 행위를 하는 여자) 역할로서 손님들과 동거를 하는 데까지 업무가 확대됐다는 주장도 있다"는 대목이 있다(시사저널 <[팩트체크] 美 방첩대 문건,'낙랑클럽 매춘설'에 "근거 없다"> 기사 참조).

김 의원은 6월18일 기자회견에서 낙랑클럽 일부 회원의 '매춘부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는 미군 사령부 등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는 C-3 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CIC 보고서를 최초 번역한 1995년 '월간중앙' 2월호 표제도 근거로 들었다.한 낙랑걸이 미군의 정부(情婦·몰래 사통하는 여자)였고,간첩 혐의로 체포돼 처형까지 당했다는 내용이다.그는 "만약 보도가 오보였다면 이화여대 동문들이 30년 전에 이미 들고일어나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했어야 정상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동안 김 의원은 이대생 성상납을 '아픈 역사'로 규정해 왔다.김활란 전 총장의 친일 행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썼을 뿐이라고도 했다.총선 직전인 4월2일에는 "모든 사람에게는 공과(功過)가 있다"며 "친일인사들의 문제가 되는 행적,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성착취를 강요했던 아픈 역사를 (공 못지않게)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양측이 고소·고발을 이어가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이화학당과 유족은 6월18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원로 교수들이 주축인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모임'은 6월20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김 의원을 고발했다.김 의원은 이화학당과 이대 동창 모임 등을 고소하며 대응했다.동창모임 측은 이후 무고 혐의로 김 의원을 다시 고발했다.이대에서는 6월26일부터 온라인에서 김 의원을 규탄하는 취지의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김 의원은 "(시민단체 등의 수사 의뢰로) 경찰이 수사 중인데 추가 고소를 진행한 건 수사기관 압박용이자 의정활동 방해"라고 했다.그러나 이대 측은 "학교가 선거 기간에 나서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고발을 감행하지 않았다"며 "선거 이후 동문과 유족들의 요청이 이어졌다"고 맞받았다."이번 논란으로 학교와 학생들이 큰 상처를 입고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무료 온라인 슬롯138년 역사가 있는 학교의 명예가 훼손돼 고령의 동창부터 재학생들까지 법적 심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은 "(이대생의) 성접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군의 환심을 사기 위해 김활란이 젊음과 미모를 이용한 것은 역사적 사료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대생을 성접대에 이용했다고 (김 의원이) 단정적으로 발언한 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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