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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절차 시작

분당 1만2000가구·일산 9000가구…
최대 3만9000가구의 선도지구 가능
9월 23∼27일 신청·11월 최종 발표
주민동의율 배점 60점 이상‘압도적’

분담금 대폭 늘어 사업성 확보‘숙제’
대규모 이주에 전셋값 자극 우려도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서 재건축을 가장 먼저 진행할 선도지구 공모 절차가 시작됐다.각 지방자치단체가 세부 평가기준을 내놓으면서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착수했다‘2027년 착공,모동숲 주민 월드컵2030년 첫 입주’라는 시간표를 갖고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본격화했지만 풀어야 하는 난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분당구에선 연내 최대 1만2000가구가 정비 선도 지구로 지정될 예정이다.연합뉴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선도지구는 분당 8000가구,일산 6000가구,평촌·중동·산본 각각 4000가구 범위에서 선정되며,신도시별로 1∼2개 구역을 추가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지자체가 물량을 최대치로 잡으면 분당 1만2000가구,일산 9000가구,모동숲 주민 월드컵평촌·중동·산본 각 6000가구 등 총 3만9000가구 규모의 선도지구 선정이 가능하다.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안전진단 완화·면제,용적률 상향 등 각종 재건축 규제가 완화돼 재건축 속도가 크게 단축된다.

◆선정 핵심은 결국‘동의율’

1기 신도시가 속한 지자체인 경기 성남,고양,안양,모동숲 주민 월드컵부천,군포시는 각각 선도지구 공모 지침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가장 관심을 받는 지역은 선도지구 경쟁이 치열한 성남 분당이다.

성남시는 통합 재건축 참여 세대 수 배점을 국토부 제시 기준(10점)보다 5점 높인 15점으로 잡았다.3000세대 이상이 모여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해당 항목 만점인 15점을 받을 수 있다.
통합 재건축 참여 주택단지 수 배점은 국토부 기준(10점)보다 낮은 4점으로 낮췄다.이외에도‘정주환경 개선의 시급성‘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배점 등을 국토부 기준과 달리 잡았다.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항목에서 점수를 받으려면 반드시 단지 특화 방안을 포함한 건축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앞서 국토부는 표준 평가 기준을 내놓은 뒤 각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춰 기준과 배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 세부 기준이 제시됐어도 결국 핵심은‘주민동의율’이다.배점이 60점 이상으로 압도적이다.부천(중동)은 주민동의율 배점을 국토부 기준보다 10점 높인 70점으로 정했고,그 외 4개 지역은 60점을 배치했다.

지자체들은 9월 23∼27일 공모 신청서를 접수하고,모동숲 주민 월드컵11월 선도지구 공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성·이주 혼란 등은 숙제

선도지구 공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1기 신도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정비사업에 낙관적인 관측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최근 정비사업 조합원 분담금이 대폭 늘어난 만큼 주민들이 얼마나 동의할지 명확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지속 등으로 정비사업 시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성이 높은 선도지구 지역 재건축엔 속도가 붙겠지만,그 외 단지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일 중요한 건 동의율인데,(해당 신도시에서) 오래 사신 분들은 경제활동 전성기를 많이 지난 경우가 있다”며 “이들의 경우 추가 분담금이 부담돼 재건축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공사비 부담이 커지다 보니까 일반 분양가를 높게 잡을 수 있는 지역들만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합 재건축으로 진행할 경우 공사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재건축 기간도 줄어들면 이자 비용 등도 감소하는 만큼 주민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사업 본격화로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정부 계획대로 1기 신도시 정비가 진행되면 올 연말 선정되는 재건축 선도지구 최대 3만90000가구를 시작으로 2027년부터 10년간 해마다 2만∼3만가구의 이주 수요가 생긴다.전문가들은 인근 전셋값에 자극을 주는 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 연구위원은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이사를 멀리 가지 않는다”며 “(인근 임대차 시장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송 대표도 “선도지구 공모 지침에 나와 있듯 대규모 이동을 했을 때 가산점이 더 주어진다”며 “즉 대규모 전세 수요자가 이전을 하게 되기 때문에 전세가격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전세시장에서 이주 수요가 흡수될 수 있도록 신도시 주변의 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가고,전세시장 동향과 주택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해 필요시 신규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지만 어떻게 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해결될 수 있을지는 서로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전문가들의 꾸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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