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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가총액 상·하위 10위권 바이오텍./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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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텍의 양극화가 심각하다.시가총액(시총) 기준 상·하위 업체의 기업 가치만 따져봐도 5배 이상이다.이에 업계에선 시장 주목도 자체가 상위권 기업에 몰려 하위권 기업은 지속적으로 소외되고 있단 분석이 제기된다.

30일 에프앤가이드·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국내 시총 상·하위 바이오텍 간 규모 차이가 상당한 수준이다.업계 시총 상위 10위권에는 알테오젠,HLB,셀트리온제약,u20 월드컵 감독휴젤,에스티팜 등 최소 1조원 이상 기업이 포진했다.반면 하위 10위권 기업은 압타바이오,u20 월드컵 감독엔지켐생명과학,지놈앤컴퍼니,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신신제약 등 2000억원 이하로 상위권 기업과 5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배경에는 대규모 기술이전의 부재가 꼽힌다.글로벌 기업과 신약 경쟁을 벌이는 국내 기업 입장에선 가장 눈에 띄는 성과가 기술이전이다.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으면서 반환 의무 없이 큰 규모의 선급금을 받는 계약이 최근 늘고 있어서다.그러나 시장 경쟁을 주도할 만한 기술 모멘텀을 가진 국내 주요 기업은 손에 꼽는다.'바이오 버블'로 업계에 훈풍이 돌던 이전과는 달리,고금리 기조 장기화 및 바이오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 등으로 이미 성과를 냈거나 기업 자체의 지지층이 두터운 업체로 관심이 몰리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다국적 제약사 점유율 전쟁에서 주요 역할을 할 수 있는 대규모 기술 거래나 글로벌 신약 테마에 적합한 모멘텀을 보유한 국내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다"며 "신기술 트렌드를 가진 유니콘 기업 상장 수가 제한됐고 IPO(기업공개) 시장 침체로 VC(벤처 캐피털)의 비상장 신약 바이오 업체에 대한 투자액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기업 간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다.국내 한 바이오 기업 임원은 "바이오텍은 규모가 영세한데다 파이프라인이 제한적이고 적자인 경우가 많다 보니 바이오 섹터 투자도 투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를 위한 실익 없이 바이오텍에 불필요한 부담만 지우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관련 이슈,매출 확보 목적의 엉뚱한 사업 인수 등 상장유지 규정 관련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투자사 입장에선 시리즈A~B 라운드까지 특정 기업에 투자를 했다면 C라운드에서도 같은 기업에 투자해 밸류업 연속성을 가져가는 분위기"라며 "투자 원금 및 엑시트(투자금 회수) 부분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내려면 투자사도 어쩔 수 없다고 본다.기존에 투자받던 기업 위주로 자금이 돌다 보니 새로운 기업은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돼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을 개선하려면 기업별 M&A(인수합병)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앞단의 스타트업이나 임상 초기 연구에 집중해야 할 회사가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 위험 요소"라며 "자금력이 확보된 중견 벤처가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 회사를 대상으로 M&A나 투자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해 추가적인 R&D(연구개발) 성과가 예상되는 만큼 흐름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허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금리 인하와 더불어 추가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이어져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펀더멘털로 혁신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이 지속돼야 한다.기술이전을 목표로 다국적 제약사와 협상을 논의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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