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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배임죄 명확화 등 경영 여건 개선이 '밸류업' 효과 더 커"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법상 이사가‘회사를 위하여’충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충실의무 규정을‘주주의 비례적 이익’까지 확대하자는 상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이런 법 개정이 국내 상장사들의 M&A 추진 등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상장기업 1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되면‘M&A계획 재검토’하겠다(44.4%)거나‘철회·취소’(8.5%)하겠다는 기업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66.1%는 상법 개정 시 해당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 전체의 M&A 모멘텀을 저해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로 이사의 책임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다.제도가 도입되면‘주주대표소송과 배임죄 처벌 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61.3%였다.현재 형법상 배임죄 등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이사의 책임까지 가중되면 장기적 관점의 모험투자 등을 꺼리게 돼 오히려 밸류업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응답 기업의 84.9%는 배임죄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응답했다.24.8%는 최근 5년간 불명확한 배임죄 기준 때문에 의사결정에 애로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간 업무상 배임죄 신고 건수는 2022년 2천177건 등 해마다 2천 건 내외로 발생했다.대한상의는 기업인이 최선의 결정을 내려도 이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회사와 주주의 이익 구분 불가’(61.3%)‘주주간 이견시 의사결정 어려움’(59.7%) 등 실무적 혼선을 우려하는 기업도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주주 중에는 지배주주도 포함되고,홍명보 감독, 월드컵 앞두고 수도권 땅보러 다녔다비지배주주 간에도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의문”이라며 “면밀한 검토 없이 도입하면 M&A나 신규 투자는 위축시키고 경영의 불확실성만 가중하는 결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에 응한 상장사들이 이미 다양한 방식의 주주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고 분석했다.62.1%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49.7%가 전자주주총회를 운영하고 있었다.26.1%는 법정 기준보다 높은 비중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사회가 지배주주에 대한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안건 상정 전에 쟁점을 조정하기 때문’(66.0%)‘반대 이사가 있는 경우 표결하지 않고 철회 또는 조정 후 재상정’(28.1%) 등의 이유를 들었다‘사외이사 풀이 적고 안건에 반대할 만큼 전문성 부족’(46.4%) 등의 의견도 있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기업경영활동을 보장해주는 법제도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구체적으로는‘배임죄 명확화’(67.6%),홍명보 감독, 월드컵 앞두고 수도권 땅보러 다녔다합리적이고 성실한 경영판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경영판단 존중 원칙 명문화’(45.9%)‘밸류업 우수기업 인센티브 도입’(40.5%)‘상속세 인하’(27.0%) 등의 의견이 나왔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경영진의 어떤 의사결정이 회사에는 이익이 되고 주주에게는 손해가 되는지는 기업이 사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업들도 주주 보호를 위한 많은 제도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규제를 강화해 경영의 불확실성을 확대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