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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K팝 그룹 빅오션을 데뷔시킨 차해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빅오션 친구들은 영영 부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완성도 높은 노래가 AI 보이스 컨버전 기술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멤버들의 첫 녹음부터 최종 음원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자신의 이름은 건 음반을 내는 일이 가능해졌다.문자를 입력하면 AI 보이스가 다소 딱딱한 음성으로 읽어주던 수준의 음성합성(Text to Speech·TTS) 기술이 이제는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누구든 멋진 가창력을 뽐내는 가수로 만들어주는‘싱잉 보이스’(Singing Voice) 수준으로 발전하면서다.
빅오션 멤버들은 비장애인처럼 음계를 위아래로 정확히 왔다갔다 하며 노래하는 게 힘들다.두 음만 올려야 하는데 네 음이 올라가고,오토뷰 로드테스트세 음을 내려야 하는데 다섯 음을 내리는 일이 반복된다.이때 음정을 정확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AI가 해준다.AI는 우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멤버 각자의 음색을 학습한다.멤버별 고유의 발음 습관 같은 것도 그대로 학습할 수 있다.이 때문에 실제 노래를 빅오션이 100% 부른 건 아님에도 팬들은 노래를 듣고‘이건 빅오션이 부른 게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이드 보컬과의‘궁합’도 중요하다.멤버들도 데이터로 사용할 노래를 부르긴 하지만,실제 음원의 뼈대가 되는 노래는 가이드 보컬이 부르고 여기에 멤버들의 음색을 덧입혀 완성한다.이때 가이드 보컬이 AI가 작업하기 수월한 스타일로 노래해야 AI 작업 과정에서 특정 값이 튀는 현상 등을 막을 수 있다.차 대표는 가이드 보컬을 수차례 바꿔가며 빅오션과 가장 잘 어울리는 AI 작업물을 얻어냈다.
AI의 능력은 외국어에서도 통했다.빅오션이 영어를 구사하는 멤버들이 아니어서 최초 영어 버전은 완벽한 콩클리시로 녹음됐지만,AI 작업을 거치니 원어민처럼 부드러운 영어 발음이 노래에 담겼다.해외 K팝 팬들도 어색하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영어 음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차 대표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산업의 덕도 봤다고 털어놨다.빅오션 데뷔를 위해 협업할 AI 업체를 찾기 위해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4’(MWC24) 현장을 찾았는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업체는 한국관에 있었다.차 대표는 “우리가 엔터테인먼트와 정보기술(IT)을 잘하는 나라다 보니 관련 AI 기술도 그만큼 발전해 있는 것 같다”며 “만약 다른 나라에서 청각장애인 아이돌을 데뷔시키려 했다면 지금처럼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차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디지털 접근성 컨퍼런스’에서 AI 기술이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을 높인 사례로 빅오션을 소개하면서 “멤버 전원이 청각장애인인 빅오션이 AI 보이스 컨버전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 간극을 줄이고 아이돌 산업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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