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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첫 주말 각계각층 추모 행렬 이어져
(화성=뉴스1) 김기현 기자 =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나요?너무 안타까워요."
29일 오후 2시 40분쯤 경기 화성시청 본관 1층에 마련된 '아리셀 화재' 추모분향소를 찾은 중국인 백모 씨(37·여)는 눈물을 쏟아내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은 백 씨는 약 8개월 전부터 인력 파견 업체 '메이셀'을 통해 아리셀에서 일해 왔다고 한다.
그러던 지난 24일 갑작스레 화재가 발생했고,디에고 로시평소 가깝게 지내오던 동료 10명의 소중한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는 게 백 씨 설명이다.이번 화재로 희생된 사망자는 총 23명이다.
백 씨는 "죽은 동료들은 대부분 근무 3~8개월 차였다"며 "심지어 취직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이 나도) 이렇게 못 나오고 이렇게 되니까 되게 속상했다"며 "(모두) 구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마음이 든다"고 울먹였다.
특히 그는 직접적인 업무 지시는 모두 아리셀에서 내렸으며 안전 교육이나 매뉴얼 자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원청업체가 파견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 등 지휘·명령을 하는 행위는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
백 씨는 "아리셀 정직원들이 주로 '내일 아침에 와서 마킹해라'라고 하는 등 작업을 지시했었다"며 "안전과 관련해선 '위험성이 있으니까 떨어지면 안 된다'고 말한 정도"라고 했다.
이어 "인터넷을 통해 (메이셀에) 전화해 일을 구했다.근로계약서도 안 썼다"며 "산업재해보험이나 4대보험도 없었다"고 피력했다.
아리셀 화재 발생 후 맞는 첫 주말인 이날 추모분향소엔 각계각층 추모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아리셀 인근에 거주한다는 이모 씨(64)는 홀로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묵념한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는 "매일같이 보던 곳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해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깝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을 위로하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송깐 루앙무닌턴 주한 라오스 대사,디에고 로시이상일 용인시장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 등도 발걸음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똑같이 애통한 마음일 것"이라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디에고 로시유족분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 수가 260만 명을 넘어섰다"며 "이주민 근로자 안전 문제를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쯤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모두 31명이 죽거나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