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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폭발 사고는 일반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널리 쓰이는 리튬 전지가 발화의 진원지가 됐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일차 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작은 것으로 여겨져‘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기준도 없는 상태다.한양대 화학공학과 김동원 교수는 “일차 전지는 고온이나 수증기와 접촉하면 격렬한 산화 반응을 일으키는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쓰는 데다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이차 전지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25일 김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리튬 전지가 이렇게 위험한 존재인지 몰랐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알칼리 금속(나트륨이나 칼륨 등)처럼 리튬도 공기에 노출된 양이 적다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많은 양이 수분과 반응했을 때 불도 나고 위험해진다.안전하게 매뉴얼대로 사용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지금이라도 리튬 전지 사용 및 관리와 관련해서 안전 규정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 그동안 왜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음극재로 사용되는 리튬 금속이 위험하다는 건 다들 인식은 하고 있다.학계와 업계를 중심으로 배터리 내부 분리막 파손에 따른 가연성 가스(염화수소·이산화황) 생성 및 열 폭주 현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불연성 고체 전해질 개발에 매진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 화재 진압 과정에서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튬 배터리가 연소 중이라면 물로 끄는 건 위험하다.리튬이 다량 노출돼 수분과 결합할 경우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유독 가스가 발생하고 더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마른 모래,팽창 질석,팽창 진주암 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전기차라면 몰라도 이번처럼 공장의 대형 화재 진압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결국 화재 예방이 최선책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특히 보관 시 배터리의 밀폐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제조상의 결함이나 외부 충격 등으로 배터리에 손상이 가해지는 일부터 차단해야 한다.소비자들도 리튬 전지는 기본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물리적 변형을 가한다든지 등의 행위는 금물이다.”
- 이차 전지는 안전한가.
“이차 전지도 원리는 일차 전지와 비슷하다.전기차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과거 사례도 있다.이차 전지는 원래 불에 타지 않는 전해질을 사용했는데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의 가연성 유기 소재 전해질로 바뀌었다.따라서 지금의 이차 전지는 모두 안전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불에 타지 않는 고체 전해질 연구가 활발한 배경이기도 하다.”
-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로 배터리를 채운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까지 아직 갈 길이 먼 것 아닌가.
“그렇긴 하다.따라서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은 분리막을 더욱 촘촘히 쌓아 양극과 음극의 충돌 위험을 줄이는 한편,상대적으로 화재에 안전한 불연성 소재 개발에도 계속해서 매진하고 있다.셀-모듈-팩의 단계별 공정에서 특정한 셀에 문제가 터지더라도 다음 셀로 넘어가지 않도록 열확산 전이를 차단하는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거로 알고 있다.”